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우리·하나 등…실적 발표 후, 주가 10~11% '뚝'

외국인 1,705억 ‘팔자’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4대 금융지주가 역대급 실적과 주주환원 기대감에 이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주가는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시장금리가 떨어지는 비우호적 영업환경에서 비이자이익이 급등해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견인하기도 했지만 4분기 이후 실적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에서 금융주 강세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각 지주사의 밸류업 계획이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지만 실적이 뒷받침하지 않는 한 이른바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종가 기준 KB금융의 주가는 전날보다 1.66% 오른 9만1,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신한지주는 5.26% 오른 5만4,000원, 하나금융지주는 2.0% 상승한 6만1,100원, 우리금융지주는 2.07% 상승한 1만5,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조사대상 금융지주사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긴 하다. 하지만 올해 첫 거래일과 비교하면 상승폭 자체는 크지 않다. 특히 KB금융의 경우에도 실적·밸류업 발표 이후 지난달 25일 10만1,000원까지 24.2% 치솟았지만 이후 줄곧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단순하게 보면, 역대급 실적과 각 사 주주환원책이 투자심리를 견인한 것은 사실이다. 4대 금융은 올 3분기까지 14조2,653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13조6,107억원)보다 4.8% 증가한 것이다. 주요 계열사인 은행의 호실적이 이어졌고 증권, 보험 등 주요 계열사 실적이 살아났다.

밸류업 계획을 보면 KB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CET1비율) 13%를 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할 방침이다. 내년 연중 13.5% 초과분을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하겠다고 했다. 신한지주는 올 2027년까지 CET1비율 13%를 기반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주주환원율 50% ▲5,000만주 감축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지주도 총주주환원율이 40% 이내일 경우 현금 배당성향을 30% 유지하고, 나머지는 전액 자사주 매입·소각을 추진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자사주총주주환원율을 매년 단계적으로 늘려 2027년엔 5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 금융주 ‘상승’ 동력…결국 ‘실적’

금융권에선 4분기 실적에 부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금융주의 지속 상승에는 호실적이 전제돼야 한다고 평가했다.

실적 발표 초반이었던 25일 이후 금융주들은 약세를 나타냈다. 31일까지 불과 4거래일 만에 10~11% 가량 빠졌다. KB금융은 11.8% 떨어졌고 신한(11.5%), 우리(10.7%), 하나(11.0%)도 내리막이었다. 이달 24일까지 금융주 2,622억원을 담았던 외국인들도 25~30일 KB금융을 148억원어치를 매도했고 ▲신한 578억원 ▲우리 359억원 ▲하나 621억원을 팔았다. 이 시기 순매도액은 총 1,705억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요 계열사인 은행이)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방침과 경기 침체 여파로 가계·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어려워진 점을 감안하면, 결국 (전체적으로) 비이자이익을 늘리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해야 한다”며 “금리하락기인 점을 감안하면 순이자마진 자체가 답보상태를 보일 것이고, 투자자 입장에선 실적 자체에 큰 변화가 있지 않은 한 투자 자체를 유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주환원만으로 주가 상승을 끌어내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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