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지 공장·법인 설립, 수출 다변화 '방점'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100% 관세를 다음달부터 부과하겠다고 선포하면서 관세 불확실성 리스크가 또다시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발 관세 변동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우리 식품업체들은 해외 현지 공장과 법인 설립·메인스트림 확보·수출 다변화 등을 통해 고율 관세 피해 최소화를 강구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중국에 다음달부터 관세 100%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는 적대적 행위"라며 이같이 선포했다.
현재 미국의 대중관세는 평균 55% 수준으로, 이에 100% 관세 부과 시 평균 155%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즉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산 제품의 경우 제품가격의 2배 가까이 관세가 붙는 셈이다. 이는 실상 양국의 무역단절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중국은 "맞대응"하겠다고 미-중 관세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7월 한미 관세 협상이 큰틀에서는 기존 25%에서 15%로 내리기로는 했다. 다만, 이에 대한 조건으로 우리나라가 미국에 3,500달러(약 486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내걸었다. 이와 관련 아직 한미간 협상이 완료되지 않은 터라 관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특히 우리나라 식품제조유통 기업들은 국내시장 포화 속에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꾸준히 수출을 늘리고 있어 실상 관세 영향권에 들지 않은 기업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더군다나 수출 위주의 기업들에게만 리스크가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보면 고율 관세에 따라 수출경쟁력이 저하돼 한국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 대미수출은 관세영향으로 지난 7월 미국향 농식품 수출이 2년여 만에 전년비 약 7% 가량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출 위주의 우리나라가 관세부과로 수출 경쟁력이 떨어지게 되면 한국 경제 성장동력이 저하되기 마련이고, 이는 전체 경기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기침체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관세에 직격탄을 받는 것은 해외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이다. 게다가 관세 리스크 고조에 따라 환율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우리 식품기업들의 원자재 수입부담이 가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날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34원까지 치솟으며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환율 급등세는 미-중 갈등이 촉발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이 높으면 우리 식품기업들이 원자재 수입시 비용이 더 들어 결국 영업이익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다분하다. 국내 주요 식품기업은 미국에서 밀, 옥수수 등 곡물을 수입하고 있다.
이에 우리 식품기업들은 해외 현지 공장·법인 설립과 현지 메인스트림 확보, 수출 다변화 등을 통해 관세 리스크 최소화를 강구하고 있다.
국내 주요 식품제조기업인 CJ제일제당의 경우, 미국에 공장을 두고 생산하고 있어 관세 타격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미국뿐 아니라 헝가리 유럽 일본 등으로 수출다변화하고 있다. 최근 이재현 회장이 유럽현장경영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유럽 만두 수요에 대응하고 생산 품질을 표준화하기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에 '유럽 K-푸드 신(新)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를 통해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해 유럽 시장에 판매하고 추후 비비고 치킨 생산 라인도 증설할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K라면 판매량 증가로 지난해 해외매출 비중만 해도 전체매출의 80%에 이를 정도로 수출물량이 많아 관세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삼양식품은 지난 4월 트럼프발 25% 상호관세 부과 예고가 있을 때부터 관세 대응TFT를 마련하고 미국 관세와 환율, 원자재 가격 변동 등 시장 요인이 혼재돼 있는 상황인 만큼 글로벌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고자 최고경영진급(C레벨) 조직신설과 직책신설을 단행했다. 하지만 관세우려보다는 성장하고 있는 수출모멘텀이 부각되는 것으로 분석된다. '불닭' 열풍은 여전하다는 점에서다. 밀양1공장과 함께 올해 6월 가동시작한 밀양2공장을 통해 수출캐파를 키우기도 했다.
지난 2분기 삼양식품의 실적만 봐도 미중 관세 이슈에도 이연물량 반영과 국내 재고 최소화 기조로 수출 성장세가 지속됐다는 점 때문에 성장했다. 이에 증권가는 후년까지도 삼양식품의 캐파 증설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이 작용하나 수출 확대 가시성이 높은 만큼 중단기 주가 우상향 추세는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농심 역시 이미 미국 제1, 2공장을 두고 생산라인을 증설해왔기 때문에 관세 영향을 덜 받게됐다. 동시에 농심은 유럽 네덜란드 법인 설립 등으로 수출국가 다변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현지공장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 관세영향이 달라질 듯하다"며 "K푸드 인기에 따라 수출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K푸드 열풍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프리미엄으로 포지션돼 있어 관세로 가격경쟁력이 저하될 우려도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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