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약품, ASCO GI서 경구형 위암 치료제 연구결과 발표
PSP 치료제 개발 나선 젬백스 등 주목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치료제가 없는 미충족 의료 수요(언맷니즈) 영역에 잇달아 도전하고 있다. 한미약품을 비롯해, 젬백스, 삼일제약 등이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 소화기암 심포지엄(ASCO GI)에 참가했다. 6월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가 전체 암 치료제의 최신 지견 등을 공유하는 자리라면 ASCO GI는 소화기암만 다루는 전문학회다. 대장암, 위암, 췌장암 등이 대표적인 소화기암이다.
한미약품은 학회에서 미국 제약사 랩트·MSD와 협업해 개발 중인 CCR4 타깃 면역항암신약 티부메시르논(FLX475)의 임상2상 결과를 발표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유럽종양학회(ESMO), 국제 암 학술회의, 면역항암학회(SITC) 등에 참가하며 항암제 개발에 집중하며 성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줬다. 대표 항암제 파이프라인은 이중 억제 차세대 항암 신약HM97662, SOS1 저해제 HM99462, 면역 기능 강화 항암제 HM16390 등이 꼽힌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위암 환자 유병자 수는 34만3,895명으로 갑상선 환자(52만3,409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발병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전이성 위암은 예후가 좋지 않고 표준 치료 옵션도 제한적”이라며 “시중 항암제들이 대부분 피하주사 제형이지만 FLX475는 경구형으로 개발되고 있는 만큼 명확한 언맷니즈가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젬백스는 암 성장 억제 염색체(텔로머라제) 유래 펩타이드 기반 신약 후보 물질 GV1001로 진행성핵상마비(PSP)를 포함한 다양한 적응증의 국내외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진행성핵상마비 치료제로 개발 중인 GV1001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 단계 희귀 의약품에 지정돼 국내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FDA로부터 지난해 2월 글로벌 임상2상을 승인받은 만큼 전략을 구체화한 후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PSP는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퇴행성 질환보다 진행속도가 빠르고 장애가 심하게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까지 현실적인 치료제가 전무하다.
젬백스 관계자는 “PSP가 어려운 연구분야이긴 하지만 치료제가 없는 언맷니즈 영역이기 때문에 GV1001의 긍정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제약사 삼일제약은 이스라엘 제약사 갈메드와 지난 2016년 치료제가 없는 비알콜성지장간염(NASH) 치료제의 국내 판매 계약을 맺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NASH치료제는 다수의 제약사들이 임상에 뛰어들어 개발하고 있지만 임상3상을 진행 중인 갈메드가 개발에 성공할 경우 세계 최초 NASH 치료제가 된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NASH 치료제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까지 100억달러(약 14조3,000억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밖에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최근 미국에서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현재 치료제가 없는 특발성 폐섬유화증 치료제 BBT-877의 임상2상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참관객들의 관심을 받았다.
김현철 보건산업진흥원 연구개발혁신본부장은 “최근 발표된 중소벤처기업부의 제약바이오벤처 혁신 생태계 조상방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재생의료, 세포 유전자 치료제 등의 개발 지원을 위한 펀드가 마련된 상황”이라며 “이전까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사실상 글로벌 빅파마의 언맷니즈 영역 개발에 집중하는 상황이었던 만큼 이제는 진정한 언맷니즈 영역에 집중해 제약사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