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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리스크 적고 사업 진행 안정적…직원 순환 기능도”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건설업계가 공사비 증가와 고금리,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견건설사들이 공공공사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처럼 중견건설사가 공공공사 수주에 나서는 이유는 주택사업 대비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험성이 적고 발주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데다 공사 중 마찰과 금융비용 조달 위험도도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최근 2건의 공공공사를 연달아 수주에 성공하며 1,032억원의 공공공사 수주금액을 누적했다. 한신공영은 지난달 25일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한 ‘경부선 천안-소정리간 눈들건널목 입체화 공사’(331억원) 계약에 성공했다. 이달 24일에는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한 ‘국도42호선 정선 임계-동해 신흥 도로건설공사’(입찰금액 1,373억원, 한신공영 51% 700억원)에서 입찰금액 1순위를 차지하며 계약을 완료했다.

지난 3분기 공시자료에 따르면 한신공영은 누적 수주잔고가 5조원을 넘겼다. 3분기 말 기준으로 5조3,000억원을 기록 중이며 이 중 공공공사 수주 잔고가 1조2,000억원대로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HJ중공업도 올해 공공공사를 잇달아 수주하고 있다. HJ중공업은 올해 1~4월 올해 ▲울산기력 4·5·6호기 해체공사 ▲남양주 양정역세권 도시개발사업 조성공사 ▲통일로 우회도로 건설공사 ▲수서~광주 복선전철 제3공구 건설공사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명지지구 2단계 2공구 조성공사 등을 4,500억원 규모 공공공사를 수주했다.

KCC건설 역시 최근 1,000억원 이상 대규모 공공공사를 연달아 수주했다. KCC건설은 지난달 국군재정관리단이 발주한 ‘23-U-탄약고 교체 시설공사’ 사업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총 사업비는 1,431억원 규모이며 KCC건설이 100% 지분으로 단독 수주에 성공했다. 이달 12일에는 한국전력공사로부터 ‘500kV 동해안 변환소 토건공사’ 사업의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총 사업비 1,312억원 규모다. 이 사업도 KCC가 100% 지분 단독 수주했다. 군 공사인 탄약고 교체 시설 공사에 이어 공공부문에서 릴레이 수주에 성공했다고 KCC건설은 설명했다.

중견건설사들이 공공공사 수주에 눈길을 두는 데는 사업 과정과 재무의 안정성과 연관이 있다. 경기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주택사업 대비 안정적으로 실적을 쌓을 수 있고 토지를 확보해 자체 개발하는 사업 대비 PF 위험도가 낮아서다. 직원의 순환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꼽힌다.   

A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 대비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각화되지 않은 건설사들은 주택경기가 침체되면서 공공분야에 드라이브를 거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최근엔 주택사업에서 분양시장 상황이 좋지 못하고 정부 정책에 따른 영향도 크다 보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공공분야 수주엔 꾸준히 나서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B 중견건설사 관계자도 "분양사업 대비 수익성이 낮지만 발주처와 사업 진행에 있어 정비사업, 개발사업 대비 리스크 발생 위험이 적은데다 사업지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 공공공사가 대규모 PF 등은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재무 안전성이 중요해진 시기인 만큼 공공공사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사업을 전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주택사업과 해외사업,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C 중견건설사 관계자 역시 "수익성이 크지 않더라도 건설사 입장에선 안정적으로 공공부문 사업지를 여럿 확보해 두는 게 직원 순환 측면에서 장점이 뚜렷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공공사에도 수익성이 떨어지는 등의 단점이 있는 만큼 건설사들이 선별해 입찰에 나서고 있다. 공공공사 입찰에서 시공경력, 입찰 비용 등 경쟁이 필요하고 설계가 완료된 사업에 참여하다보니 공사비 상승분에 대한 부담도 있다는 게 그 이유다. 

A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공공공사가 민간공사보다 덜 하지만 입찰에서 경쟁을 해야한다"며 "분야별 시공경력 등이 중요하기 때문에 발주 물량이 많이 나와있다 하더라도 건설사의 진입장벽이 모두에게 동일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C 중견건설사 관계자도 "공공공사의 경우 설계가 완료된 상태에서 입찰이 진행되기 때문에 입찰과 착공, 시공 등 과정을 거치는 동안 적게는 1년, 길게는 3년 이상 시점 차이가 난다"며 "이는 그간 물가가 오르게 되면 공사를 하는 동안 상승분에 대한 부담은 건설사가 지고 시공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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