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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공지능(AI)이 산업계를 이끄는 핵심이 될 전망이다. 상반기까지는 AI 서비스를 생산하기 위한 기반, 즉 데이터센터나 전력 인프라 등 기업 간 거래(B2B)가 AI 분야의 주된 흐름이었다면 하반기부터는 AI를 실생활 속에서 이용할 수 있는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전략이 올해의 화두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은 '개인화'를 내세우며 '온디바이스 AI'에 집중하고 있다. 1970년대 후반 개인용 컴퓨터(PC)가 보급된 이후 IT 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것처럼 AI도 마찬가지로 개인화되며 혁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자주>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국내 대표 전자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 사가 주력하는 모바일 부문과 가전 부문에서 사용자 맞춤형 AI 제공에 나서고 있다. AI의 확산을 위한 선결과제로 보안의 중요성이 커져가고 있는 만큼 양사의 대응 방안에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6, Z 플립6. ⓒ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 Z 폴드6(왼쪽), Z 플립6. ⓒ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 AI 생태계 확대

삼성전자는 지난 1월 갤럭시 S24 시리즈를 내놓으며 AI 모바일 기기의 시작을 알렸다. '온디바이스 AI'를 활용한 통화 중 '실시간 통역' 기능을 시리즈 최초로 탑재하면서 별도의 앱 다운 없이 기본앱으로 실시간 양방향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과 협업한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기능도 탑재돼 웹 서핑, SNS, 유튜브 등 사용 중 검색 앱을 오갈 필요 없이 빠르게 정보 확인도 가능해졌다.

기본으로 구비된 '삼성 노트', '음성 녹음' 애플리케이션에 탑재된 AI 기능은 사용자가 작성한 글이나 녹음한 내용을 자동으로 요약 정리해 주는 등 업무와 학업 효율성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0일 공개된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 폴더블 폰에도 AI 기능이 적용됐다. 듀얼 스크린을 활용해 사용자와 상대방이 번역된 텍스트를 보며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폴더블만의 특장점도 살려냈다. 이번 신작에서도 구글과의 협업으로 정보 습득, 글쓰기, 계획 세우기 등 사용자 이용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갤럭시 링, 갤럭시 워치7 등을 공개하면서 웨어러블 기기에 AI 기능을 탑재해 사용자 맞춤형 헬스케어를 선보이고 있다. 갤럭시 워치7은 갤럭시 워치 시리즈 중 최초로 ‘최종당화산물 지표(AGEs Index)’ 측정을 제공해 사용자가 건강 상태를 보다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AI 서비스로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것이며 다양한 보안 솔루션으로 사용자 개인정보보호에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AI홈에서 에어컨, TV, 냉장고, 정수기, 스마트커텐, 스마트조명 등 다양한 가전과 IoT기기가 연결된 모습. ⓒLG전자
▲AI홈에서 에어컨, TV, 냉장고, 정수기, 스마트커텐, 스마트조명 등 다양한 가전과 IoT기기가 연결된 모습. ⓒLG전자

◆가전 중심 LG전자,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 '주력'

지난 2021년 4월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 LG전자는 전통적으로 강한 가전 제조 기반을 발판 삼아 스마트홈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최고기술경영자(CTO) 부문 산하에 '온디바이스 AI 사업화 태스크'를 신설했다. 해당 조직에서는 온디바이스 AI 적용 제품 확산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최근에는 네덜란드 스마트홈 플랫폼 ‘앳홈’을 인수해 AI 홈 구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가전과 센서·조명 등 IoT기기를 연결하는 앳홈의 연결성과 LG 씽큐(LG ThinQ) 플랫폼에 적용 예정인 생성형 AI를 활용해 주거공간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LG전자는 전장(차량용 전기·전자 장비)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과거 모바일사업에서 협업 관계를 이어왔던 퀄컴과 AI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지난 11일 한국을 방문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퀼컴 최고경영자(CEO)와 조주완 LG전자 CEO와의 회동이 있었다. 이 자리에서 양측은 PC와 전장 등 LG전자의 주요 제품에 탑재할 AI 반도체 기능 향상과 관련해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는 "웹OS 광고플랫폼, AI홈과 같은 플랫폼 기반의 가전 서비스·솔루션에 잇따라 진출하는 등 사업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인 투자를 지속적으로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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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C 확산 선결과제 ‘프라이버시’…보안 중요성 커져

이렇듯 온디바이스 AI가 발전하고 있지만 개인 데이터 보호에 대한 우려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의 경우 개인의 건강 지표는 물론 사용자의 평상시 생활 패턴, 말투까지 학습하기 때문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B2C는 온디바이스 AI를 중심으로 확산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다만 B2C 확산의 핵심은 개인 데이터의 프라이버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발효를 앞두고 있는 유럽 AI 규제 법안(EU AI Act)에서도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한 규정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이에 개인 정보 보호,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를 선결하는 것이 AI B2C 확산의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중요시하는 애플은 온디바이스와 클라우드를 결합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 지난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 2024에서 발표된 '애플 인텔리전스'는 온디바이스 AI와 클라우드 AI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로 운영된다. 클라우드 AI 운영을 위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형태를 도입해 보안 우려를 줄이도록 설계했다.

삼성전자 또한 최근 '갤럭시 언팩'에서 사용자 개인정보보호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삼성 녹스, 녹스볼트 등 다양한 보안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 기술 보유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Oxford Semantic Technologies)'의 인수 계약을 체결하면서 '개인화 지식 그래프(Personal Knowledge Graph)'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로 했다. 지식 그래프 기술 활용 시 데이터가 원격 서버에 업로드되지 않고 스마트폰 내에서만 운용되는데, 이를 이용해 개인정보 보호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자체 보안시스템인 ‘LG 쉴드’를 기기에 적용하고 있다. LG 쉴드는 웹(web)OS를 기반으로 중앙 서버, 앱, 운영체제 등 다양한 영역을 보안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은 국제 보안 규격인 CC 인증 EAL2, ISO/IEC DIS 18974를 취득해 성능도 공인받았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클라우드 AI와 달리 온디바이스 AI는 데이터가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아 별도의 인터넷 연결이 필요 없어 개인 정보 유출로부터 자유롭다"며 "그러나 제한된 데이터로만 AI 기능을 수행해 실시간 대응에는 한계가 있어 앞으로는 온디바이스AI와 클라우드 AI를 함께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AI' 기술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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