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환 지원금·금융사 알뜰폰 진출…업계 "한숨 돌릴 틈 없어"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번호이동 전환 지원금 도입과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저가 요금제 출시 등으로 알뜰폰 업계가 고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자본력과 혜택에 강점을 가진 금융권에서 알뜰폰 시장에 진입하면서 기존 사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최근 알뜰폰 가입자 수 증가폭이 크게 감소했다.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 이동한 가입자 수도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과기정통부 무선 통신서비스 4월 통계 현황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달 보다 0.5% 늘어난 921만2,800여명으로 이통3사보다 가입자 유입 폭이 컸다. 이 기간 이통3사의 가입자수 증감률은 SK텔레콤과 KT가 각각 0.05%, 0.06% 감소했으며 LG유플러스는 0.02% 증가했다. 이통사 번호이동 전환 지원금 시행 이후 알뜰폰 가입자 유입 폭은 컸지만 지난달에 비해 증가 폭은 줄어들었다.
다만 알뜰폰 가입자 수 증가 폭은 올해 초 12만6,014명, 2월 12만4,993명, 3월 19만4,117명씩 늘던 추세에서 4월 4만6,141명으로 크게 줄었다.

알뜰폰을 떠나 이통사로 넘어간 가입자는 늘어났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5월 이통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 이동한 가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2% 감소한 7만3,727명, 알뜰폰에서 이통사로 넘어간 가입자는 5만9,276명으로 오름세다. 이같은 추이는 올해 초부터 지속되고 있다.
알뜰폰 순증 가입자 수는 1만4,451명으로, 전월(2만158명) 대비 28.3% 줄었다. 올해 들어 1월 7만8,060명, 2월 6만5,245명, 3월 4만5,371명으로 매달 순증 규모는 지속 내림세를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알뜰폰 가입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는 이유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번호이동 전환지원금 정책이 본격화되고 정부의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이통3사에서 2만원대 5G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저렴한 요금제로 선방했던 알뜰폰 업계의 경쟁력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알뜰폰 업계는 제휴카드 할인혜택, 0원 요금제, 프랜차이즈 카페 결합 요금제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출시하며 가입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애초에 통신망 이용료 등으로 큰 마진을 남기기 쉽지 않은 구조 속에서 혜택으로 차별화를 두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더해 최근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대형 금융사에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면서 알뜰폰 업계 내 중소 사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2019년 규제 샌드박스 적용으로 처음 통신시장에 진입한 KB국민은행의 ‘리브모바일’은 은행 거래 실적에 따라 통신 요금을 할인해 주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고 기존 금융업 고객 응대 경험을 바탕으로 업계 최대 규모의 ‘고객 응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컨슈머인사이트가 진행한 2024년 상반기 통신사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리브모바일’은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고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모바일’ 또한 ‘24시간 고객센터 운영’과 프로모션·이벤트에서 높은 점수를 보이며 3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최근 우리은행이 LG유플러스의 통신망을 끌어와 알뜰폰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로 했다. 올해 안 사업 오픈을 목표로 LG유플러스와 현재 세부적인 업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은 이통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은 높지만 고객 사용량 맞춤 요금이기 때문에 박리다매식일 수밖에 없다”며 “통상 금융업계는 알뜰폰 사업이라는 수단을 통해 이용자를 확보하고, 본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연계된 프로모션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 금융위원회가 은행의 부수 업무로 알뜰폰 서비스를 인정하면서 다른 시중은행들도 알뜰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이라는 게 알뜰폰 업계의 중론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의 알뜰폰 사업 진출은 애초에 공정성과 형평성 측면에서 어긋난다”며 “금융사들이 막강한 자본력과 신뢰도를 바탕으로 저가 요금제에 다양한 금융상품을 결합해 시장을 교란할 수 있는 상황에서 대다수 중소 사업자들은 경쟁 대응할 수 있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금융사들은 알뜰폰 사업 시 이통 자회사나 대기업계열 사업자들이 받는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전업 통신사들은 규제 없이 시장 진입을 허용해도 되는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수익을 내려면 도매 대가를 낮추거나 요금제를 올릴 수밖에 없는데 이런 이슈들로 경쟁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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