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
ⓒ큐텐

이커머스 신뢰 깨져…야놀자, 인터파크커머스 매각 미수금 '불똥'

전자상가 판매업체, 미정산 2~3달치 최소3억~최대22억 …농민·식품업계, 92억원 추산

카드사, "민원폭주…결제취소, PG사와 확인절차 거쳐 시간 소요"

티메프 6~7월 카드결제액 합산액 1조2,000억원에 달할 전망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큐텐의 이커머스 플랫폼 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의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여행 플랫폼, 판매대금을 돌려받지 못한 가전업체·농식품사업장, 카드·PG사 등으로 피해가 번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티몬·위메프에서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 상품을 결제한 소비자들이 환불을 받지 못하면서 판매대금 정산 지연 피해가 가시화된 만큼 티몬과 위메프의 입점한 여행업체 판매자들의 미정산 판매대금 피해가 큰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큐텐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구영배 대표가 무리한 몸집 불리기식으로 잇따라 이커머스 업체를 인수한 것이 정산 지연 사태를 빚은 원인으로 본다. 특히 이커머스 시장 경쟁 과열로 이커머스 회사들이 전반적으로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큐텐이 인수한 인터파크커머스, 티몬, 위메프 등도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한 가운데 미정산 판매대금을 돌려막다 결국 밀리는 지경까지로 여파가 커진 것이다.

이 때문에 경쟁사인 쿠팡, 네이버, 11번가 , SSG닷컴, G마켓, 롯데온 등 이커머스 플랫폼, 업체 등의 재무 건전성에 대해서도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이번 사태로 소비자들뿐 아니라 판매자들도 여느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거래하는 것에 신뢰를 가질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든 것이다. 특히 판매자들은 이커머스 업체들의 판매대금 정산주기를 줄일 것을 촉구했다.

여행숙박예약 플랫폼 야놀자의 경우 자회사 인터파크트리플이 큐텐에 매각한 인터파크커머스 지분 전량에 대해 아직 받지 못한 미수금 피해를 입을 것으로 관측됐다. 야놀자는 인터파크커머스 매각금 1,800억원 중 아직 1,600억원을 받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야놀자는 미수금이 야놀자의 재무건전성에 타격을 줄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을 냈다. 큐텐의 물류사 큐익스프레스와 인터파크커머스의 주식을 담보로도 잡았다고 전해졌다. 야놀자는 이번 사태 속에서 확실히 인터파크커머스와 선을 긋게 됐다.

티몬과 위메프에서 취급된 객단가가 높은 전자제품 판매업체의 피해액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 전자상가의 경우 컴퓨터 부품 판매 미정산 금액이 현재 추산된 것만 최소 3억에서 최대 22억 정도의 2~3달 미정산치가 묶여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협의 지역 사업장에서도 피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 등으로부터 보고받은 이번 사태로 인해 피해 현황에 따르면 농민·식품업계는 92억1,700만원, 농협 사업장은 33억8,500만원 규모의 피해를 봤다. 농협 사업장 등의 피해 품목은 쌀뿐 아니라 감귤, 옥수수 등 다양한 품목의 판매대금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농업법인과 식품업계는 입점 비용과 판매대금 미정산 등으로 피해를 보았다. 식품업계는 76억4,600만원, 농업법인은 14억9,000만원, 농촌체험마을은 4,600만원, 농업인은 3,500만원의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농협 사업장으로 지역의 한 쌀조합공동사업법인의 경우 지난달 초 납품한 조곡 1,600톤에 대한 판매대금 23억2,000만원을 정산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는 신용카드사와 결제대행(PG)사로도 번지고 있다. 먼저는 결제취소를 요구하는 소비자들 민원이 카드사에 폭주하고 있다.

최근 정부는 카드사에 할부항변권을 수용할 것을 요구했다. 할부할병권은 소비자가 신용카드로 할부결제를 했을 시 상품·서비스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았을 경우 남은 할부결제를 하지 않아도 되는 권리다. 현행법상 할부항변권은 거래금액 20만원 이상, 할부기간 3개월 이상인 거래에서만 소비자가 행사 가능하다.

그러나 소비자가 할부항변권을 요구할 시 카드사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이번 사태를 정리하기는 시간이 소요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태는 카드사-PG-티몬·위메프로 연결된 온라인 결제 거래구조다. 티몬과 위메프에서 소비자가 상품 결제 시 PG사를 통해 결제하기 때문에, 카드사가 PG사와 거래확인 없이 결제취소 등의 조치를 독단적으로 할 수 없다. 이에 카드사와 PG사가 함께 거래현황을 확인한 후 취소환불 처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는 거래에서 이미 대금 지급을 완료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결제 취소인데, 카드사가 임의로 할 수 없는 것"이라며 "민원에 대해 확인여부 리스트를 PG에 보내면, 또 PG가 티메프에서 확인을 거쳐야 해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카드사는 대금 청구를 유예한 상태로 카드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의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의 6~7월 카드결제액 합산액이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집계됐다. 해당 추정치는 카드 결제만 집계한 결과로 간편결제·계좌이체·휴대전화결제 등 다른 방식은 포함하지 않아 미정산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