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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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스(K-ICS) 비율 하락 예상…자본확충 지속

투자손익 부정적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3년 2개월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생긴 파장이다. 지급할 보험금(보험 부채) 증가로 자본 적립 부담이 커진 상태다. 회계 기준이 바뀌면서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반영하는데, 금리가 내려가면 할인율도 줄어 보험부채가 더 늘어나는 것이다. 또 보험사들은 채권으로 운용하는 자산 비중이 크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금리 인하기에는 수익성도 하락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25%로 25bp(1bp=0.01%포인트) 인하했다. 2021년 8월 금리를 인상하며 시작된 통화 긴축 사이클이 38개월 만에 마무리된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보험사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도 하락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킥스 비율은 가용 자본을 요구 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능력이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올 3월 말 기준 킥스 비율을 보면 생명보험사의 평균은 200%, 손해보험사의 평균은 212%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시장금리도 떨어진다. 새 회계기준(IFRS17)은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데, 금리가 떨어질 경우 할인율이 줄어 보험부채 증가 속도가 자산 증가 속도보다 빠르다. 자산은 자본과 부채의 합이다. 이를 고려하면 자본이 줄게 되는 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건전성 지표인 킥스 비율도 하락한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금리인하에 따른 건전성 악화 영향이 더 크다. 생보사는 상대적으로 만기가 긴 보험상품을 취급해 부채 듀레이션(투자금 대비 원금 회수 기간)이 더 길기 때문이다. 100세 만기·종신보험 등 보험 부채는 길지만 보험사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국고채는 최장이 30년물로 자산과 부채의 듀레이션을 맞추는 게 어렵다.

◆ 자본 확충 지속…투자 손익 ‘부정적’

건전성 유지를 위해 보험사들은 자본확충을 지속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올 3분기에만 1조1,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동양생명은 지난 7일 3,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흥국화재도 지난달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KB손보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어 9,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 보험사의 투자 손익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주로 채권투자 비중이 높다. 채권은 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데, 금리가 지금처럼 낮아질 경우 채권의 평가이익은 늘어나지만 채권 투자에 대한 기대 수익률은 낮아진다.

생명보험업계의 총 운용자산 중 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50.0%, 손해보험업계는 38.2%로 투자처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손보업계의 경우 외화표시유가증권에 포함되는 해외채권 등을 합치면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투자손익 감소에 따라 마케팅은 줄이고 보험료는 인상 될 수 있다”며 “가입자의 부담이 늘면 위축될 것이기에 (보험사 입장에서) 보험영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보험료를 받아 고객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자금운용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수익률을 예정이율(예금금리)이라고 한다”며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예정이율도 하락하고 결국 보험료와 연동해서 보험료가 반대로 비싸진다는 것을 이해하면, 가입자의 부담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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