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24. ⓒ삼성전자
▲갤럭시S24. ⓒ삼성전자

MX 사업부 ‘밸류 이노베이션팀’ 구성...조만간 진출 예상

갤럭시 중고 ‘가치 증대’ 나타날 듯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삼성전자가 국내 중고폰(리퍼폰) 시장에 진출하기로 하면서 기존 리퍼폰 업체와의 차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리퍼폰 업체들이 1년 이상의 무상 수리 보증을 자체적으로 제공하고 개인정보보호 정책을 운영하며 시장 신뢰도가 제고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획기적인 제조사 메리트를 내놓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모바일경험(MX) 사업부에 갤럭시 밸류 이노베이션팀을 구성했다. 국내 리퍼폰 사업 실무와 함께 신제품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취지다. 

이러한 행보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요구에 대한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삼성이 해외에서만 리퍼폰 사업을 하고 있는데 국내 출시도 검토하라는 지적에 강봉구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국내 리퍼폰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글로벌 리퍼폰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신형 스마트폰이 이전 모델과 차별화된 기능은 없으면서 가격은 상승하다 보니 새로운 기기를 구매하기보다 가격이 저렴한 리퍼폰 구매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다만 리퍼폰 시장의 경우 업체뿐만 아니라 개인 간 거래도 활발해 정확한 규모를 추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리퍼폰 시장에 진출하면 관련 통계 구축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S23+, 이통사 ‘55만원’인데 미국선 ‘120만원’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리퍼폰 사업을 하고 있다. 반품된 정상 제품이나 불량품, 중고 제품을 재정비해 정상가보다 싼값에 판매 중이다. 

4일 기준 삼성전자 미국법인 홈페이지에서 ‘갤럭시 S23 플러스’ 모델(512GB) 리퍼폰 가격은 869달러(119만4,000원)다. 정가(147만4,000원) 대비 19% 저렴하다. 다만 이동통신사에서 운영 중인 리퍼폰 대비 가격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동통신사 중고폰 플랫폼에 '갤럭시 S23+' 시세 검색 결과. ⓒ민팃, 굿바이, 셀로
▲이동통신사 중고폰 플랫폼에 '갤럭시 S23+' 시세 검색 결과. ⓒ민팃, 굿바이, 셀로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자회사 또는 제휴를 맺는 형식으로 중고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사인 SK네트웍스는 ‘민팃’을 통해 중고폰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KT는 중고폰 거래 플랫폼 ‘굿바이’와 제휴를 맺고 위탁 판매를 하고 있으며 LG유플러스는 자회사인 미디어로그의 ‘셀로’를 통해 중고폰을 판매하고 있다. 

3사가 운영 중인 플랫폼을 통해 동일 모델을 검색한 결과 최고가 기준 민팃은 54만원, 굿바이와 셀로는 각각 55만원, 54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가 대비 62% 낮은 가격이며, 삼성의 미국 리퍼폰 가격 대비 54% 낮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증 중고차 사업처럼 제조사에서 리퍼폰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신뢰성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단말기 부품을 교체해 품질을 향상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삼성 미국법인 홈페이지에서 리뉴드폰을 구매 시 포함된 혜택들. ⓒ삼성전자
▲삼성 미국법인 홈페이지에서 리뉴드폰을 구매 시 포함된 혜택들.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미국 리퍼폰 구매 시 ▲유튜브 프리미엄 2개월 무료 ▲라디오 구독 서비스 ‘시리우스XM’ 4개월 무료 ▲동영상 편집 앱 루마퓨전 50% 할인 ▲어도비 라이트룸 2개월 이용권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 리퍼폰 론칭을 앞둔 삼성전자가 가격은 소폭 낮추되 제조사 품질 보장 및 새 제품에 못지않은 혜택을 제공한다면 리퍼폰 시장에 차별성을 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수석 연구원은 "삼성이 직접 국내 리퍼폰 사업에 진출하면서 품질 인증 및 가격 관리를 통해 중고폰 가격과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갤럭시 리퍼폰은 기존 아이폰 대비 중고가격이 심하게 하락했었는데 이에 대한 가치 증대도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리퍼폰 사업 진출은 알뜰폰 업체들에도 수혜를 가져다줄 수 있다. ‘알뜰폰+자급제’로 사용하던 고객 수요가 제조사 인증 중고폰 진출로 고객 가입 수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이통사의 신형 단말기 판매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가 중고폰을 판매할 경우 이통사가 약정과 함께 판매하는 신형 단말기와 경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국내 리퍼폰 사업에 진출한다해도 이동통신업계에 크게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통상 디바이스 업체는 제품을 대리점에 직접 공급하고 소비자가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대리점에서 리퍼폰으로 마진을 남기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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