
킥스(지급여력비율) 비율 하락세
금리인하에 ‘보험 부채’ 증가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보험사들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2분기 연속 악화했다. 시장금리 하락 여파인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베이비 컷(0.25%포인트)하면서 향후 연속적인 악화 추세에 대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주문도 나오고 있다. 금리가 내려가면, 할인율이 줄면서 보험부채(보험금)가 늘어난다. 결국 지급할 보험금에 대해 자본 적립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움직임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킥스는 보험사가 가입자들에게 보험금을 제 때 지급할 수 있는지에 대해 수치화한 것이다. 보험업법상 최소 기준치는 100%지만 금융 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 생명보험사 12곳과 손해·재보험사 7곳 등에게 시정 조치를 유예해주는 ‘경과 조치’를 적용하고 있다. 경과 조치는 금융 당국이 부채 증가나 자본 감소를 점진적으로 인식하는 것을 허용한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경과조치 적용 후 국내 보험사의 킥스는 217.3%로 직전분기인 1분기(223.6%) 대비 6.3%포인트 떨어졌다. 올해 1분기에 역시 지난해 4분기보다 8.6%포인트 하락한 바 있어 분기 연속 하락세를 나타냈다.
킥스 산식은 ‘가용자본/요구자본’이다. 가용자본은 보험사의 각종 리스크 손실금액을 보전할 수 있는 자본량이다. 가용자본이 많아야 재무건전성이 개선된다. 요구자본은 보험사에 내재된 리스크를 측정하여 산출된 필요 자기자본을 의미한다.
시가로 평가할 때 저금리를 적용하면 보험부채가 커져 총자산에서 가용자본에 쓰이는 순자산이 줄어든다. 더욱이 국내 보험사는 자산 만기보다 부채 만기가 길다. 금리가 하락하면 자산보다 부채 가치가 더 커져 순자산이 줄어드는 구조다. 이러한 이유로 보험사들은 자산과 부채 간 만기 불일치를 줄이기 위해 장기국채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자본 확충을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해왔다.
실제 6월 말 경과조치 후 킥스 가용 자본은 260조4,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조8,000억 원 줄었다. 올해 2분기 이익이 증가했으나 국고채 10년물 금리 등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보험 부채가 증가하고 기타 포괄 손익 누계액이 11조9,000억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요구 자본은 119조8,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 증가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금리위험 확대 등으로 리스크가 증가한 영향이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손해보험사 보다 타격이 큰 상황이다. 생보사의 킥스는 212.6%로 전 분기보다 10.3%포인트 하락했고 손보사는 223.9%로 0.8%포인트 상승했다.
보험사별로 보면 생보사 중에서는 농협생명(373.4%), 메트라이프생명(358.9%), 라이나생명(342.9%) 등이 300%를 넘겼다. 손보사 중에서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1171.9%), 신한EZ손해보험(343.5%), 농협손해보험(306.6%) 등이 300%를 웃돌았다.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돼 매각을 진행 중인 MG손해보험의 경우 경과조치 적용 후에도 44.4%를 기록했다. 보험업법상 기준점인 100%를 밑돌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생보사의 경우 금리인하에 따른 건전성 악화 영향이 더 크다”며 “(생보사는)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상품을 취급해 부채 듀레이션(투자금 대비 원금 회수 기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충분한 지급여력을 확보하도록 보험사 자체적으로 선제적인 자본 확충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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