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픽사베이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고 있다. 거래량은 5월 기준 5,000건에 육박하며 33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아파트 매매가격은 15주째 상승했다. 이에 추세적인 집값 상승을 내다보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금리인하에도 국민 소득수준 대비 높은 집값으로 시장 분위기가 크게 반전되긴 어렵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이에 SR타임스는 부동산 전문가들을 통해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을 들어보고 심화되고 있는 수도권-지방 간 주택시장 양극화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주>


서울 아파트 거래량 3년만에 최다…"수도권 집값, 인기지역 위주 오름세"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 기준 서울 거래량은 지난 5월 5,000건에 달하며 3년 만에 최대치다. 아파트 가격도 15주 연속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고 집값이 회복세를 보이자 올해 하반기 서울 집값은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집값이 소득 수준 대비 높은 만큼 부동산 폭등기와 같은 월 1만건 이상의 거래량이나 단기간 내 집값 폭등 등 시장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서울 아파트 가격 15주째, 전세 가격 59주째 ↑ 

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4,978건의 거래가 신고됐다. 매매신고 기한이 한달이나 남은 만큼 6월 거래량이 4,512건(7월 7일 기준)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월 이후 꾸준히 늘었다. 2월 2,572건 이후 ▲3월 4,245건 ▲4월 4,392건 등 3,000건을 넘었다. 최근 5,000건에 가까워진 거래량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까지 2,000건대 거래를 기록했던 데 비해 고무적인 상황이지만 지난 10개년을 기준으로 서울 월평균 거래량이 6,000건인데 비하면 부족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오름세를 보이며 아파트 가격도 15주 연속 상승세다. 부동산 시장에선 거래량이 많을수록 거래 수요가 늘고 호가가 높아지는 만큼 매매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한국부동산원에서 발표한 7월 1주차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의 아파트값은 전주 보다 0.20% 상승했다. 전주 0.18%의 상승을 기록했던 데 비해 상승폭이 커졌다. 이는 2021년 9월 3주차 이후 145주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서울의 이같은 거래량, 가격 상승은 기준금리가 동결됐음에도 4월 이후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대로 하락한 영향이 크다. 또 신생아특례대출과 종합부동산세 완화 또는 폐지 논의 등 정책효과와 더불어 서울 인기 지역 내 똘똘한 한 채를 매입하려는 선호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세가격 상승세도 59주째 이어지고 있다. 서울 전세가격은 전주(0.19%) 대비 상승폭을 키워 0.20%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매물은 부족한 가운데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맺어지는데다 전세수요가 꾸준해 인근 단지 및 구축 단지에서도 전세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게 한국부동산원 측의 설명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 강보합세 전망 '우세'

다수의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서울 집값이 강한 매수세로 강보합세나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이들은 물가상승률이 3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해 금리인하 시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부동산 시장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생아특례대출 등 정책 효과로 회복되는 매수심리 등도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금리인하는 부동산 시장에 우호적인 요인으로 지난달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이에 따라 4분기엔 한 차례 정도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렸다"며 "상반기 서울에서 가격 상승을 주도한 곳은 강남과 한강변 단지였는데 최근엔 노원, 도봉, 강북 지역 집값도 누적변동률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지난 5월부터 주간 가격 변동률 기준 플러스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같은 점을 고려했을 때 속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 상승세에 따라 외곽지역 아파트 값도 오르는 현상이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주택시장이 금리나 대출 관리 기조 영향을 크게 받지만 주택은 필수재에 해당하기 때문에 금리 부담이 확대된다고 해서 선택하지 않을 수 없고, 매매와 전월세 중 전월세를 고른다 해도 금리 이슈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매매시장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며 "서울 내에서도 상급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 역시 "최근 늘어난 아파트 거래량에는 신혼부부, 신생아 출산 가구 특례 정책의 영향이 작용한데다 올해 더이상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직전까지 고금리 상황이 오래 유지됐던 만큼 수요자 기대나 매수심리도 회복돼 실수요자 위주의 거래가 증가할 수 있다"며 "이에 아파트 매매 가격도 전반적인 우상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을 기록하고 있지만 지역별로 강남, 용산 등 상급지의 가격 상승폭과 노원, 금천 등 지역의 가격 상승폭은 격차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서울 내에서도 거래량이 많은, 수요가 받쳐주는 지역을 위주로 가격 상승이 뚜렷하고 그에 비해 수요가 부족한 지역의 경우 오히려 가격이 하락하는 등 가격 양극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했다. 

