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진현환 국토교통부 1차관이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있다. ⓒ주택산업연구원
▲26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세미나'에서 진현환 국토교통부 1차관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

국토부·주산연 주최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세미나' 개최

국토부 1차관 “국민 선호 높은 도심에 아파트 충분히 신속하게 공급할 것”

인허가 감소 대비 브릿지론 등 지원방안 마련·정비사업 활성화 필요 제언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8·8 부동산 대책 이후 수도권 집값 상승폭이 축소되고 부동산 거래량과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줄어드는 등 부동산 시장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8 대책에 따른 안정적 주택 공급을 위해선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26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국토교통부와 주택산업연구원 주최로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세미나’가 개최됐다.

개회사를 맡은 진현환 국토부 1차관은 "국민이 원하는 주택을 원하는 곳에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주거안정의 근본 해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먼저 국민 선호가 높은 도심에 충분한 양의 아파트가 신속하게 공급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한성수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8·8 대책 이후 시장 동향은 뜨거운 여름은 지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시장을 읽을 때 거래량, 주택담보대출 잔액, 매물과같은 세 지표를 면밀히 보는데 8월에 전월비 거래량이 줄어든 데 이어 이어 9월은 감소폭이 커졌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도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서울의 경우 거래량은 7월과 8월 양달에 걸쳐 1만8,000건 정도 나왔음에도 매물은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라며 “이런 측면을 봤을 때 8월 시장 정점에 비해 조금씩 안정되고 있다고 생각되는 시장 흐름을 고려해 8·8대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미나에서 한국부동산원은 매물의 증가가 서울 집값 상승폭을 줄이는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으나 매물량이 늘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매매가 상승폭을 줄였다는 것이다.

윤종만 한국부동산원 부연구위원은 “단기 급등 단지를 위주로 매수 관망심리가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매물은 증가하고 거래량은 감소세를 나타내며 가격 상승 폭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윤 부연구위원은 경기지역에 대해 "서울 접근성과 정주여건이 우수한 과천과 하남, 성남 등으로 수요가 몰려 가격을 견인하고 있으나 이들 지역 또한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윤 부연구위원은 "인천도 주요지역과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가격이 오르고 있으나 거래는 급매물 위주의 하락거래가 발생해 가격 상승폭이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산업의 선진화와 장기간 안정적 운영이 가능한 정책 신뢰 확보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정책은 장기적으로 꾸준히 운영될 때 효과를 발휘하는 점을 홍보할 필요가 있고 도심개발은 어느 나라나 사회적 갈등이 발생해 협의체, 이미지캠페인, 계획에 시민참여 유도 등 사회적 합의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8·8 대책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있었다. 2021년~2023년 인허가 후 미착공 상태인 아파트(20만호 내외)를 조기 착공 시키기 위한 세부적인 지원 계획을 세우고 인허가 감소에 대비한 브릿지론 등 지원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지현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공급부족 지역을 중심으로 기추진 중인 공공택지와 민간택지, 도시정비, 도시개발사업 등 각 사업장별 세부 애로사항을 국토부가 주도적으로 파악해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업착수에 필요한 브릿지론 애로로 인허가가 지난해 보다 11,4% 감소했다”며 “공급이 필요한 지역에선 공공택지 대금 완납 전 착공, 분양대금으로 완납하는 프로그램 도입이 필요하고 건설업과 부동산업에 대한 여신한도 규제의 완화 또한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의 우량 PF 사업장과 기업 중심의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건설산업 위기론이 과거에도 반복되는 특성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 현재의 건설업 위기에 대해 막연한 비관론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이 연구위원은 “건설업 전망은 나쁠땐 부정적 전망이, 좋을 땐 긍정적이란 전망이 지속 나오며 그 중간에 변곡점이 발생하거나 추세가 바뀌는 시점을 예측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폐업 신고 수가 늘어나는 것은 업황이 좋지 않은 시기에 취약 업체가 무너지며 시장이 재편되는 것으로 볼 수 있고 2018년에도 현재와 같은 부정적 전망과 언론보도도 있다. 과거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정부 대응 방안도 과거에 기반해 비슷하게 흘러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의 PF 위기 등 이슈는 어디까지나 과도기적 사항으로 보는 게 맞다. 즉 시장 상황이 좋을 때 사업을 확대했다 시장 환경의 급변으로 걸러진 사업이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현재 정부에서 제시하고 시행하는 우량 사업장 중심의 정책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세미나 토론에서 (왼쪽부터) 이지현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이창무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한성수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 이재원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처장,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자유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박은영 기자
▲주택공급 활성화를 위한 정책 세미나 토론에서 (왼쪽부터) 이지현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이창무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한성수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과장, 이재원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처장,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자유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박은영 기자

이후 진행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8·8 대책에 따른 효과가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고 보는 한편 집값 상승세가 꺾인만큼 속도감 있는 공급대책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토론 좌장은 이창무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가 맡았다. 

이재원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처장은 "단기간 호가 급등과 대출 규제와 공급 확대 정책 등으로 매수세는 감소하는 추세고 거래량도 줄면서 매물은 늘어나는 형국"이라며 "주택공급 확대 정책이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려면 2~3년 이상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에 계획대로 속도감 있게 공급 확대를 추진하는 모습이 지속적으로 보여지면 주택 가격도 안정되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상반기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등 지역 진입 수요가 상당해 주택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엔 이 같은 가격 견인 요인이 제한적인만큼 가격 안정화를 보이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이는 안정적으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는 기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기대해본다"고 평가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또 "반대로 우려되는 부분은 대출 규제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가"라며 "은행도 결국 이자 수입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고 싶은 욕구가 있을 것이다. 대출 규제에 대한 긍·부정의 부분을 함께 고려해 앞으로의 시장상황과 공급 여건에 맞춰 적용해야한다"고 제언했다.

이지현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택지가 부족한 서울에 양질의 주택공급을 위한 정비사업 지원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기본계획과 정비계획을 통합 수립하고 사업 시행 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을 통합하는 것이 얼마나 과감한 도전인지 알고 있다"며 "정비사업은 서울에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기 때문에 정비사업에 활성화와 부실 사업장에 대한 지원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단기간내 주택 공급이 가능한 사업 시행 계획 인가 이후 사업장에 대해선 공사비 갈등 혹은 조합 내부 갈등에 대해 공공에서 면밀히 지켜보고 관리하겠다는 방침 이후엔 더 강력한 대책 마련이 없다"며 "정비사업이 도시계획 사업이면서 동시에 민간사업인만큼 공공에서 사업장별 상황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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