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보사, KB라이프 등 부실자산 증가 868%
손보사, 흥국화재 부실자산 1056% 폭증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보험사들의 부실자산이 지난해 1조원을 돌파했다. 대체투자 자산 손실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보험사는 현금 등 안전자산 비중이 낮은 대신 대체투자 비중이 높다. 지난 2022년 말부터 시작된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대체투자 부문에서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확대로 중소기업 부문의 대출자산 부실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32개 생명·손해보험사들이 보유한 가중부실자산은 총 1조3,4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가중부실자산은 보험사의 건전성 평가 지표 중 하나로, 향후 돌려받기 힘든 대출금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가중부실자산은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로 구분되는 자산 건전성 분류에서 하위 3단계에 속하는 자산들을 가중해 더한 값이다.
보험사별로 보면 생보업계에선 KB라이프생명의 증가율이 가장 컸다. KB라이프는 지난해 82억원으로 전년보다 868%나 가중부실자산이 폭증했다. 규모면에서 미미한 수준이지만 상대적 증가폭에서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어 라이나생명이 같은기간 3억원에서 12억원으로 278% 급증했다. 빅3 생보사 중에선 교보생명이 460억원에서 974억원으로 112% 급증했다.
손보업계를 보면 최대 1000% 이상 폭증했다. 흥국화재가 56억원에서 538억원으로 1056% 늘었다. 대형사는 DB손보가 487억원에서 1,839억원으로 478%, 현대해상이 321%, 삼성화재가 178%, 메리츠화재가 175% 증가했다.
보험사의 부실자산이 늘어난 것은 현금 등 안전자산보다 대체투자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급격한 고금리가 지속돼 손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각 보험사별 차이는 있지만 지난 2022년 퇴직연금 자산이 빠져나간 것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하던 현금성 자산을 매각해 위험자산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취약차주와 다중채무자가 많은 대출자산도 부실 뇌관으로 거론된다. 부동산 PF 대출 부실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보험사의 중소기업 대출 부실채권 비율이 전년보다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합친 보험사 전체 대출채권 잔액은 273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조3,000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대출채권 연체율은 0.42%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올랐다.
특히 가계대출 연체율은 0.52%로 전년 말보다 0.15%포인트 상승했고, 기업대출 연체율은 0.37%로 전년 말보다 0.22%포인트 올랐다.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02%로 전년 말보다 0.42%포인트 높아졌다.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지난해 0.74%로 전년 대비 0.51%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부실채권 비율은 0.08%포인트 상승한 0.37%, 기업대출 부실채권 비율은 0.71%포인트 상승한 0.91%였다. 중소기업 대출 부실채권비율은 1.04%포인트 치솟은 1.33%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보험사는 부동산, 인프라 이런 대체투자를 펀드 형태로 잡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쪽에서 지속해서 부실이 있었던 걸로 추정된다”며 “실물경기가 어렵고, 다른 부동산 자산인 PF 대출에서도 최근 연체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도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투자를 줄여야 되는 건 맞는 얘기고, 불가피하게 해외나 그런 쪽에서 기회가 있다고 한다면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