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롯데바이오로직스 주도…신동빈 회장 장남 신유열 전무 행보 관심
CJ, CJ바이오사이언스 중심 사업 전개…CJ제일제당, 별도 바이오 부문 운영
대상·오리온, 식품 사업에서 바이오 사업 확장에 업계 주목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식품업계가 바이오에 꽂혔다. 식품업체의 바이오 사업은 기업들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가치 선점, 신성장 동력 확보의 일환으로 전개되고 있다. 다만 바이오 사업의 경우 승산을 보기 위해서는 단계적인 임상 시험 등으로 막대한 투자금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대표적인 하이리스크 사업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바이오 사업에 무턱대고 손을 댓다가는 자칫 재무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식품업계의 바이오 사업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식품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대상·롯데·CJ·오리온 등이 바이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롯데의 경우 지난 2022년 설립된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중심으로 바이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롯데바이로직스는 지난 2022년 6월 7일에 설립돼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을 주 영업목적으로 한다. 설립된 지 2년이 채 안된 신설법인이다.
다만, 지난 2022년 영업손실 222억원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26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줄곧 바이오를 강조해온 만큼 그룹 차원에서 힘을 실어주는 사업으로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가 올해 초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 선임되기도 했다. 그는 롯데지주의 미래성장실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을 겸직하고도 있는데 오너 승계 작업과도 맞물려 있다.
CJ그룹의 바이오 사업은 CJ제일제당의 레드바이오(Red Bio, 제약·헬스케어) 법인 CJ바이오사이언스(옛 천랩)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CJ제일제당이 별개로 바이오 부문을 운영하고도 있다.
앞서 CJ그룹의 바이오 사업을 이끌던 CJ헬스케어가 있었으나 지난 2018년 한국콜마에 인수됐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21년 천종식 대표의 천랩을 약 983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8월 유상증자 참여를 통해 지분율 45.44%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신약개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다만, CJ그룹의 바이오 사업은 인수 이후 줄곧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 영업손실 101억원에서 2022년 영업손실 332억원, 지난해 영업손실 320억원이다. 그럼에도 CJ바이오사이언스에 자금 투입은 지속됐다. 지난해 5월 CJ바이오사이언스는 R&D 투자 재원 확보를 목적으로 약 650억원, 323만3,830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2월 사내벤처 사무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CJ바이오사이언스로부터 서울시 강남구 소재 이노플레이(옛 천랩타워)를 331억500만원에 매입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이 CJ바이오사이언스 인수, 유상증자, 건물 매입 등에 투입한 자금은 1,000억대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대상·오리온이 바이오 사업에 손을 뻗치는 것과 관련해서는 뜬금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타 기업의 경우 계열사가 워낙 많고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었던 반면 대상·오리온은 식품을 주력으로 삼아왔던 기업이기 때문이다.
대상은 소재사업에서 바이오 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매출에서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상은 청정원·종가 등 브랜드를 중심으로 식품사업에 주력하는 가운데, 연결 기준 매출비중은 85.2%로 압도적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식품부문 매출액이 3조4,995억(85.2%)이고 소재부문 매출액이 1조 3,127억(32.0%)이다.
소재사업은 전분 및 당류를 생산하는 전분당 부문과 MSG, 아스파탐, 라이신 등 아미노산을 생산하는 바이오 부문으로 구성돼있다. 바이오부문은 바이오 부문은 MSG, 핵산, 아스파탐, L-페닐알라닌, L-글루타민, L-알기닌, L-히스티딘, L-트립토판 등의 사업을 영위하면서 글로벌 공급에다 생활용품, 건강식품, 의약 원료 등의 사용 영역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한편, 대상그룹의 지주사인 대상홀딩스는 지난해 12월 항진균제 신약 개발 기업 앰틱스바이오와 총 75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맺고 레드바이오 사업에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재 분야의 역량을 기반으로 항노화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리온은 올해 3월 글로벌 제약기업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리가켐바이오)의 지분 25.73% 인수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주식대금 5,485억원의 납입을 완료했다. 오리온은 "식품 사업과 함께 바이오 사업의 핵심 축을 마련함으로써 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그룹의 지속 성장을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온은 2017년 6월 1일을 분할기준일로 존속회사인 오리온홀딩스(구 오리온)에서 인적분할됐다. 당시 식품사업부문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였다. 이 가운데 다만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인수 소식이 알려졌던 올해 1월 당시 오리온 주가는 급락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1월 16일 하루에만 주가가 11만7,100원에서 9만6,600원으로 17.51% 떨어지면서 8,000억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증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가켐바이오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2021년 영업손실 277억원, 2022년 영업손실 504억원, 지난해 영업손실 808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
오리온이 인수한 리가켐 1분기 실적이 흑자전환하면서 부담을 일부 털어냈다. 리가켐의 올해 1분기 세전이익 97억, 영업이익 28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동시에 오리온홀딩스에서도 기타 사업부문으로 바이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대장암 체외진단 키트, 결핵백신,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수행과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오리온홀딩스의 제과·영상·지주·기타부문 중, 바이오 사업 등을 영위하는 기타부문은 지난해 3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오리온 측은 “오리온홀딩스의 기타부문 35억원 손실은 홀딩스 전년도 영업이익 4,054억 가운데 1%도 안되는 금액으로 재무적으로 부담되는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 [유통재벌 톺아보기-①롯데] 뉴롯데 이후 주가 하락·재무건전성 '흔들'
- 신동빈 회장 장남 신유열 전무,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 선임
- 손경식 CJ제일제당 회장 "식품·바이오 초격차 역량 강화"
- CJ제일제당, CJ바이오사이언스 이노플레이 매입
- 오리온, 글로벌 제약기업 리가켐바이오 인수 완료
- 오리온, 1분기 영업익 1,251억원…전년비 26.2%↑
- CJ, 1분기 영업이익 5,762억원…전년비 74.9%↑
- CJ제일제당, 슬라이스 형태 스팸 닭가슴살 선보여
- 대상, 2분기 이익 개선세 전망…"하반기 글로벌 확장 더 힘쓸 것"
- 오리온, 제철 과자 포카칩·스윙칩 판매량 최고치 기록
- 오리온, 상반기 실적 '선방'에도…주가는 하락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