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중국 민간기업이 지난달 선보인 ‘딥시크’로 인해 전 세계 정부와 기업들이 술렁이고 있다. 그간 생성형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끌던 오픈AI나 메타, 구글 등이 거대언어모델(LLM) 코드를 비공개 혹은 일부만 공개한 것과 달리 딥시크는 전면 오픈소스를 공개함에 따라 중국의 AI 기술이 미국 턱밑까지 따라온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딥시크는 미국 정부가 중국을 대상으로 AI용 고성능 칩 수출을 봉쇄해 엔비디아의 고성능 칩 ‘H100’이 아닌 저사양 칩 ‘H800’을 기반으로 ‘딥시크 R1’을 개발했다. 저사양 칩으로도 고성능 칩을 사용하는 오픈AI 챗GPT에 필적하는 수준의 성능을 구현한 것이다. 이에 더해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통상 자사 기술 문서를 공개하지 않았던 것과 대조적으로 대중들에게 저사양 칩으로 고성능 생성형 AI를 어떻게 구현했는지 기술 문서를 공개했다. 

딥시크는 오픈AI ‘챗GPT’에 버금가는 성능을 저렴한 비용으로 구현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우리나라의 AI 산업 지원 방식에 이목이 쏠린다. 생성형 AI는 향후 증기기관이나 전기처럼 보편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만큼 해당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AI 개발 생태계는 AI 개발 강국인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하면 거의 없다 시피한 형국이다. 우리나라는 주요 AI 선진국에 비해 처우가 부족하기에 실력 있고 여건이 되는 인재는 해외 빅테크에서 근무하는 것을 선호하는 실정이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는 주요 인재들에게 최대 1,000만달러(약 138억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메타 또한 최상급 AI 연구원에게 연간 200만 달러(약 27억원)의 연봉을 지급한다. 연봉이 1억~2억원인 국내 기업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규모다.

정부는 생성형 AI 생태계가 우리나라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육성해야 한다. 5년 단위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관련 예산을 깎거나 육성 계획을 수정하면 관심이 있는 AI 엔지니어라도 단발성 정책으로 인해 빅테크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AI 산업 관련 지원을 펼치지 않으면 AI 인재들은 해외로 또는 우리나라 의과대학으로 빠질 수밖에 없게 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핵심 인력들에게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한 이유다.

AI 산업을 이끌어가 '스타 개발자(최고 전문가)'의 필요성도 절실하다. 일본 정부는 자국 LLM 역량 강화를 위해 LLM '트랜스포머'를 개발한 외국인 수학 알고리즘 전문가들을 스타트업 ‘사카나 AI’에 유입시키고 전폭적으로 지지한 바 있다. 이처럼 스타 AI 개발자들에게 유인을 줘 우리나라 AI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자립형(소버린) AI 추진을 위해 실력 있는 AI 인재에게 선진 기술기업에 준하는 수준의 연봉을 지원하는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 구글 딥마인드와 메타 등 미제 빅테크에 일하는 한국인 섭외에 적극 투자하는 방안을 국가적인 측면에서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문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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