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유수환 기자] 올해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숫자는 지난해 실적 저조에도 불구하고 7,400명대로 늘어나 지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임원이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올 연말 및 내년 초에 단행될 2025년 대기업 인사에서는 경영 효율성 차원에서 임원 감축은 다소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100대 기업 내 임원 중 1970년대 출생 비중은 올해 처음으로 60%를 차지했다. 특히 최근 1년 새 1973~1975년 출생자 임원은 250명 이상 증가한 반면, 1967년~1969년생은 180명 가까이 줄어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또 올해 조사에서 1980년 이후 출생자는 처음으로 2%를 넘겼고, 2025년 인사에서 MZ세대 임원은 2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내용은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2024년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연령대 현황 분석’ 조사 결과에서 도출됐다고 6일 밝혔다. 조사 대상 100대 기업은 상장사 매출액(2022년) 기준이고, 각 기업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토대로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졌다. 사외이사는 조사에서 제외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파악된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수는 7,40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파악된 7,345명보다 59명 많아진 숫자다. 지난해 대비 올해 100대 기업 임원 책상은 0.8% 늘어난 것. 하지만 이러한 임원 증가세는 실적과는 반대되는 횡보였다. 실제 2022년 대비 2023년 국내 100대 기업 매출 외형은 1,417조원에서 1,345조원으로 1년 새 5.1% 수준으로 매출 덩치가 작아졌고, 영업이익은 48%(58조원→30조원)나 크게 고꾸라졌다. 경영 체격과 체력 모두 1년 새 더 나빠졌는데도 임원 자리는 되레 늘어난 것이다.
올해 실적은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2020년~2022년 사이 경영 실적 등과 비교하면 성장세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평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와 관련해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지난해 경영 실적이 좋지 않을 때 오히려 임원 수를 늘려 경영 반전을 기대했지만 예상했던 수준보다는 경영 성과 등이 저조해 올 연말과 내년 초 단행될 대기업 임원 수는 다소 줄여나갈 가능성이 농후해졌다”며 “특히 10년 전인 2014년 대비 2015년에 임원 수를 크게 줄였던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참고로 지난 2014년 당시 100대 기업 임원 수는 7,212명이었는데, 1년 후인 2015년에는 6,928명으로 200개 이상 임원 자리가 축소된 바 있다.
◆ 기업 임원, 1970년대생 올해 60% VS 1960년대생은 30%대로 하락
7,400명이 넘는 올해 100대 기업 임원 중 CEO급에 해당하는 등기임원(사내이사)은 269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사내이사 중 가장 많이 활약하고 있는 출생년도는 1965~1969년 사이 출생한 60년대 후반 세대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277명의 등기임원 중 103명(38.3%)이나 차지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CEO급 사내이사도 1960년대 후반 출생 임원이 1960년대 초반 출생자(89명, 33.1%)보다 다수 활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1964년생(60세)이 32명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최다 활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1967년(22명), 1968년(20명) 순으로 20명을 넘겼다.
대표적인 1964년생 경영자 그룹군에는 ▲장재훈·이동석 현대자동차 사장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 ▲유석진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등이 동갑내기이면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최고경영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출생한 사내이사는 모두 55명으로 지난해 42명보다는 10명 이상 많아졌다. 이 중에서도 코오롱그룹 이규호 부회장이 1984년생으로 이번 조사된 100대 기업 사내이사급 등기임원 중에서는 가장 젊었다. 이규호 부회장은 코오롱인더스트리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등기임원과 미등기임원을 모두 포함해 올해 파악된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중 단일 출생년도별로 살펴보면 1971년생 출생자가 778명(10.5%)으로 최다 활약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조사된 753명보다 25명 많아졌다. 이는 지난해 가장 많은 임원을 기록했던 1970년생보다 많아진 숫자다. 올해 조사에서 1970년생은 768명으로, 전년도보다 9명 증가했다. 다음으로 ▲1969년생(684명) ▲1972년생(663명) ▲1968년생(599명) ▲1973년생(562명) ▲1974년(481명) ▲1967년(474명) ▲1975년(380명) ▲1976년(324명) ▲1966년(311명) 순으로 100대 기업 내 임원 인원이 300명을 상회했다.
지난해 대비 올해 기준으로 임원 배지를 가장 많이 단 출생자는 1974년생인 것으로 확인됐다. 1년 새 94명이나 임원수가 증가했다. 이어 ▲1973년(82명↑) ▲1975년(77명↑) ▲1972년(60명↑) 출생자도 60명 넘게 임원으로 승진했다. 특히 1973년~1975년생 임원 숫자만 253명이나 많아졌다. 반면 1968년생은 68명이나 임원수가 줄었고, 1967년생(61명↓)과 1969년생(50명↓)도 50명 넘게 짐을 싸고 회사를 떠나 희비가 교차했다.
출생년도를 5년 단위별로 살펴보면 1970년~1974년 사이 태어난 70년대 초반 출생자들은 올해 3,254명(43.9%)으로 최다를 이뤘다. 지난해 집계된 2982명(40.6%)보다 1년 새 272명이나 임원 명패를 새로 새겼다. 특히 올해 파악된 1975년~1979년생 임원 1189명(16.1%)까지 합칠 경우 1970년생은 60%나 차지했다.
이와 달리 1965년~1969년에 태어난 1960년대 후반 출생 100대 기업 임원 비율은 2020년(46.2%)에 최고 정점을 찍고 2021년(45.5%)→2022년(40.7%)→2023년(36.1%)까지 내려앉더니, 올해는 31.3%로 하락했다. 2025년 임원 인사에서 1960년생은 20%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1980년 이후 출생자는 2022년 105명에서 지난해 131명으로 증가하더니 올해는 189명까지 많아졌다. 100대 기업에서 활약 중인 MZ세대 임원 비중도 2022년 1.5%에서 2022년 1.8%로 높아지더니 올해는 2.6%로 상승했다. 유니코써치 측은 2025년 임원 인사에서 1980년 이후 전체 출생자는 200명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유니코써치 김혜양 대표는 “2025년 임원 인사에서는 전체적으로 임원 자리를 올해보다는 줄여나가겠지만 기업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역동성을 키우기 위해 젊은 임원들은 좀더 과감하게 발탁하는 사례도 많아질 수 있다”며 “특히 2025년 대기업 인사에서는 1974~1976년 출생자 중에서 임원 반열에 오르는 이가 많아지고, MZ세대에서도 임원으로 합류하는 이들이 다수 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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