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BC·농협카드 등 6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
지난 8월, 신한·삼성·KB국민·롯데카드 5개월 무이자 제공
여전채 등 자본 조달 부담 완화…한은 ‘피벗’ 영향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무이자 6개월 할부 혜택이 2년여 만에 부활했다. 고금리 상황에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불확실성에 대비해 카드사들은 경영효율화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38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방향전환)을 단행하자 시장금리 하락세를 반영해 충성고객 유입을 유도하겠다는 전략으로 방향키를 전환한 것이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시장금리 역시 하락세를 나타낸다. 수신기능이 없는 카드사 입장에선 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는데 이자 비용 등 부담이 줄게 된다.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영업 확대 여력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BC카드, 우리카드, NH농협카드는 최근 온라인, 백화점, 면세점 등 주요 업종에서 6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재개했다.
우리카드는 ▲온라인쇼핑 ▲백화점 ▲병원 ▲항공·여행 ▲손해보험 업종 등에서 최대 6개월 할부를 제공한다. BC카드 역시 온라인 쇼핑과 백화점, 여행 등 주요 업종에서 최장 6개월의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한다.
앞서 지난 8월 신한·삼성·KB국민·롯데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은 온라인쇼핑몰을 비롯해 결제액 규모가 큰 업종에서 최장 3개월이었던 무이자 할부 기간을 5개월까지 늘린 바 있다.
◆ 카드사, 자본 조달 부담 완화 ‘고객 확보’ 방점
이달 들어 한국은행이 38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연 3.5%에서 3.25%로 0.25%포인트 내리며,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여건도 숨통이 트이자 무이자 할부 혜택이 늘어난 모습이다. 2022년부터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늘어났고, 흔했던 6~12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은 점차 자취를 감춰왔다.
카드사는 주로 여신전문채권(이하 여전채) 발행을 통해 자본을 조달한다. 기준금리 인하로 시장금리가 최근 2년 새 가장 낮아지자 여전채 금리 역시 하락해 조달 비용이 줄면서 고객 혜택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여전채는 신용카드사,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회사가 발행하는 채권을 의미한다.
실제 2020년 말 1.287%에 불과하던 여전채 금리(3년물, AA+ 기준)는 2021년 말 2.372%로 오르기 시작하더니, 2022년 발생한 레고랜드 사태에 따라 크게 오르기 시작했다.
2022년 11월 한때 6.088%까지 올랐던 여전채 금리는 2022년 말에도 5.536% 예년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이후 지난해 말 3.821%, 올해 10월 들어서는 3%대 중반 밑으로 떨어져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무이자 할부 혜택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연체율 역시 안정세를 보여야 한다”며 “지난 8월 기준으로 1개월 이상 카드대출 연체율은 3%대를 나타내고 있는데 수개월 째 상승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고 대폭 늘리기에는 제약사항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12월 무이자 혜택 같이 전 카드사가 이러한 혜택을 주기에는 낮은 가맹점 수수료와 같이 제약사항이 많고 기본적으로 카드사 먹거리가 확보돼야 한다”며 “다만 금리가 떨어지고 일부 여건이 개선된 만큼 충성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 카드사 중심으로 무이자 할부 혜택은 (고객들에게) 지속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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