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이노베이트 사옥(왼쪽)과 포스코DX 사옥 전경. ⓒ각 사
▲롯데이노베이트 사옥(왼쪽)과 포스코DX 사옥 전경. ⓒ각 사

상반기 부진 딛고 신사업 확대…재무 안정성 '노란불'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시스템 통합(SI) 기업 롯데이노베이트와 포스코DX의 올해 3분기 실적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두 회사는 대기업 정보기술(IT) 계열사로, 매출 규모가 비슷한 가운데 올해 초 사명을 변경하며 신사업 조직을 강화하고 있어서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두 기업은 올해 상반기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보였다. 경기 둔화로 기업들의 보수적인 투자와 신사업 투자 비용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올해 상반기 매출 5,631억원, 영업이익 148억원, 순이익 7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2,280억원, 순이익은 153억원으로, 각각 35.1%, 49.5% 줄어든 수치다.

롯데이노베이트는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 전기차 충전 사업 ‘이브이시스(EVSIS)’, 인공지능 플랫폼 ‘아이멤버’ 등 기존 SI 사업에서 벗어나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재 매출 비중은 시스템통합(SI) 사업이 75%, 시스템 매니지먼트(SM) 사업이 18%, 전기차 충전 사업이 7%를 차지하고 있다.

신사업 특성상 당장의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보니 재정 상황만 어려워지는 모양새다. 롯데이노베이트가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유동 단기차입금은 140억원, 장기차입금은 542억원이다.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1,15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95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해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반기 수익성 개선이 절실하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롯데이노베이트의 3분기 실적 예상치는 매출 3,221억원, 영업이익 116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은 28% 감소할 전망이다.

롯데이노베이트 관계자는 "지난 8월 오픈한 칼리버스의 경우 유저가 점진적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AI,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프로젝트 수주와 칼리버스, EVSIS 등 신사업 확장으로 매출 증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DX 역시 상반기 실적이 아쉬웠다. 포스코DX는 상반기 매출 7,931억원, 영업이익 5,953억원, 순이익 4,61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6,425억원에서 7.4% 줄었고, 순이익은 5,400억원에서 14.6% 감소했다. 이는 철강 및 이차전지 등 주요 산업의 약세로 인해 신규 수주가 줄어든 결과로 분석된다.

포스코DX도 메타버스, 로봇, AI, 디지털트윈 등 기술 기반 신사업 발굴에 나서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정덕균 포스코DX 대표는 지난해 비전 선포식에서 신사업 육성을 통해 2030년까지 매출 4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초 포스코DX는 기존 로봇 관련 조직을 로봇자동화센터로 확대 개편하며 투자를 강화하고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핵심 기술 개발이 주로 포스코그룹의 주요 사업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돼 내부거래 비중이 줄어드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현재 포스코DX의 내부거래 비중은 90%에 이른다.

재무 상황은 롯데이노베이트에 비해 다소 안정적이다. 포스코DX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6,016억원에서 9,773억원으로 늘었으며, 유동부채는 지난해 말 4,214억원에서 3,471억원으로 감소했다. 

다만 미청구공사는 매년 늘고 있다. 미청구공사는 수주를 받아 진행했음에도 아직 받지 못한 돈을 말한다. 포스코DX의 미청구공사는 2022년 말 1,007억원에서 이듬해 1,637억원, 올해 상반기에는 2,040억원까지 늘어났다. 대부분 포스코 그룹사향 매출에다 계약서 상 명시된 회수 시기가 도래하면 회수 가능한 부분이기 때문에 미청구공사로 인한 리스크는 적은 편이다.

그러나 해당 규모가 커지면서 대손충당금도 같이 늘고 있다는 점이 다소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지난해 말 포스코DX의 대손충당금은 480억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541억원으로 늘어났다. 

포스코DX 관계자는 "현재 내부거래 비중을 낮추기 위해 스마트 팩토리, 산업용 AI 및 로봇 등 경쟁력이 충분히 확보된 사업 위주로 대외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만큼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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