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사 내년 경영전략 수정 ‘불가피’
내년 2월, 수수료 인하…하나·롯데·국민카드 등 카드론 잔액 ‘42.5조’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카드사들의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당국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수수료 부담 경감을 이유로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율 추가 인하를 결정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0% 수준인 카드 수수료율을 더 낮춰 본업인 신용판매 등에서 수익성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카드론 비중이 더 늘 것이란 예측도 쏟아냈다.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우려가 있지만 수익 악화를 만회할 전략적 탈출구는 카드사 입장에서 카드론 밖에 없다는 것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내년 2월 14일부터 가맹점수수료 인하 개편안을 적용해 시행한다. 가맹점별로 최소 2억원에서 최대 20억원에 이르는 수수료를 절감하는 내용이 골자다.
구체적으로 신용카드 우대 수수료율은 연매출 10억원 이하 영세·중소 가맹점의 경우 0.1%포인트(0.5~1.25%→0.4~1.15%), 10억~30억원 이하 중소 가맹점은 0.05%포인트(1.5%→1.45%) 인하된다.
체크카드 우대 수수료율은 모든 영세·중소 가맹점을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0.1%포인트(0.25~1.25%→0.15~1.15%) 내린다.
해당 수수료율이 적용될 경우 매출이 4억원인 가맹점은 연 40만원, 9억원인 곳은 90만원, 20억원인 업체는 120만원의 수수료가 줄어드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신용카드 매출이 전체 매출의 80%, 체크카드 매출 비중이 20%인 경우를 가정한 수치다.
◆ 카드사 연간 순익 축소 불가피…결국 카드론?
카드사 가맹점수수료 인하가 지속돼 오면서 결제사업 순익 비중은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카드 이용실적은 1,140조원으로 2021년(961조원)에 비해 18.6%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순익 자체는 3.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카드사 입장에선 결제사업에서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대출사업과 비용 절감에 의존해 순익을 방어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실제 서민·취약계층의 ‘급전’ 통로로 꼽히는 카드론 잔액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11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5,4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10월 말(42조2,201억원)보다 약 3,252억원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같은 달(38조8,791억원)보다는 3조6,665억원 늘었다.
올해 들어 카드론 증가폭을 보면, 1월에 전달 대비 4,507억원 증가한 데 이어 2월 2,000억원, 3월 78억원, 4월 4,823억원, 5월 5,542억원, 6월 1,000억원, 7월 6,206억원, 8월 6,044억원, 10월 5,332억원 늘어나는 등 오름세가 이어졌다.
문제는 카드론 금리다. 지난달 카드론 평균 금리는 14.41%로 나타났다. 전달인 10월(14.37%)보다 0.04%포인트 올랐다. 취약차주의 상환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드론은 다른 금융사 대출보다 금리가 높은 대신 심사 등의 절차가 비교적 간단해 당장 쓸 돈이 부족한 서민들이 많이 찾는다”며 “특히 은행 같은 제1금융권이나 제2금융권인 상호금융사·저축은행 등에 돈을 빌리지 못할 경우 마지막에 카드론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서) 수익 창출을 위해서 대출 상품에 집중할 수밖에 없겠지만 연체율이 오르면 그만큼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고 순익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고 경영 전략 수립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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