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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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현장·근로자 피해 아직 없어…상황 예의주시”

호르무즈 해협 피해 여부가 관건…“계약 더디고, 항로 돌려야”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이란과 이스라엘 충돌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자 국내 건설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중동은 국내 건설사 해외건설 수주 비중이 가장 큰 지역이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아직까지 이란과 이스라엘 주변국을 포함해 중동지역에서 현장 중단이나 근로자 피해는 없다고 한다. 다만 업계는 확전으로 인한 현장 안전, 유가 상승 등 후속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인접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안보 문제가 커져 항로 이용이 어려워질 경우 사업비와 기간이 늘어나는 등 타격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 13일 이스라엘 영토를 겨냥해 직접적인 군사 공격을 단행했다. 중동 지역은 국내 건설사의 수주 텃밭인 만큼 건설사들은 확전 가능성을 지켜보며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최근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수주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날 해외건설협회 2024년 1분기 수주실적 보고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건설사 해외수주액은 55억2,000만 달러(7조6,450억원) 규모다. 이 가운데 약 43,6%(24억만 달러)가 중동 지역 수주다. 지난해 1분기 중동 수주 금액(2억4,400만 달러·1조7,230억원) 보다 93.1% 늘어난 것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하마스 간 무력 충돌 때와 같이 중동지역 현장과 근로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큰 피해는 없으나 네옴 등 국내 건설사의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확전 등 지정학적 불안감이 이어진다는 게 수주영업에 있어 바람직한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이란-이스라엘 충돌로 중동 현장과 수주영업에 직접적인 타격 보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자재·수송비 인상 등 간접적 피해 우려가 더 크다는 목소리도 있다.

중동이 전 세계 원유 생산 3분의 1을 담당하는데 이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중 세 번째로 많은 양의 원유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라크·이란·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의 수출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나고있다.

또다른 관계자는 “직접적인 현장 피해 보다 인근 해협 등 피해로 유가가 오르고 원재자 가격과 수송 비용이 늘어나는 걸 더 염려하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경우 이란 등 중동 국가로 들어가는 유조선이나 운반선 대부분이 통과하는 곳으로 봉쇄 시 전 세계 물류망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도 현지 근로자 및 현장 피해를 우려해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중동국가 담당실에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고 보고된 피해 상황은 아직 없다"며 "예의주시하며 추가로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협회 관계자도 "중동에서는 사우디 네옴시티, 카타르 기반시설 공사 등 굵직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데 직접적 피해가 없고 안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타격이 있을 경우 직항으로 들던 물류비용이 남아공을 거쳐 돌아가는 항로로 바뀌기 때문에 굉장히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 상승은 건설사에게 양날의 검"이라며 "유가가 일정 수준이상 오르면 오일머니가 늘면서 발주여력이 증가한다 볼 수 있겠으나 문제는 발주 여력이 있어도 정세가 불안정하면 계약 등 사업 추진 과정 안에서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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