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대우건설 본사 사옥. ⓒ각사
▲현대건설, 대우건설 본사 사옥. ⓒ각사

코로나19, 내전 등 외부 리스크로 사업 진행률 저조…완성기한 넘겨

"아프리카 시장 가치 충분…내전·치안·재정 문제 완전 해소는 아직"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수주 개척지로 불리던 아프리카에서 진출했으나 내전과 같은 악재를 만나며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아프리카는 정치 경제적 발전과 신흥 자원개발 시장으로 잠재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일부 사업장은 각종 변수로 인해 사업 진행이 장기간 중단됐다. 특히 리비아, 모잠비크, 알제리 등 일부 사업장은 준공기한이 한참 지났음에도 공사 진행률은 50%를 밑돌고 있다. 국내 건설사들은 현재 사업 재개를 위해 발주처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수주한 대규모 공사가 준공 기한을 지났음에도 공사 진행률은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건설은 '아프리카 리비아 트리폴리 웨스트 화력발전소 사업'과 '알제리 우마쉐 1,300MW 복합화력발전소 사업'에서 절반 이하 진행률을 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이 2010년 7월 계약한 리비아 트리폴리 웨스트 화력발전소 사업은 지난 6월 30일이 완성기한이었으나 현재 진행률은 28% 수준이다. 리비아 전력청이 발주한 이 사업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중심에서 약 20㎞ 떨어진 지역에 화력발전소를 짓는 사업으로 리비아 지역 전력 소요량 충족을 위해 추진됐다. 

알제리 우마쉐 1,300MW 복합화력발전소 사업도 내년 1월 14일이 완성기한으로 계약상 기한까지 약 6개월이 남은 상황이지만 진행률은 42%에 불과하다. 이 사업은 알제리 국영 전력청(Sonelgaz) 산하 자회사인 하이엔코(HYENCO)가 발주한 공사로, 비스크라(Biskra)주 우마쉐 지역에 약 1,300MW 용량의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계약일은 2020년 1월로 당초 공사 계획은 5년(60개월)이었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들 현장은 내전과 코로나19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지연됐다. 현재 리비아 현장의 경우 공사를 재개했으며 알제리 현장 또한 발주처와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리비아 트리폴리 지역 현장은 내전으로 인해 현장이 오랜 기간 중단됐고 현지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지난 5월 공사를 재개하고 있다"며 "이 사업은 1, 2단계에 나뉘어 진행되는데 1단계 사업의 경우 내년 3월께 완료되도록 계획되어있다"고 말했다.

이어 "알제리 우마쉐 복합화력발전소 사업은 2020년 1월 수주 직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공사가 지연돼왔다"며 "해당 현장 또한 지연 사유가 분명해 발주처와 계약 연장을 할 예정으로 공사 재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두 현장의 경우 외부 리스크로 지연이 됐으나 현재는 공사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우건설은 리비아에서 즈위티나(Zwitina) 복합화력 발전소 공사, 모잠비크에서 LNG AREA 1 사업을 수주, 완성기한을 넘겼으나 제대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리비아 즈위티나 복합화력 발전소 공사는 대우건설이 2010년 수주해 2013년 계약을 체결했다. 즈위티나 복합화력발전소는 총공사금액 5,116억원(4억3,800만 달러)로 리비아 도시 벵가지(Benghazi) 남서쪽 140㎞ 지점의 즈위티나(Zwitina) 지역에 750㎿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공사다. 대우건설은 당초 계약상 이 공사의 완성기한이 2018년 12월 31일이지만 현재 진행률 32.5%로 5년이상 기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모잠비크 LNG AREA 1 사업의 경우도 2020년 12월 계약을 체결, 올해 2월 24일까지가 완성기한이었으나 진행률은 3% 수준이다. 사업이 시작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모잠비크 모잠비크 LNG Area 1 프로젝트는 모잠비크 최북단 Palma 지역 Afungi Industrial Complex에 연산 6,400만톤 규모 LNG 액화 Train 2기 및 부대설비를 짓는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이중 철골과 기계, 배관 등 핵심공정분야 시공을 맡았다. 사업주는 글로벌 석유회사 프랑스 토탈, 모잠비크 국영 가스공사 등 7개사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리비아 즈위티나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은 2011년 민주화 혁명과 내전으로 국내 건설사들이 일괄 리비아에서 철수하며 중단된 바 있고,  이어 2013년 치안 안정되며 공사 계약을 다시 맺었으나 1년 뒤 다시 동·서 지역간 갈등으로 중단됐다"며 "리비아 현장은 10여년 간 재개를 위한 노력을 거듭했으나 치안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지 않았기에  본격적인 재개는 어려워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잠비크 현장은 사업이 시작될 시기에 반군 세력으로 치안 우려가 생기며 발주처가 현장에서 철수했고 시공사도 남아있을 수 없어 중단했던 현장"이라며 "하지만 최근엔 모잠비크 내 치안이 비교적 안정된 것으로 전해졌고 지난달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와 모잠비크 대통령이 만남을 갖는 등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 발주처도 현장에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현장 재개를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아프리카 시장이 국내 건설사들의 저변 확대가 가능한 시장이지만 ▲내전으로 인한 치안 문제와 부족한 재정 ▲정부 역할의 부재 등 리스크가 남은만큼 단기간 내 수주를 활성화 하긴 어렵다고 분석한다. 

김화랑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북아프리카는 내전으로 인해 사업이 중단되는 사례가 많다. 특히 리비아의 경우  카다피 사후에도 정부가 여러 갈래로 갈려있어 타 지역보다 내전 영향이 컸다"며 "리비아는 아랍의 봄 혁명 이후 치안 상황이 안정화 되고 있으나 사실상 정부가 무정부 상태인데다 대형 홍수를 겪는 등 정부 재정이 열악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프리카 내에서도 국가별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국내 건설사가 단기적 진출이 아닌 중장기적 진출을 계획하고 철저한 준비를 통해 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라며 "다만 내전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종식 되지 않은 상황에선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만큼 건설사들이 시장 진출 또는 신규 수주에 관심을 갖거나 염두하기엔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현재 아프리카 지역에서 국내 건설사의 수주 활동이 위축됐다고는 보이지만 하반기 전망이 부정적이진 않다"며 "아프리카와 마찬가지로 국내 건설사의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에서도 내전 등 외부 리스크는 있으나 나라별 상황이 다르고 모든 지역 치안이 위협이 되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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