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국민·신한·삼성카드 등…“국내 채권 의존 낮추기”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카드사들이 해외 채권 발행으로 자금조달에 나서고 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수신) 기능이 없어 주로 채권을 발행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국내 채권 시장이 악화할 때면 카드사는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러한 이유로 조달 창구를 다양화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지난달 아시아와 유럽 채권 시장에서 5억달러 규모의 5년 만기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했다. 현대카드가 해외시장에서 달러표시 채권 발행에 나선 것은 17년 만이다.
현대카드가 해외에서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한 건 2007년 이후 17년 만이다. 외화 표시 채권은 국내 기업이 외화를 조달하기 위해 해외 채권 시장에서 외화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현대카드의 채권 발행 공모엔 32억달러에 이르는 투자 수요가 몰렸다. 최종 발행액보다 6.4배 큰 금액이다. 공모 참여자엔 글로벌 우량 투자기관 50여곳도 포함됐다. 현대카드는 5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에 135bp(1bp=0.01%포인트, 1.35%포인트)를 가산한 금리로 채권을 발행했다. 최초 제시한 금리는 170bp였지만 수요가 쏟아지며 가산금리가 덜어졌다.
신한·삼성·KB국민카드 역시 외화 ABS(자산유동화증권)를 발행해 외화를 조달할 계획이다. ABS는 부동산·매출채권 등 유동성이 낮은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을 말한다.
신한카드는 지난 3월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4년 만기 달러·유로화 ABS를 총 6억달러 규모로 발행했다. 또 지난해 6월에도 매출채권을 담보로 5년 만기 유로화 ABS를 2억달러 규모로 발행했다.
삼성카드도 지난 1월 6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ABS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기초자산은 매출채권, 만기는 2029년이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1월 매출채권 담보의 ABS를 5억달러 규모로 발행했다. 평균 만기는 3년으로, 일본 3대 은행 중 하나인 MUFG은행과 싱가포르 DBS은행이 공동 투자자로 참여했다.
카드사는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실제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차입금 잔액 29조9,026억원 중 회사채 잔액은 18조7,655억원으로, 비중이 71%에 이른다. 삼성카드도 올해 1분기 차입금 잔액 17조1,266억원 중 회사채·장기CP(기업어음) 잔액이 13조2,454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중은 77.4%를 차지한다.
국내 채권시장에 의존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자금조달에 카드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 수요가 얼어붙었을 때는 연초 2%대였던 신용등급 AA+ 여전채(카드사 발행)의 5년 만기 금리가 6.2%까지 치솟기도 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ABS는 담보가 있어 조달 금리가 낮은 편이지만 국내보다 금리 경쟁력이 있는 해외에서 ABS를 발행하면 더 유리한 금리를 적용 받을 수 있다”며 “단적인 예로 지난해 11월 해외 ABS를 발행한 KB국민카드는 당시 국내 조달 대비 유리한 조건으로 ABS를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카드사가 발행한 채권 만기가 속속 돌아오고 있는데 국내 시장금리가 높아 해외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기에 자금 조달 다각화 전략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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