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재무전략 전문가 출신…"신규 사업지 확보는 내실강화의 하나"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전중선 포스코이앤씨 대표가 취임한 지 6개월이 지났다. 전 대표는 지난 3월 25일 포스코이앤씨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2월 전 대표가 포스코이앤씨 대표가 내정됐을 당시 그룹 재무·전략 전문가로 평가받던 인물인 만큼 내실강화와 재무건전성 중심의 보수적 경영에 나설수 있단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전 대표 취임 후 포스코이앤씨는 공격적인 정비사업 수주와 새 주거평면, 아파트 외부공간 개발 등 사업 확장과 경영실적 개선 전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및 업계에 따르면 전 대표는 올해 2월 21일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정기이사회에 이어 진행된 그룹 주요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통해 포스코이앤씨 대표에 내정됐다. 이후 3월 포스코이앤씨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취임했다.
전 대표는 1962년생으로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이어 2016년 포스코 경영전략실장, 2017년 포스코스틸리온 대표이사 사장, 2018년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을 맡았다.
2019년 포스코전략기획본부장에 이어 2020년 포스코 전략기획본부장 겸 글로벌인프라부문장을 역임했다. 2021년엔 포스코 대표이사 부사장에 선임됐으며 2022년 포스코홀딩스경영전략팀장 대표이사에서 2023년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와 포스코홀딩스 상임고문을 지냈다.
◆포스코이앤씨, 정비사업 수주 선두…새 주거상품 출시 러시
전 대표는 포스코에서 전략기획본부장 및 전략기획 총괄 등을 역임한 재무·전략통으로 2018년부터 5년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다. 올해 주택사업 침체와 건설경기의 악화 등 업황이 부정적인 만큼 업계는 포스코이앤씨가 전 대표 취임 후 공격적인 사업확대 보다 원가율 개선 등 내실을 다지는 시기를 보낼 것이 전망이 나왔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황이 좋을 때는 신규 사업지를 늘려야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겠지만 올해와 같은 부정적 업황에는 기존 사업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해 운영하거나 원가율을 개선하는 등 방안을 고안하는 게 보통"이라며 "때문에 경영전략과 재무관리 역량을 보유한 경영인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스코이앤씨는 전 대표 취임 후 빠르게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해왔다. 도시정비사업 실적으로 연초부터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1조3,274억원) ▲노량진1재정비촉진구역(1조927억원) ▲분당 매화마을2단지 리모델링(5,544억원) 등 총 10곳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사업군별로 보면 재개발·재건축 3조3,645억원, 리모델링 1조3,546억원 총 4조7,191억원을 수주했으며 이는 지난 2023년 한 해 도시정비사업 실적인 4조5,937억원을 넘긴 금액이다. 올해 남은 기간과 시공사 선정을 앞둔 사업지 등을 고려하면 5조원 달성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들어 새 아파트 평면과 외부공간 디자인을 선보였다. 지난달 포스코이앤씨는 인구 고령화 및 출산율 감소 등 사회 인구구조 변화와 함께 점차 다양화되고 있는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을 수용하기 위한 평면을 개발했다. 판상형(59㎡ 1개, 84㎡ 2개, 130㎡ 1개)과 타워형(59㎡ 1개, 84㎡ 1개, 130㎡ 2개) 총 8개 타입에 9가지 특화요소로 다양한 조합을 구현해 20개 라이프스타일 플랜을 신(新)평면을 제시했다.
지난 22일엔 아파트 외부환경 고급화를 위한 외부환경 디자인 '에코스케이프(EcoScape)’를 공개했다. 에코스케이프는 포스코이앤씨(POSCO Eco & Challenge)의 ‘에코(Eco)’와 경치, 풍경을 의미하는 ‘스케이프(Scape)’의 합성어로 단지특성에 맞는 상징수 식재 등 5개 부분에 주안점을 둔 게 특징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분양한 단지부터 사업 조건에 따라 에코스케이프 디자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2분기 경영지표 개선…매출·영업익·영업이익률 개선
포스코이앤씨는 경영실적도 나쁘지 않다. 전 대표의 첫 경영성적표인 2분기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률이 소폭 개선되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늘었다. 부채비율도 축소됐다.
포스코홀딩스 2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2분기 매출액이 2조5,880억원으로 전분기(2조4,530억원) 보다 5.5%(1,35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340억원) 보다 32%(110억원)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 1분기 1.4%를 기록했던 데 비해 올 2분기 0.3%포인트 개선된 1.7%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반기말 기준 127.6%로 전년도 같은 기간 보다 약 7% 줄었다.
포스코이앤씨의 이같은 실적 개선은 대형 프로젝트 공정 촉진에 따른 인프라 및 건축 매출 증가가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포스코이앤씨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에 대비해 시재 1조2,000억원을 확보하고 이슈가 있는 사업은 월 단위로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포스코이앤씨는 국내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을 채우는 모습이다. 업계가 수익성이 악화된 국내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려 노력하는 것과 상반된 행보다.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비중을 보면 국내에서 주택업을 포함하고 있는 건축 부문 매출이 2조5,212억원으로 국내외 전체 매출 중 51.7%를 차지한다. 이어 국내 플랜트가 26.2%(1조2,795억원), 인프라가 10.9%(5,312억원) 비중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국내 주택을 비롯한 건축사업에만 별도로 집중해 사업 전략을 내기 보다 건설업이 수주산업인 만큼 프로젝트를 쌓아가는 것 또한 내실 강화의 일환”이라며 “앞으로의 사업을 위해서도 새로운 주거상품 출시 또는 연구개발 등 혁신에 적극나서며 건설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재무건전성 유지 또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포스코이앤씨 실적 개선이 전 대표 성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수주가 곧 실적으로 연결되는 건설업은 한 개 사업지를 수주하더라도 그 전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을 공들이며 영업을 하기 때문에 최근의 실적 개선을 취임 반 년만에 전 대표가 이뤄낸 성과로 보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 대표가 취임 초기인 만큼 수주 가능한 사업지를 늘리고 시공권 확보에 속도를 붙이는데 데 집중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사업을 수주한 뒤 매출이 실적에 반영되려면 시차가 있기 때문에 취임 초 수주를 늘려야 임기 중후반 경영성과가 나왔을 때 개선된 지표를 받을 수 있기 때문" 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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