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넷마블 신사옥 지타워, 카카오 판교 오피스. ⓒ각 사 제공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넷마블 신사옥 지타워, 카카오 판교 오피스. ⓒ각 사 제공

엔씨·넷마블·카카오 등 ESG 의무화 대비

환경 경영 전담 조직 운영 중...'취약점' 지적도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략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PC 사용량이 많은 게임 업계 특성상 ESG 중 환경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얻기 어려우나 각사에서는 환경 경영 전담조직을 꾸려 기후변화 대응 활동을 펼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은 연이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ESG 공시 의무화에 대비하고 글로벌 스탠다드를 충족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부터 의무적으로 ESG 보고서를 공시할 것을 검토 중이다.

게임업계 가운데 ESG 공시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다. 엔씨는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먼저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2021년부터 ESG 보고서를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올해 발간한 엔씨의 2023년 지속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즐거움으로 연결된 새로운 세상'이라는 비전 하에 고객 소통과 정보 보안, 환경 경영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인터넷 사용이 기본인 게임 업계 특성상 정보 보안 관리가 중요한데 서버 취약점 실시간 점검, 보안 침해 사고 전담 대응 조직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엔씨는 최고 경영진 4인으로 구성된 ESG 경영위원회를 통해 기후 변화를 포함한 환경 경영 리스크 및 기회 요인을 관리 감독하고 있다. 또한 환경 경영 워킹그룹을 통해 환경 경영 관련 이슈도 모니터링 중이다. 사내 에너지 사용 효율화를 기본으로 2027년 준공 예정인 신사옥에 재생에너지를 도입해 친환경 건축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자체 개발한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리(DCIM)를 통해 데이터센터 내 전력 및 온도, 공기 흐름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올해부터는 데이터센터 내 주요 자산에 전자태그(RFID)를 부착하고 이를 전산화해 자원의 이동 및 반출입 관리를 전산화함으로써 주요 운영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넷마블도 2021년부터 매년 지속 가능 경영 보고서를 발간하며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넷마블은 "함께 즐기고, 돕고, 성장하자"라는 ESG 비전을 내세우고 있다. 사내 ESG 조직으로는 ESG위원회, ESG경영실, ESG협의체를 운영하고 있다. 

엔씨와 동일하게 유저 소통과 정보 보안 정책을 운영 중이며 2018년 설립한 넷마블문화재단을 통해 게임 관련 사회 공헌을 활발하게 이어오고 있다. 게임 소통 학교, 게임 콘서트, 전국 장애학생 e페스티벌 등 올바른 게임 문화 형성과 장애 학생 대상 정보화 기능 향상을 돕고 있다.

환경 경영 부문에서는 지난해 안전 환경 보건팀을 신설해 환경 경영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환경 경영 협의체를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논의된 내용은 반기별로 시행하는 이사회 산하 ESG 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건물 에너지 관리 시스템, 사내 다회용 컵 도입, 환경부 홍보대사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엔씨, 넷마블과 함께 게임업계 '3N'으로 꼽히는 넥슨은 국내 시장에 상장하지 않아 ESG 공시 의무는 없다. 다만 사회 책임 경영(CSR) 보고서를 매년 발표하고 있으며, 이용자 보호, 사회 공헌과 기업 문화가 주요 내용이다. 환경 부문에 대한 활동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도 ESG 공시 대응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각사는 2021년부터 ESG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펄어비스는 환경·기후변화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환경 대응 전반을 조율하고 있다. 환경 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내세워 임직원 대상 환경경영 교육을 실시했으며 지난해에는 약 13억원을 투자해 친환경 설비를 사옥에 구축했다. 아울러 2030년까지 환경경영시스템(ISO 14001) 인증을 목표로 하고 법인 차량 60%를 전기차로 전환하는 등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환경경영 전담 조직 에코플레이(ECO Play)팀을 신설했다. 카카오 그룹 차원의 환경경영 목표 설정에 동참하며 지속적으로 ESG위원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2040년 탄소중립 및 RE100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를 추진하고 지난 5월 국제 표준 환경경영시스템 인증 획득하는 등 친환경 경영 전략을 본격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난해 한국ESG기준원 평가에서 환경 부문에서 우수 등급도 획득했다. 동종업계 내에서는 엔씨, 넷마블이 B+, 펄어비스가 B, 넥슨게임즈가 D를 받은 것과는 달리 유일하게 A 등급을 달성한 것이다. 앞서 한국ESG기준원(KCGS)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진행한 ESG 평가에선 모두 업계 상위 등급인 ‘종합 A등급’을 획득했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임직원 환경경영 교육이나 사무실 내 플랜테리어 조성, 사무실 일시소등 등 친환경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각사들의 이러한 환경 경영 전담 조직 신설에도 불구하고 환경 평가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EA 같은 해외 게임사 또한 포장 폐기물 감축,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 관리 등으로 환경 평가 대안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 업계 특성상 서버 구축 등으로 인해 환경 활동을 폭넓게 펼치기는 쉽지 않다"며 "상생 협력이나 올바른 게임 문화 형성 외에도 글로벌 기준에 맞춰 각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최대한 ESG를 실천하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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