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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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 주담대 금리 하단 넉달새 1.08%↑

입주예정자들 “당장 잔금 필요한데 자금 융통 안돼”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한국은행이 이달 11일 기준금리를 연 3.50%에서 연 3.25%로 인하했으나 은행의 대출금리는 일제히 올랐다.

10월 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4.15~5.22% 수준이다. 6월 말 연 3.07%~4.33%였던 것과 비교하면 하단을 기준으로 4개월 사이 1.08%포인트가 오른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에도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로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입주예정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11월 수도권은 2만2,852가구로 지난달 보다 8% 늘어난 입주물량이 예정됐다. 이는 전국 입주 물량인 3만744가구 중 74%를 차지한다. 

특히 서울 입주물량은 1만2,784가구로 2018년 말(1만3,022가구) 이후 월간 기준  최고 물량이 예정됐다.  1만2,000가구 규모 올림픽파크포레온이 다음달 27일 입주를 시작하고 은평구 역촌동 센트레빌아스테리움시그니처(752가구)도 입주를 예정하고 있다.

경기에서는 10개 단지 6,223가구가 입주한다. 지역별로 ▲용인시 힐스테이트몬테로이1·3블록(2,413가구) ▲이천 휴먼빌에듀파크시티(605가구) ▲이천자이더파크(706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인천에서는 대단지 입주가 몰려 3,845가구가 입주한다. 부평4구역 재개발로 부평역해링턴플레이스(1,909가구) ▲신검단중앙역풍경채어바니티(1,425가구) ▲브라운스톤더프라임(511가구) 입주가 진행되면서 수도권 입주물량이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년간 이어진 금리인상에 건설경기 및 분양시장 침체를 지나 입주 단지가 늘었음에도 가계대출 급증을 관리하겠다는 목적으로 집단대출과 정책대출까지 조여지면서 자금융통에 어려움이 커져 입주예정자들이 자금 마련에 고충을 겪고 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에 입주를 앞둔 A씨는 "당장 다음달 27일 입주를 시작하는데 11월, 12월 입주하는 예정자들은 진작 집단대출 금리를 확정하고 대출서류를 작성하고 있어야 맞지만 은행은 적용 금리에 대한 정확한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며 "집단대출은 보통 일반 주담대보다 금리가 낮은게 일반적인데 은행이 제시하는 금리는 4% 후반대로 높다. 우리 뿐 아닌 이 시기에 입주하는 모든 아파트에서 나오는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에 예상됐던 3%대 금리로 DSR 등을 계산해 대출금리를 계획했는데 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입주 계획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며 "만약 4.9% 수준 금리로 대출이 진행되면 수많은 입주예정자들은 소유권이전등기가 나오는 시기까지 대환도 할 수 없어 꼼짝없이 고금리를 감당해야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단지 입주예정자 B씨는 "기준금리는 내렸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반대로 오르는 기현상 속에서 집단대출과 정책대출까지 규제되고 있기 때문에 입주예정자들 뿐 아니라 전세를 들어오려는 세입자들도 대출에 어려움을 빚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연내 1차례 더 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으나 대출 수요자들의 부담은 줄지 않아 금리 인하 체감이 되지 않는 만큼 분양, 입주 등 신규 주택시장 관망세는 한동안 짙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기준금리가 낮아지는 만큼 대출금리도 낮아져야 하는데 현재 금융권은 재정 건전성 강화를 방향으로 금리를 내리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국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 높은 대출금리로 은행에서 이득을 취하기 보다 소비자의 주거비용을 덜 수 있도록 금리를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과 같이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이어지면 신규주택시장에도 활기가 저하되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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