ⓒ뉴스원
ⓒ뉴스원

서울 전세가격도 상승세…전세 매물 부족 등 영향 

최근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 상승은 전세 시장 수급 불균형과도 연관이 있다. 전세 수요 대비 부족한 공급량이 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심리를 자극하면서 매매가격을 밀어올린 것이다. 또 매매가격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전세가격은 상반기 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이달 말 임대차 2법 중 계약갱신청구권(2년+2년) 계약이 종료되는 전세 물량도 시장에 나오게 된다. 다만 이 또한 임대인들이 신규 계약 시 4년 간 올리지 못할 임대보증금까지 올려 받게 되면서 전세가격을 올리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사기로 빌라 전세시장 수요가 줄면서 아파트 전세로 수요자들이 옮겨갔고 서울 아파트 신규 입주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전세값 상승 요인이다. 다만 일각에선 하반기 시장이 우려하는 '전세대란'까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교수는 "서울 내 대다수 지역 전세가격이 오르는 최근 추세와 같은 상승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그는 "다만 시장에선 7월 말 임대차 2법 4년이 도래되는 등 영향으로 전세가격이 단기간 내 급등하거나 공급 가뭄이 오는 등 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으나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문제로 확대되진 않을 것"이라며 "세입자들이 낼 수 있는 전세 비용 수준에도 한계가 있어 집주인들의 임대보증금 상향이 단기간 내 큰 폭으로 오르기 힘들고 기존 세입자와 계약 종료된 집은 새 세입자를 찾는 매물로 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남 등 학군이 좋은 지역을  위주로 뚜렷한 상승이 보이고 그 외 지역의 전세가격 급등을 전망하긴 어렵다"고 했다. 

함 랩장도 "서울 전세가격은 매매가격 보다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는 모습인데, 이는 전세 매물이 부족한 가운데 입주물량이 줄어든 영향"이라며 "전세 보증금 5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최대 3억원까지 저리 대출이 가능한 신생아특례도 전세값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은 광역시·대도시 특정 지역 빼곤 하락할 듯"

서울 집값 상승 열기는 경기·인천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은 7월 1주차를 기준 0.10% 오르며 전주(0.07%) 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이에 올 하반기 서울이 수도권 집값 수치를 견인하는 한편 경기 지역 내에서도 인기 지역을 위주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서울로 이동 시간이 짧거나 교통여건이 우수한 지역일수록 서울의 집값 상승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 교수는 "서울 내에서도 지역별 집값 양극화가 있듯이 수도권 내에서도 지역별 가격 변동에 시차, 편차가 있을 것"이라며 "수도권 내에서도 서울과 인접한 지역 또는 분당, 판교, 하남 등 수요가 어느정도 뒷받침하고 있는 지역에선 비교적 뚜렷한 가격 우상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 외 지역은 가격 상승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수도권과 지방의 집값 격차는 여전한 모습이다. 지방은 7월 1주차 기준 전주(-0.05%) 대비 소폭 축소된 낙폭으로 -0.04% 기록을 보였다. 매수세와 전세수요가 부족한 가운데 미분양이 누적되는 등 시장 연착륙에 필요한 요인이 부족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최근 지방에서 청약을 진행한 일부 신규단지는 청약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이는 일부 지역, 일부 단지에 한정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수도권과 지방 집값 양극화는 여전할 것으로 입을 모으는 가운데 이같은 양극화가 해소되기 위해선 지방의 누적 미분양 물량 해소, 신규 입주물량의 감소와 인구 유입 등 요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 교수는 "지방은 광역시 또는 대도시 특정 지역은 보합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 외 나머지 지역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상승요인이 없기 때문인데 구체적으로 인구가 줄고  집을 매수할 매수세와 전세 수요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하반기 가격 변동과 지역별 가격차를 고려하면 연말 지방지역 주택가격 평균 자체는 소폭 오를 수 있다"고 했다.  

함 랩장은 "지방지역 전세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매매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내년 신규 입주 물량이 줄어들게 되면 상승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올해는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윤 연구위원은 "수도권이 주도한 시장 회복세가 지방으로 퍼지기 위해선 미분양 문제 해소가 필요하다"며 "이는 부동산 PF 문제와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올 하반기에도 지방지역 시장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부동산 시장 가격은 핵심 지역 먼저 오른 뒤 시차를 두고 그 이외 지역으로 번지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가격 편차가 양극화로 보일 수 있겠으나 가격이 회복되는 과정 속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시장 키워드는 '금리·공급량·분양가' 

전문가들은 하반기 집값에 작용할 대표 요인으로 기준금리, 주택공급량과 전세 가격, 신규단지 분양가 등을 꼽았다. 

김 교수는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작용할 가장 큰 요인은 금리"라며 "과거 길어야 1년이었던 금리 인상, 고금리 기조가 최근엔 그 이상 유지됐었고 이로 인해 소비심리를 위축시켰다. 하반기 금리가 보다 안정되면 기대심리, 소비심리 활성화가 시장에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 급등기 이후 하락한 집값으로 빚을 떠안는 이가 늘어나고 지역에 따라 가격 편차가 커지는 것을 시장이 경험했기에 앞으로는 '집값은 시간이 지나면 오른다'는 식의 기대심리가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며 "집값이 오를 것이라 예상되는 특정지역 15%~20%에 기대심리가 몰리고 그 외 지역엔 전국 집값이 오르던 때와 같은 수요 유입은 발생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함 랩장은 "공급량과 전세가격이 기존 주택 시장 매매가격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경우 아파트 입주물량이 지난 5년 평균 약 3,8000가구인데 비해 올해 입주량은 60%대에 그치고 있다. 인허가, 착공, 공급량의 부족은 분양 대기 수요가 전세시장으로 옮겨가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최근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는 전세가격 또한 매매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윤 연구위원은 "신축 분양가격은 인건비와 자재가격, 금융비용 등을 반영하고 최근엔서울 기준 3.3㎡당 분양가격이 4,000만원 수준으로 뛰어 올랐다"며 "신규 단지 분양가에 따라 인근 단지 시세도 움직이는 만큼 신축 분양가격이 대표적인 시장 가격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