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력 사업 ‘동박’ 사업 캐즘 여파 실적 부진…차입금 줄이고 재무건전성 확대
[SRT(에스알 타임스) 선호균 기자] 전기차 동박(전지박)을 제조하는 SK넥실리스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으로 판매량이 둔화한 가운데 원재료인 구리값마저 하락해 수익성 개선에 빨간불이 커졌다.
SK넥실리스 모회사 SKC는 지난 9월 SK넥실리스에 대한 7,000억원 유상증자 지원으로 인수금액 전액을 상환했다. 연말 순차입금 규모도 연초 대비 3,000억원 감소할 전망이다.
SK넥실리스도 지난 13일 이사회를 열고 디스플레이용 FCCL(Flexible Copper Clad Laminate) 소재를 공급하는 박막사업을 950억원에 사모펀드 어펄마캐피탈에 양도하기로 결정했다. 모기업 SKC의 재무건전성 강화와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4,623억원, 영업손실 6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8% 줄었다. 전분기보다는 매출은 2.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 증가했다.
자회사 SK넥실리스는 같은 기간 동박 사업에서 매출 786억원, 영업손실 351억원을 나타냈다.
SK넥실리스는 영업손실(적자)과 차입금 부담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기업의 지원을 받고 있는 SK넥실리스는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계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박막사업(FCCL)을 매각한 이유도 자금 유동화를 통한 차입금 상환에 따른 것이다. 캐즘으로 수요가 줄어든 동박 사업은 SK넥실리스의 주력 사업으로 이를 잘하기 위해 비주력사업인 박막사업을 매각했다는데 무게가 실린다.
한때 SK넥실리스 사업 재편과 매각설이 끊이지 않았다. 계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SK넥실리스 사업 재편과 매각설이 돌았다. 하지만 SK그룹 내부적으로는 SK넥실리스를 지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C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SKC의 손자회사였던 SK넥실리스를 자회사로 격상시키고 SK넥실리스의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한 유상증자 안건을 통과시켰다.
SK넥실리스는 모회사인 SKCFT홀딩스를 역으로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SKC의 자회사로 올라섰다. 이는 SK넥실리스의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것이다. SKC는 올해 3분기 기준 차입금 및 사채 총액은 1조2,28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 기준 차입금 및 사채 총액(1조1,557억원)보다 728억원 늘었다.
또한 그룹의 새로운 핵심자산으로서 미래가치가 높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SK넥실리스의 동박 생산 거점은 국내 정읍공장과 말레이시아 공장이 있다. 말레이시아 공장의 경우 원가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SK넥실리스는 공장 가동률을 높여 배터리 고객사에 물량을 조달할 목적으로 두 공장의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SKC 관계자는 “지난 9월 유상증자로 마련한 7,000억원은 인수금융을 전액 상환하는데 사용됐다”며 “현재는 캐즘 이후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차입금을 줄여 나가고 재무건전성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SK넥실리스의 말레이시아 공장 가동률 상승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증권 강동진 연구원은 “SK넥실리스는 말레이시아 공장 램프업에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 중 고객 인증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순차적 완료로 유의미한 가동률 상승과 EBITDA 흑자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강 연구원은 “전기요금 상승으로 원가가 높아진 정읍 공장까지 고려한 전체 동박 사업 턴어라운드 시점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비핵심 자산 유동화 등을 통해 연말까지 순차입금 3,000억원이 감소할 것이 전망됨에 따라 재무 부담은 점차 축소될 전망이나 전사 영업이익 턴어라운드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18일 기준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구리 가격은 톤당 9,050달러를 기록했다. 최근 3개월간 평균 구리 가격(9,052달러)보다 0.02% 하락했다.
원재료 가격을 판매 가격에 연동하는 동박 사업은 구리 가격이 하락하면 동박 판가도 하락하기 때문에 매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