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삼성전기 학습회(SEMinar)'에서 황치원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 ⓒ윤서연 기자
▲지난 22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열린 '삼성전기 학습회(SEMinar)'에서 황치원 상무가 발표하고 있다. ⓒ윤서연 기자

기술력 앞세운 FCBGA로 '고성능 기판' 시장 공략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자율주행, 메타버스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증가 속 삼성전기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담당하는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강화에 나섰다. 오는 2026년까지 고부가 반도체 패키지 기판(FCBGA) 제품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지난 22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삼성전기 학습회(SEMinar)'를 열고 FCBGA에 대한 제품 설명회를 진행했다. 이날 열린 학습회에서 삼성전기는 자사의 반도체 패키지 기판의 핵심 기술과 강점, 주요 제품 등을 소개했다.

FCBGA는 반도체와 메인보드를 연결해 주는 인터포져(Substrates) 역할을 한다. 즉 메인보드와 반도체 간의 전력과 신호를 연결해 주고 외부의 충격 등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중간재 역할이다. 삼성전기는 최근 전장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화, AI 서버 수요 급증 등으로 고객사들의 요구 사항도 고성능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학습회에서 황치원 삼성전기 상무는 "최근 고객들의 니즈가 다양화되고 있다"며 "미세하고 얇게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대형화, 고다층, 신호 손실 최소화, 저전력 등 고성능 기술들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AI 반도체의 경우 수많은 핵심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된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PC·태블릿용 CPU의 층수는 8~12층인 것에 비해 서버·AI용 CPU의 층수는 20층 이상으로 적게는 2배 많게는 3배 이상 차이 난다. 

삼성전기는 고객사마다 다른 요구사항 충족을 위해 대면적 평탄도를 확보하고 미세회로 형성 기술을 개발하는 등 고성능 기판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밖에도 신호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조도 Cu, 반도체 기판 절연 소재(ABF) 등 신규 자재를 개발하고 저전력 요구 대응을 위해 수동소자 임베딩(컴퓨터의 데이터 이해를 돕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최근 미세화 기술 성장의 제한과 고가 설비 도입 등 공정비용 상승으로 반도체 원가가 높아져 패키징과 같은 후공정에서 반도체 성능 향상과 원가를 낮추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삼성전기는 반도체 칩렛(Chip-let)을 통해 성능을 향상해 비용을 절감하고, 회로 미세화를 개발함으로써 고객사 맞춤형 기판을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삼성전기 학습회(SEMinar)'에서 전시된 삼성전기 반도체 기판 모습. ⓒ윤서연 기자
▲지난 22일 '삼성전기 학습회(SEMinar)'에서 전시된 삼성전기 반도체 기판 모습. ⓒ윤서연 기자

삼성전기는 지난 2021년부터 고부가  FCBGA 생산능력(CAPA)을 키우겠다고 밝히면서 이를 위해 1조원 가량을 투입했다. 이에 PC용 중앙처리장치(CPU) 등 서버‧네트워크‧전장 영역까지 FCBGA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글로벌 고객사들의 요청이 다양화되면서 제품 기술 역량 강화도 지속할 방침이다. 

삼성전기는 현재 3곳의 FCBGA 양산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는 세종과 부산, 해외 거점은 베트남 하노이에 있다. 베트남의 경우 지난 2013년 법인 설립 후 지난 2021년부터 하노이에 기판 인프라를 구축해 지난 7월부터 가동 중이다.

황 상무는 "베트남 공장의 경우 대면적, 고다층 기판을 위한 전용 자동화 라인이 100% 구축돼 있다"며 "올해 램프업(생산량 확대)해 본격적인 양상에 들어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반도체 기판 시장은 AI 서버 관련 고부가 기판 수요가 견조함에 따라 2029년까지 연평균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AI 뿐만 아니라 전장, ARM용 CPU 성장세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 속 올해 2분기 삼성전기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6.2%, 1.5% 늘어난 2조5,801억원, 2,081억원을 기록했다.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기판 시장 상황 속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중 반도체 패키지 기판을 담당하는 패키지솔루션 부문의 매출 실적은 4,991억원으로 전년 비 14% 성장했다. 지난해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인 것과는 다른 모양새다. 

다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패키지솔루션 부문은 지난 2022년 매출액 2조883억원에서 지난해 1조7,174억원으로 감소한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 14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액은 9,216억원으로 전반기(8,340억원) 대비 소폭 증가세를 보였음에도 영업이익으로는 올 상반기 753억원으로 전반기(1,195억원) 대비 대폭 줄어들었다.

삼성전기는 서버·전장용 FCBGA 등 고부가 패키지기판 판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수익성 제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황 상무는 "최근 빅테크 기업들에서 자체 칩을 설계하고 만들고 있는데 이는 우리에게 기회"라며 "고객이 원하는 성능이 각기 다르고 이에 맞춤형 기판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와 비교분석을 해봐도 기술력 부문에서 어느 업체와 견줘도 뒤처지지 않는다"며 "경쟁사보다 후발주자인 것은 맞지만 전 세계 고객사를 타깃으로 꾸준히 고객과 소통해 나가며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김원택 전략마케팅실장 부사장 또한 기판 사업에서 FCBGA를 통한 실적 성장을 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부사장은 "FCBGA의 계절적 회복,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CSP) 업체 및 AI 서버 투자 지속, 서버용 CPU는 점진적 회복을 전망한다"며 "FCBGA 고다층 기판 등을 2분기에 램프업 했다"며 "고부가 제품 확대, AI 가속기 관련 AI 칩 채용을 계획한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다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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