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SKC 사옥. ⓒSKC
▲서울 광화문 SKC 사옥. ⓒSKC

SKC, 내년 양산 목표...“다수 고객사와 협의 중”

삼성전기, 2026년 양산 목표...FCBGA와 ‘시너지’ 예상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대기업 계열 반도체 소재사들의 유리기판 사업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SKC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시제품 생산에 나선 상태다. 삼성전기는 2026년 양산이 목표이며 LG이노텍은 대체기술로 대응하는 분위기로 양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유리기판 생산을 위한 소규모 생산(SVM) 공장을 미국 조지아주에 지난 1월 완공하고 고객사 인증을 진행 중이다. 총 8,000만달러(약 1,065억원)가 투자된 이 공장에서 생산된 유리기판을 내년 초 상업화하는 게 목표다.

SKC는 자회사 SK넥실리스를 통해 이차전지 소재인 동박 생산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이차전지 업황 부진으로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이에 SKC는 내년 상반기 유리기판 양산을 통해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유리기판은 반도체 패키지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이를 적용하면 패키지 두께가 절반으로 줄고 전력사용량도 절반으로 감소한다. 데이터 처리량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데이터센터 면적도 대폭 줄어들 수 있다. SKC의 시제품은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 기술 인증을 받았다. 기판 표면에 설치해야 했던 적층세라믹 콘덴서(MLCC)를 기판 내부에 넣고 표면에 더 큰 CPU, GPU를 장착, 더 많은 메모리를 넣을 수 있어 고성능에 유리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국내 반도체 기판 강자인 삼성전기, LG이노텍과는 협력자이자 경쟁 관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가 주력하고 있는 고부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FCBGA)은 유리기판 활용시 더 정교한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SKC 관계자는 “여러 고객사들과 협의를 진행 중인 만큼 유리기판의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내에서 가장 먼저 유리기판 사업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전자회로기판(PCB)·반도체패키징 전문 전시회인 ‘KPCA show 2024’에 참가해 최신 기술 동향을 공유했다. 행사에서 삼성전기는 기판 코어에 글라스 소재를 적용해 대면적 기판에서 발생하는 휨 특성과 신호 손실을 혁신적으로 개선한 유리 기판을 공개했다. 유리 기판에 대한 핵심기술과 주요 사양 소개를 통해 삼성전기가 차세대 기판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8월 FCBGA 제품설명회를 통해 고성능 기판 시장에서 회사가 가진 강점과 비전 등에 대한 설명도 진행했다. FCBGA는 반도체와 메인보드를 연결해 주는 중간재 역할을 한다. 최근 전장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화, AI 서버 수요 급증 등으로 고객사들의 요구 사항도 고성능화되고 있다. 산업 전반에서 증가하고 있는 AI수요로 인해 맞춤형 반도체 제조에 강점을 가진 삼성전기에도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자사의 유리기판은 기존의 반도체 기판 사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LG이노텍도 ‘KPCA show 2024’에 참가해 반도체용 기판의 고사양화를 위한 최적의 솔루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유리기판 기술을 공개하며 주목 받았다. 이와 함께 고주파 잡음을 제거해 고성능 반도체 칩의 신호 전달을 안정적으로 지원하는 기술 등 차세대 혁신 기판 기술을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선보였다. 다만 LG이노텍은 유리기판 양산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다수의 고객사들이 FCBGA에 유리기판 채용을 검토 중인 만큼 양산시점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의 유리기판 양산보다는 최근 선보인 대체 기술들을 통해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FCBGA사업 진출이 상대적을 늦기 때문에 빅테크 고객 확보가 우선인 상황”이라고 했다.

한편 후지 키메라 종합 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글로벌 FCBGA 시장 규모는 80억달러(약 9조8,800억원)로 집계되고 있다. 오는 2030년 164억달러(약 20조2,540억원)로 연평균 9%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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