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브레인·디엔에프·광진화학 등 올해 노조 출범
화섬노조 “반도체 산업 노동자 처우 개선 이뤄져야”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1% 줄어든 355억8,300만달러(약 47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은 전년비 26% 증가하며 작년 11월부터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반도체 소부장기업들에서는 직원의 처우 개선을 기치로 잇달아 노동조합이 출범하고 있어 살아나고 있는 업황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5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이하 화섬노조)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반도체 소부장 기업 솔브레인, 디엔에프, 광진화학 등에 노조가 출범하며,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솔브레인은 반도체를 비롯해 전자 관련 화학 재료를 제조 및 판매하는 업체다. 반도체 소재는 식각, 세정, 증착 공정에 사용되는 불산계(HF), 인산계(HSN) 등이 주력 사업이다. 솔브레인은 인산계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독과점에 가깝고 불산계 비중 역시 50% 내외로 알려진다.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 고단화에 따른 적층 수 증가로 소재 사용량도 점증하게 돼 온전한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지난 2019년 일본이 한국을 대상으로 시행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에 대응해 반도체 공정용 불화수소를 성공적으로 국산화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이동주 SK증권 연구원은 “솔브레인의 2025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9.2% 늘어난 9,328억원, 1,908억원을 예상한다”며 “매출액은 반도체 부문과 디스플레이 부문이 각각 7,366억원, 677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비휘발성 메모리(NAND)의 경우 최근 회복 속도가 더딘 것일 뿐 기업용 데이터 저장 장치(eSSD)를 필두로 점진적으로 살아나고 있는 만큼 솔브레인의 성장은 가파를 것”이라고 했다.
이렇듯 회사가 성장세이지만 직원들의 처우 개선은 필요해 보인다. 지난 4월 설립된 솔브레인 노조에 따르면 회사 측이 지난해 정리해고를 운운하며 200여명을 명예퇴직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에도 영업이익이 1,000억원 이상 발생한 것을 고려하면 과거 구조조정에 과연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이 있다는 것이 지회의 설명이다.
솔브레인 관계자는 “회사가 성장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직원수 감소 및 노조 출범과 관련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8월에는 광진화학 노조가 출범했다. 광진화학은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황산, 염산, 질산 등 기초 화학물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업무 특성 상 산 종류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해 노동환경이 위험하고, 임금과 복지 등 노동조건이 열악해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됐다는 노조 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프리커서(전구체) 등 반도체 소재를 생산하는 디엔에프도 지난 8월 노조가 설립됐다. 디엔에프는 삼성전자의 주요 협력사 중 하나다.
화섬노조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관련 소부장 기업들의 노동자 처우 개선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