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서울 중구 SK텔레콤 사옥·KT광화문 이스트 사옥·LG유플러스 용산 사옥. ⓒ각 사
▲(왼쪽부터) 서울 중구 SK텔레콤 사옥·KT광화문 이스트 사옥·LG유플러스 용산 사옥. ⓒ각 사

민팃·KT M&S·미디어로그, 솔루션 차별화 전략 ‘눈길’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중고 휴대전화 안심거래 사업자 인증 제도가 이달 시행될 전망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이동통신3사 자회사들과 관계사들이 해당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월 넷째주부터 안전한 중고 단말 거래·이용 환경 조성을 위한 중고 단말 안심거래 사업자 인증제의 시행을 앞두고 있다. 중고폰 안심 거래 사업자 인증제는 이용자 보호 요건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중고 휴대전화 유통 사업자를 안심거래 사업자로 인증해 주는 제도다.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해 스마트폰 데이터 삭제를 의무화하고, 중고 휴대전화 거래사실 확인서를 발급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제도가 마련되면 현재 중고 휴대전화 사업을 진행 중인 다수의 업체들의 참여가 예상된다. 현재까지 SK네트웍스 자회사 민팃, KT 자회사 케이티엠앤에스(KT M&S),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 등의 참여가 예상된다. 최근 인증 중고 휴대전화 판매를 시작한 삼성전자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국내 중고 휴대전화 시장 규모는 거래량 및 거래 금액 측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중고 휴대전화 거래량은 778만대로2021년 682만대, 2022년 708만대에 이어 지속 증가세다.

해외도 분위기는 유사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 세계 중고 휴대폰 시장 규모는 2022년 505억달러(약 74조원)에서 2033년에는 1,720억달러(약 250조원)로, 세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연평균 11.9%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티 포렌식 솔루션 도입 ‘핵심’…LG유플, 외산 솔루션 차별화

중고폰 안심 거래 사업자 인증제가 시행되면 중고폰 사업자는 매출 규모와 상관없이 정부가 정한 절차에 따라 인증을 받아야 한다. 그중에서도 중고폰 속 데이터를 완전히 삭제하는 안티 포렌식 솔루션 도입이 필수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중고폰 유통3사인 민팃, KT M&S, 미디어로그는 각각의 안티 포렌식 솔루션을 운용 중이다. 민팃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민팃 세이프 앱’을 활용하고 있으며, KT M&S는 국내 스타트업이 만든 솔루션을 일부 개선한 ‘굿바이 클리너’를 도입했다. LG유플러스의 자회사 미디어로그는 글로벌 기업인 블랑코의 안티 포렌식 솔루션을 채택했는데, 이들 가운데 유일하게 외산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SK네트웍스의 자회사인 민팃은 ‘민팃 세이프 앱’을 독자적으로 개발했으며, 이 앱은 글로벌 정보보안 전문기관인 자산폐기정보보안협회(ADISA)로부터 기술 인증을 획득해 보안성과 신뢰성을 입증받았다.

이통3사와 제휴를 맺은 민팃은 2023년 말 기준 전국 휴대폰 대리점 등에 ATM 기기 6,222대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ATM 기기는 중고폰 거래를 희망하는 소비자가 비대면으로 단말기 상태 확인과 가격 책정 등을 담당하며, 회수 단말기 속 데이터를 민팃 세이프 앱으로 삭제한 후 별도 확인서도 발급해 준다. 다만 민팃은 지난해 당기 순손실이 109억원으로 전년 14억원 대비 95억원 확대된 점은 부담이다.

민팃 관계자는 “민팃이 중고폰 시장 내 선도적 위상 확보와 리사이클 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지난해 장기재고 손실처리 및 자산 효율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중고폰 매매 플랫폼 '굿바이'를 운영 중인 KT M&S는 안티 포렌식 솔루션인 '굿바이 클리너'를 전국 270여 직영 매장과 KT닷컴 중고폰 보상 서비스 고객 대상으로 제공 중이다. 굿바이 클리너는 디지털 포렌식 원천 기술을 보유한 국내 스타트업과 기술 제휴해 만든 KT M&S의 독자적인 완전 삭제 솔루션이다. 기술 개발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 운영은 스타트업이 맡고, KT M&S는 매달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굿바이 클리너는 기존의 데이터 삭제를 위해 다른 데이터를 그 위에 덮어 씌우는 방식이 아닌, 데이터 영역 헥사 값들을 모두 제로필(00)로 채워 넣은 방식이다. 굿바이 클리너를 실행할 경우, 스마트폰 속 전화번호부, 통화내역, 녹음, 문자, 문자메시지(SMS), 금융인증서, 각종 로그인 정보 등 데이터를 모두 복구 불가능하게 지운다. 데이터 삭제 후에는 확인서를 발급한다.

KT M&S 관계자는 “작년 10월 고시된 과기정통부의 인증기준에 따라 중고폰 안심거래 인증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로그는 지난 2023년 1월 중고폰 시장에 진출을 위해 온라인 중고폰 매입 서비스 ‘셀로’를 출시했으며, 그해 12월 셀로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했다. 글로벌 IT 기기 진단 및 데이터 완전 삭제 전문 기업인 블랑코의 솔루션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블랑코의 기술은 암호화된 데이터 위에 난수 데이터를 덮어쓰는 방식으로 중복 복구를 원천 차단하며 데이터를 완전히 삭제한다. 이 기술은 영국, 독일, 미국 등에서 국제 삭제 인증 특허를 취득했으며, 미디어로그가 해당 솔루션을 선택한 데에는 이러한 글로벌 인증과 풍부한 해외 경험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디어로그는 올해 2월 기준 수도권 지역에 ‘우리동네 중고폰 진단센터(U+진단센터)’를 전국적으로 총 100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에서는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데이터 삭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민팃이나 KT M&S에 비해 서비스 거점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처럼 주요 중고폰 업체가 안티 포렌식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는 것은 새롭게 시행되는 관련 법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각 사는 서로 다른 방식의 솔루션으로 인증제에 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폰이 인증제로 제도권 안에 들어오면 삼성전자 등 휴대전화 제조사가 인증 중고 사업자에게 부품과 소재, 자재를 보급해 정상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기존에 음성화돼 있던 중고폰 사업이 양성화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중고 휴대전화 단말기가 활성화 되면 알뜰폰 사업자들에게도 굉장히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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