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이 2022년 파업에 임하고 있는 모습.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옛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이 2022년 파업에 임하고 있는 모습.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하청노동자, 근무여건 변함없어…임금체불·고용불안·사고 등 

[SRT(에스알 타임스) 선호균 기자] 한화오션 조선하청지회(거제·통영·고성)가 51일 파업 타결 2주년을 맞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달라지지 않은 환경에 대해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선하청지회는 파업이 끝나고 2년이 지나는 동안 조선업은 초호황을 맞았지만 하청노동자의 현실은 변함이 없다고 토로했다. 

하청노동자의 저임금은 유지되고 임금체불, 4대보험료 체납, 업체 폐업 등으로 고통은 여전하다는게 노조측의 입장이다. 

특히 중대재해는 더욱 늘어나 올해 상반기 9건의 사고로 노동자 13명이 목숨을 잃었다. 

조선하청지회는 조선소 직접생산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하청노동자의 임금과 복지가 정규직 노동자의 80% 정도는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년 6월 급여명세서.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
▲2024년 6월 급여명세서. ⓒ금속노조 조선하청지회

또 다단계하청이 아닌 안정된 고용을 보장받는 상용직 노동자가 전체 하청노동자의 70% 이상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소 사측은 인력난에 필요한 숙련노동을 이주노동자 고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선회해 해결했다. 이외에도 사외업체, 물량팀, 아웃소싱 등 다단계하청 고용은 오히려 더 늘었다. 

노조는 “그 결과 하청노동자 저임금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저임금을 견디지 못한 상용직 숙련노동자가 오히려 물량팀, 아웃소싱 등 다단계하청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하청지회 관계자는 “원청의 하청업체에 대한 횡포와 불공정거래 역시 여전하다”며 “원청이 단가, 시수, 능률 등을 일방적으로 결정해 지급하는 낮은 기성금을 가지고 하청업체는 4대보험료 납부는커녕 하청노동자 임금조차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음달 기성금을 미리 당겨받는 방식으로 원청에서 돈을 빌려 겨우겨우 임금을 지급하는 하청업체를 포함하면 하청노동자 임금체불은 드러난 체불액의 몇 배에 달할 만큼 심각하다”고 비판했다. 

조선업 노동자는 본공과 물량팀으로 나뉘는데 본공(1차하청)은 직접 고용된 데 반해 물량팀(2차하청)은 4대보험과 퇴직금 등 사회복지에서 제외돼 있다. 

또한 본공은 임금이 동결된 데 비해 물량팀은 직시급 2만원을 적용해 본공보다 임금이 높게 책정돼 조선 인력이 물량팀으로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김한주 금속노조 언론국장은 “원청이랑 대화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면 근로여건을 개선하고 기성금도 올리면서 풍부한 노동력의 건강한 조선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회사는 근로자 고용관계가 우리와 무관하니 교섭할 의무가 없다고 한다”며 “노란봉투법 등 법안으로 제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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