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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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 등 1분기 386.06%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카드사들의 원화유동성 지표가 하락세를 나타냈다. 현금 확보를 위한 이른바 ‘허리띠 졸라매기’ 나서고 있지만 연체율 상승 등으로 인해 그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스크 관리를 위한 선제적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417.56%를 기록하던 7개 전업 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의 원화 유동성비율이 올해 1분기 평균 383.06%를 기록했다. 단순 비교로 34.50%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원화 유동성비율은 만기 3개월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부채 및 예금에 대해 금융사가 지급할 수 있는 자금의 보유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해당 수치가 높게 나타날수록 유동성이 뛰어나다고 판단한다.

카드사별로 보면 7개 카드사 중 100%포인트대 하락폭을 보인 곳은 신한카드가 유일했다. 하지만 신한카드의 경우 100%대의 하락폭을 보였음에도 업계 평균 수준인 300%대의 유동성 비율을 유지했다.

신한카드의 올 1분기 원화 유동성비율은 328.27%로, 전년(462.64%) 대비 134.37%포인트 악화됐다.

뒤이어 우리카드와 롯데카드, KB국민카드의 원화 유동성비율 역시 전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카드의 원화 유동성비율은 지난해 402.41%에서 315.90%로 1년 사이 86.51%포인트 떨어졌다. 또 롯데카드와 KB국민카드의 1분기 원화 유동성비율은 각각 373.47%, 371.06%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85.77%포인트, 40.04%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반면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하나카드는 개선된 비율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카드의 경우 업계에서 가장 큰 개선폭을 거뒀다. 삼성카드의 올해 1분기 원화 유동성비율은 474.63%로 집계됐다. 이는 업계 평균 대비 약 92%포인트 가량 높은 수치로, 전년(405.27%) 대비 69.36%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현대카드 역시 큰 상승폭을 보였다. 현대카드의 1분기 원화 유동성비율은 467.95%로, 전년(440.59%)보다도 27.36%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현금을 늘려왔다는 것이다. 현금 확보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크다.

또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국내 9개 신용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비씨·NH농협)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9조9,644억원이었다. 한 달 전보다는 1.2%, 1년 전보다는 7.3% 증가했다. 카드론은 별도의 심사 절차 없이 카드를 발급한 고객 누구나 받을 수 있어 서민들이 급전을 마련하는 창구로 꼽힌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 등 단기 대출을 받고 원금을 ‘하루 이상 연체한 비율’은 10년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2월 말 기준 신용카드 연체율은 3.4%로 2014년 11월 말(3.4%)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전년 동기(2.5%)와 비교했을 땐 0.9%포인트 상승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드업권의 수익성 향상은 결국 비용 절감에 따른 불황형 흑자라고 볼 수 있다”며 “몸집을 줄여가며, 자금을 조달해 유동성 비율을 맞추고 있지만 연체가 늘고 있는 점은 악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인하될 경우 (카드사 입장에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덜 수 있기에 유동성 비율은 개선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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