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보험 손익 비중 ‘20~30%’ 축소
종신·변액보험 등→건강보험 ‘드라이브’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영업이익에서 보험 부문 손익 비중이 70% 아래로 소폭 하락했다. 단순히 수치만 놓고 보면 투자 부문 손익으로 전체 실적을 방어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의 사업영역인 종신보험 등의 판매가 부진했고, 건강보험 중심의 제 3보험 시장으로 사업 중심축이 이동한 데 따른 결과다. 생보사들의 영업이익은 보험 판매에 따른 보험 부문 손익과 자산운용 통한 투자 부문 손익으로 나뉜다.
본격적인 금리인하기에 접어든 만큼 향후 생보사들의 실적에는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하락은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져 신계약 판매 자체를 위축시킨다. 투자이익에도 악영향이다. 자산운용 면에서 채권투자가 많은데, 새로 발행되는 채권의 이자가 낮아지기 때문에 장기적인 수익성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생보사 22곳이 거둔 영업이익에서 보험 부문 손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65.8%로 전년 동기 대비 5.2%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같은 기간 손보사들의 영업이익 중 보험 부문 손익의 비중은 73.2%를 기록했다. 업계 간 차이는 7.4%포인트다.
주요 생보사의 보험 부문 손익 비중을 보면 삼성생명이 62.5%, 한화생명은 53.4%로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8.2%포인트와 31.7%포인트 떨어졌다. 교보생명의 해당 수치는 7.7%포인트 높아졌지만 46.1%에 그쳤다.
전체 생보사들이 달성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6조9,2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3.5% 늘었다. 투자 부문 수익성 향상이 영업이익을 늘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실제 투자 부문 손익은 2조3,707억원으로 33.7% 증가했다. 반면 보험 부문 손익은 4조5,570억원으로 같은 기간 5.3% 느는데 그쳤다.
◆ 건강보험 상품으로 영업 ‘중심축’ 이동
생보사들의 보험 부문 손익 비중 축소는 판매 전략의 변화가 원인이다. 종신·변액보험 상품영업이 축소된 데 따른 것이다.
종신보험은 납입기간이 길고 계약자가 사망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줄고 있다. 이러한 점들을 보완해 판매한 단기납 종신보험은 보험료를 5년 또는 7년 납입하고 10년간 계약을 유지하면 보험료를 130% 넘게 환급해 주는 상품이었다. 해당 상품은 경쟁과열로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면서 판매가 쉽지 않다. 변액보험은 보험료를 기반 펀드에 투자하고 그 운용 실적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는 상품이다. 이 역시 금리인하와 대외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추세다.
이 같은 흐름에 생보사들이 건강보험 영업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후 보험계약마진(CSM)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종신보험보다 상대적으로 건강보험이 지출되는 보험금 규모가 작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보는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건강보험 판매도 성장성에 한계가 있긴 하다. 건강보험은 특정 담보에 대해 일시금을 지급하고 있어 생명보험 영역에 속한다. 동시에 질병이나 상해로 발생한 치료비용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손해보험 영역에도 포함된다. 제 3보험이다. 제 3보험은 손보사들이 70~8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생보사들이 무한정 영업력을 집중하기에 어려울 수 있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력이었던 종신이나 변액의 판매가 줄면서 전체 영업이익에서 보험 부문 손익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금리인하기에 접어든 만큼 (사실상) 생보사들의 먹거리가 줄어들었고 그나마 투자 부문에서 실적을 방어한 것도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제 3보험인 건강보험 상품을 (다양한 영업 채널을 통해) 공격적으로 판매하면서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세부전략들을 수립할 시점이 도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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