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ESG 기준원 기준 2024년 시공능력평가 상위 30개 건설사 ESG 평가 등급. ⓒ박은영 기자
▲한국ESG 기준원 기준 2024년 시공능력평가 상위 30개 건설사 ESG 평가 등급. ⓒ박은영 기자

건설사 ESG 등급 살펴보니…규모별 격차 '뚜렷'

중견건설사 B+~D 포진…HL디앤아이한라 A+ 

“건설사 사회·지배구조 부분 비교적 취약”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이해관계자들과 투자자간 신뢰,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지표로 자리잡았다. 올해도 건설사들의 ESG 평가등급이 공개됐는데 국내 상장 대형건설사들이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중견건설사의 등급은 대형사에 비해 평가등급이 낮은 상황이다. 특히 중견 건설사 가운데 HL디앤아이한라는 A+받아 주목을 받았다.

4일 한국ESG기준원 평가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 내 상장 건설사들 모두 올해 ESG평가 통합등급 A를 획득했다. 회사마다 환경(E)·사회(S)·지배구조(G) 부분별 평가등급에서만 차이를 보이고 있다.

ESG  평가등급은 환경, 사회, 일반상장사 지배구조 영역별 등급과 ESG 통합등급이 부여된다. S등급부터 D등급까지 총 7개 등급으로 분류되며 절대평가로 등급별 점수에 따라 등급이 분류된다. 등급별로 ▲S(탁월) ▲A+(매우우수) ▲A(우수)  ▲B(보통) ▲C(취약) ▲D(매우취약) 순으로 평가된다.  

삼성물산은 건설부문 별도 평가가 되진 않았으나 올해 통합 A등급을 획득했다. 지난해 A+ 등급이었던 데 비해 조정된 것은 환경과 지배구조 부분 평가가 A+에서 A로 조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건설도 A등급이다. 다만 환경, 사회 부분에서 지난해와 같은 A를 유지했으나 지배구조 부분이 지난해(A) 보다 낮아진 B+을 기록했다. 대우건설도 A등급을 기록하고 있다. 사회와 지배구조 부분이 지난해와 동일하게 각각 B+, A 등급을 유지했다. 환경부분은 A+에서 A로 조정됐다.

DL이앤씨는 지난해와 동일한 통합등급 A를 획득했다. 특히 사회부분이 지난해 B+에서 올해 A로 올랐다. GS건설도 통합 A등급이며 지난해 대비 사회부분 등급이 B+에서 A+로 상승, 지배구조 부분은 A에서 B+로 조정됐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B+등급(B+·A·B)에서 올해 통합 A등급으로 올랐다. 환경·사회·지배구조 전 부분에서 등급이 각각 A, A+, A로 상향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시평 30위까지의 중견건설사들은 대체로 B+~D 등급 등 등급을 받고 있다. 대형 건설사 대비 ESG 경영 체계를 대비할 자금 및 인력 등 여력이 부족한 만큼 ESG 경영 등급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건설산업의 특성과 90% 이상이 중소형 건설사로 이뤄진 업계에서 ESG 경영체계로 전환을 이뤄가고 있는 단계인 만큼 낮은 등급의 ESG 성적결과로 보기보다 중소형사들이 ESG 경영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과정의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은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본력이 있고 ESG 조직을 별도 구성하는 등 대응을 철저히 할 수 있는 대형 건설사에 비해 중견 건설사들은 준비에 시간이 걸리고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며 "환경부분과 사회부분도 친환경 사업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고 사회부분도 안전을 위한 인력과 투자가 있어야 한다. 대형 건설사가 지배구조 부분에서 이사회 구조나 의사결정권 등 절차 셋팅도 수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연구위원은 "건설업계가 지난 몇년간 ESG 경영을 위한 준비를 해왔고 최근에는 중견 건설사도 이를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단계"라며 "준비의 과정에 있다고 보고 과도기적 시기인만큼 앞으로 업계 전반의 ESG 경영 수준도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통합등급 B+로 지난해 C등급 대비 긍정적인 성적을 받았다. 환경(B)은 작년과 같았지만, 사회(A), 지배구조(B+) 부분 점수가 지난해 보다 올랐다. 금호건설도 B+ 등급을 획득하며 지난해(B) 보다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금호건설은 환경·지배구조(B) 부분이 지난해와 동일한 가운데 사회 부분 점수가 B+에서 A로 올랐다.

아이에스동서는 통합등급이 지난해 B+에서 올해 C로 떨어졌다. 지난해 환경(B)·사회(A)·지배구조(B+) 점수가 모두 조정되면서 각각 B, B+, C를 획득한 영향이다. 동부건설은 통합등급(B+)과 세개 평가부분 등급이 환경 B+, 사회 B+, 지배구조 B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지난해 A등급이었던 태영건설은 올해 B등급을 받았다. 환경이 A에서 B+로, 지배구조가 B에서 C로 조정된 영향이다. 사회 부분은 동일하게 A를 유지했다.

KCC건설은 2022년과 2023년 모두 통합등급과 전 평가부분에서 D등급이었으나 올해는 환경 C, 지배구조 B를 받으며 통합등급이 C로 올랐다. 한신공영은 지난해와 같이 통합 D등급을 받았다. 환경(C), 사회(C), 지배구조(D) 평가 부분별 점수도 지난해와 같았다.

단 1위부터 30위까지 건설사 중 HL디앤아이한라 1곳만 A+통합등급을 받고 있었다. 

HL디앤아이한라는 환경부분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장기로드맵수립, 폐기물 저감 공법을 활용한 탄소저감활동을 전개, 사회부분에선  전임직원의 산재 예방 서명 운동을 진행하는 등 안전보건 경영과 함께 근로자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차별없는 근로환경 조성을 위한 인권 경영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지배구조부분에서도 다양성·독립성·전문성을 갖춘 이사회를 중심으로 매분기 이사회 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어 높은 등급을 획득한 것으로 평가된다. 

건설사들의 ESG 평가와 관련 업계에서는 사회부분과 지배구조 부분에서 등급 조정을 겪는 등 산업특성상 개선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외부 작업이 많아 안전사고 노출이 많고 여성임직원의 비율이 적고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늘어나는 등 산업적 특성이 그 이유다. 

김영덕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비정규직 비중이 높고 외국인 근로자도 늘어난데다 고령화도 심화되고 있어 다른 산업 대비 인권문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환경이고 건설사들은 직접생산을 하기보다 시공업체와 자재, 장비업체 등 사업 참여 업체가 많아 공급망 측면에서도 이슈가 광범위해 사회부분 문제도 안고 있는 산업"이라며 "작업 장소가 일정하지 않고 근로 현장이 대부분 외부인데다 여성임직원 비율도 높지 않기 때문에 단기간에 ESG 전 부분에 대한 개선을 이루긴 어려운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사업과 설비 전환을 통해 꾀할 수 있는 환경의 부분보다 사실 사회부분과 지배구조 부분에서 안고있는 이슈가 많아 ESG 경영에 대한 논의가 확대될수록 건설업에선 사회, 지배구조 부분의 전환에 대한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며 "이처럼 산업이 구조적으로 가진 문제들로 인한 ESG 경영전환의 어려움이 있어 인권문제와 생산구조 개선 등에 대해선 정부 차원의 지원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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