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점 판매업자 "이미 예견된 사태…대출이 답 아니다, 이미 빚더미"
"통상 정산 대금 2~3달치 묶여…길바닥에 나앉게 생겨"
"정산 주기 줄이고 플랫폼 업체 대금 유용 막아야"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큐텐의 정산 지연 사태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면서 판매 대금을 되돌려 받지 못한 티몬과 위메프 입점업체 판매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를 호소하고 정산 대금을 되돌려 받기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9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한국통신판매사업자협회,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불만 신고센터,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생경제연구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종로구에 있는 참여연대 지하 느티나무홀에서 티몬 위메프 사태 피해 입점업체 피해사례 발표 및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티몬과 위메프에 문구류와 전통과자를 납품하다가 피해를 입은 방기홍 전국문구점살리기연합회 회장과 김대형 중랑시장 상인회 회장, 온라인판매사업자들의 협회인 한국통신판매자사업자협회 김홍민 회장, 안앤락 등 피해업체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했다.
방기홍 전국문구점살리기연합회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소비자보다 피해금액이 큰 건 입접업체들"이라며 "100일치 미정산 자금이 묶여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처지"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자금 대출을 지원을 하겠다지만 이미 대출 빚에 허덕이고 있다"며 사태의 원흉인 위메프와 티몬이 이자에 대한 부담도 지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대형 중랑시장 상인회 회장은 "매월 30~50만원 광고비를 내는데, 망해가는 이 와중에도 광고비를 내라고 문자가 날라왔다"고 토로했다. 또, "정부가 즉각 나서서 카드사, 금융감독원과 함께 법과 제도 테두리 안에서 적극적으로 피해를 막아달라"고 촉구했다.
김홍민 한국통신판매자협회 대표는 "편법으로 현금을 동원하거나 판매대금을 돌려막았다"며 "거래구조와 자금운영 상황을 투명히 공개하고, 정산 주기를 줄여야 한다. 그래야 플랫폼 업체가 대금을 업체 마음대로 유용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또, "공공기간에 판매대금을 예치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어 피해업체 발언이 이어졌다. 정보영 안앤락 본부장은 "구영배 대표의 공식입장 표명을 보니 셀러 피해 구제에 대해 정산 시스템이 안정화되면 된다는 식인데, 이미 어드민(판매자 정산 시스템)에 들어가면 위메프와 티몬의 정산금이 다 나와있고 적혀있는 금액을 지정된 날짜에만 받으면 되는 것"이라며 "시스템상의 문제인지 의문이다. 정부와 셀러를 현혹시켜 결국 시간끌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양창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변호사)는 "분쟁조정에 양 당사자가 합의에 이르지 않으면 티몬이나 위메프가 분쟁조정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조정이 유명무실해지고, 민사소송이라는 지난한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게 된다"고 했다.
이어 "오너와 기업의 자산들을 담보로 해서 구제방안을 내놓겠다고는 하지만 구체적이지 않다"며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기업 자산들을 내놓을 수있도록 촉구할 것이고, 관리감독기관의 부실하고 방만한 대응 등에 대해서도 해결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용산 전자상가 난리났다"며 "티몬과 위메프 컴퓨터 부품 판매 미정산 금액이 3억에서 22억 정도가 묶여 다들 길거리에 나앉게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에 신고하면 당장 횡령일 만큼 너무나 황당하고 놀라운 일"이라며 "관계당국에 책임을 엄중히 묻는 것을 짚어야 하는 형사문제"라고 했다.
한편 큐텐이 자금을 끌어모은다고 해도 피해 금액을 정산하는 데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큐텐 계열사 4곳의 영업 활동으로 인한 누적 손실액이 2조6,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몬과 위메프의 경우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넘어선 상태로 유동부채만 해도 티몬 7,193억원(2022년), 위메프 3,098억원(2023년)이다. 현재 금융당국이 파악한 지난 5월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금은 약 2,500억원 수준으로 큐텐이 조달하겠다고 밝힌 약 700억원으로 다 갚을 수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