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리익스프레스 이어 테무도 한국셀러 ‘정조준’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올 들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이른바 ‘C커머스’의 국내 시장을 겨냥한 행보가 심상찮다.
한동안 초저가 전략으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며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수를 한층 늘렸다. 앱·소매시장의 사용자 행태 분석 데이터 제공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공개한 지난해 결제 추정금액은 알리익스프레스 3조6,897억원, 테무 6,002억원으로 전년 대비 85% 훌쩍 뛴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인천본부세관이 인천항 해상특송물류센터 개장 1년을 맞아 그간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인천항 반입물품은 중국발 전자상거래 화물이 대부분(99%)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커머스업체들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주요 쇼핑몰 반입 물량은 기존 4,953만건에서 1만3,718만건으로 177% 폭증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난해 큐텐그룹 티메프 사태 논란으로 반등 효과를 얻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다른 일각에서는 지속되는 고물가에 여전히 위축된 소비심리가 다시금 C커머스의 초저가 전략에 눈을 돌리게 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C커머스 업체들은 여러 전략을 내세워 ‘한국셀러 모시기’에 나서면서 한국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앞서 2023년 10월 한국상품 전문 오픈마켓 케이베뉴(K-Venue)를 개설하고 1,000억페스타, 브랜드 데이, 타임딜 등으로 한국셀러에 공을 들여 온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달에는 글로벌 셀링 프로그램을 본격 시행하며 한국셀러의 해외진출을 지원한다.
글로벌 셀링은 한국의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들이 해외시장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첫 판매 시장으로는 미국, 일본, 스페인, 프랑스 4개국이 선정됐으며, 앞으로 판매 국가와 지역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판매자들이 기존 해외수출 과정에서 겪었던 보증금, 수수료, 언어 장벽 등의 어려움을 인식해, AI 기술을 활용한 무료 번역 서비스 제공 및 5년간 수수료를 면제하는 파격 정책을 통해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수출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추겠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올해 출범을 앞둔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그룹의 합작법인인 그랜드오푸스홀딩스의 자회사 편입돼 독립적 플랫폼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이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결정하게 된 것은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력 생태계 구축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고, 효율을 개선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글로벌 마켓플레이스와 바로 연결해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의 배경으로 꼽혔다.

테무는 지난 18일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열고 한국셀러 모집에 나서면서 새로운 판로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한국에 등록된 판매자 중 현지 재고를 보유하고 자체 주문 처리 및 배송이 가능한 업체를 대상으로 운영된다. 이 방식을 통해 국내 물류창고에서 더욱 신속한 배송이 가능해지며, 부피가 큰 상품을 포함한 다양한 제품이 테무 플랫폼에서 판매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테무의 로컬 투 로컬(L2L) 모델은 미국, 멕시코,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벨기에, 오스트리아, 폴란드, 체코, 헝가리, 루마니아, 스웨덴, 일본 등 여러 시장에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무 관계자는 “테무는 국내 판매자들에게 수백만명의 신규 고객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국내 판매자의 플랫폼 입점으로, 소비자들은 테무에서 선호하는 현지 브랜드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C커머스 신규 전략을 통해 한국셀러들의 입지가 글로벌로 확장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나 한국소비자원 등을 통해 수차례 제기되는 가품 논란, 상품 품질 위해성 여부를 비롯해 개인정보유출 우려 등 부정적인 이미지에 가려질 영향을 걱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셀러의 좋은 상품이 거대한 해외 판로를 통해 글로벌적으로 주목받게 되는 점은 요즘처럼 K-컬처로 주목받는 시기에 WIN-WIN(윈-윈) 전략이 될 것”이라면서도 “C커머스의 국내 공세로 이커머스 경쟁이 과열 양상을 띠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