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려견이 수의사 처방으로 박스루킨-15를 투여 받는 모습. ⓒ박셀바이오

건기식 위주서 항암제 등 의약품으로 확장 중

2030년 반려동물 항암제 시장 규모 3조 넘을 듯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가구 수가 나날이 증가하는 가운데 반려동물 관련 사업도 확장되고 있다. 제약사들은 기존의 반려동물 전용 건강기능식품에서 더 나아가 미용 및 피부 개선은 물론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 부문까지 카테고리를 늘려가고 있다.

1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관련 용품 시장 규모는 2019년 3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2027년 6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뷰리서치는 반려동물 항암제 글로벌시장이 2023년 11억 8,000만달러(약 1조7,000억원)에서 연평균 11.29% 성장해 2030년 24억9,000만달러(약 3조6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구당 반려동물에 지출하는 양육비도 증가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반려가구의 반려동물 월평균 양육비용은 전년비 1만6,000원 증가한 14만2,000원(병원비 5만2,000원 포함)으로 나타났다. 개와 고양이의 양육비용은 각각 17만5,000원, 13만원가량 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반려인 대부분인 93.0%는 1년 이상 동물병원을 방문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웅제약, 동국제약, 유유제약, 유한양행(이상 가나다순) 등 제약기업들은 반려동물 전용 영양제와 같은 건강기능식품에서 미용 및 피부 개선, 치료 의약품 등 사업 부문을 넓히는 중이다.

대웅제약 자회사인 반려동물 헬스케어 전문기업 대웅펫은 반려동물 간담도 질환의 새 치료 옵션으로 국내 첫 UDCA(우르소데옥시콜산)성분 정제형 동물용 의약품 UDCA정(유디씨에이정)을 지난해 정식 출시했다. 유디씨에이정은 대웅제약 간기능 개선제 우루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반려동물용으로 개발된 것으로 우르소데옥시콜산을 주성분으로 하는 반려동물 간기능 개선제다. 기존에는 사람용으로 개발된 UDCA 성분의 의약품을 반려동물에 맞게 소분해 처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해당 제품은 동물병원 전용으로 정제 한 알에 UDCA 200mg이 포함됐다”며 “유효성과 안전성이 검증된 동물의약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반려동물이 안전하게 치료받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제약은 앞서 2021년 잇몸약 인사돌을 활용한 반려견 전용 치주질환 치료제 케니돌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반려동물 전용 피부크림 캐니스킨크림을 선보였다. 캐니스킨크림은 동국제약 상처연고 마데카솔크림에 함유된 센텔라아시아티카 성분을 이용해 만든 제품이다. 항생제가 포함된 마데카솔크림과는 달리 캐니스킨크림에는 항생제가 포함되지 않아 가벼운 피부상처와 보습을 위한 목적으로 제안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에 강아지와 고양이의 발바닥 갈라짐과 건조한 피부 완화에 사용할 수 있다.

유유제약은 올해 동물의약품 사업 분야를 확대할 계획이다. 유유제약은 이달 27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동물의약품과 관련 제품(의약외품·건강기능식품·용품) 제조·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상정할 방침이다. 유유제약은 대표 비타민제 유판씨에서 이름을 딴 강아지용 ‘멍판씨’, 고양이용 ‘냥판씨’ 상표 등록을 출원한 상태라 향후 관련 반려동물용 제품 개발도 점쳐지고 있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주총에서 정관 변경이 확정돼야 동물의약품 관련 부서 신설이나 담당 인력 등이 순차적으로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항암면역치료제 개발 전문기업 박셀바이오와 손잡고 국내 첫 반려견 전용 유선종양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의 판매·유통을 맡는다. 박셀바이오는 최근 박스루킨-15의 초도물량을 유한양행에 공급했으며, 유한양행은 확보한 물량을 이달 말부터 전국 동물의약품 대리점을 통해 본격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박스루킨-15는 유선종양 절제 수술을 받은 환견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종양 제거 수술만 받은 대조군보다 높은 임상 증상 개선 효과와 삶의 질 향상 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부작용이 거의 없는 데다 신체검사와 혈액학적 검사에서도 안전성이 확인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용 의약품은 블루오션으로 언급되곤 하지만 아직은 규모가 미미하다 보니 투자에 비한 성과도 여전히 미지수”라며 “의약품의 다양성과 미래먹거리 발굴이라는 점에서는 기대해 볼만하다”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