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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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손해보험, KB금융 효자계열사 등극

하나생명·하나손보 적자 지속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엇갈렸다. 일부 대형사를 제외하고 대체로 1년 전보다 순이익 감소하거나 적자가 지속됐다. 금융권에선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금융지주사의 보험사 M&A(매각·인수) 전략에 신중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부실 우려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과 고평가된 보험사 기업가치가 장기적으로 실적 하락에 주범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KB·신한·하나·농협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의 희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올해 상반기 KB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인 KB라이프생명의 순이익은 2,02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2% 줄었다. 같은 기간 보험사의 성장성 지표인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2,270억원으로 전년동기(2,890억원) 대비 21.4% 급감했다.

반면 KB금융의 손해보험 계열사인 KB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5,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고금리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 등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도 회계 관련 이슈에 실적이 상승했다. KB손보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파생손실 확대에도 미보고발생손해액(IBNR) 적립방법 변경 관련 준비금 환입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IBNR란 보험사고가 발생해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생겼지만 계약자가 아직 청구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신한금융지주 계열 보험사인 신한라이프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129억원으로 1년 전보다 0.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보험손익은 28.6% 증가했으나 금융손익은 48.8% 줄었다. 신한금융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신한EZ손해보험은 상반기 60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보다 적자폭이 47억원 확대됐다. 신한EZ손해보험은 2022년 출범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나금융 계열 보험사인 하나생명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9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9.4% 줄었다. 보험부문에서 157억원의 수익을 냈지만 투자손실이 3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적자로 돌아섰다. 하나손해보험 역시 올해 상반기 15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적자가 지속됐다. 장기보험 판매를 위한 IT 인프라 구축 비용이 늘었고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NH농협금융 계열 보험사인 NH농협생명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63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계약 CSM이 5,76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77억원 급증했다. 보장성보험 신계약 판매가 늘면서 보험손익이 개선됐다. NH농협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20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7% 줄었다. 이상 기상현상이 지속되면서 지난해보다 자연재해 피해가 컸다. 이에 농작물재해보험과 가축재해보험 등 정책보험 비중이 높아 손실 폭이 늘었다는 게 농협손보의 설명이다.

KB손보·신한라이프·NH농협생명 제외 실적 부진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는 지주 전체 실적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실제 KB금융의 손해보험 계열사인 KB손보는 상반기 기준 순이익 1조5,059억원을 기록한 KB국민은행 다음으로 많은 순이익을 거둬 KB증권(3,761억원), KB국민카드(2,557억원), KB캐피탈(1,372억원) 등을 제치고 비은행 계열사 순익 1위를 달성했다.

문제는 부실우려다. 실버산업 확대와 디지털 전환 등의 업황 변화로 경쟁력이 악화된 일부 보험사는 지주로부터 자금수혈을 받기도 했다. 실제 지난 26일 하나금융은 하나생명보험에 2,000억원, 하나손해보험에 약 1,000억원의 자금수혈을 결정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개별 보험사의 이익 증감에 대한 특정 이슈가 존재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보험 업황 자체를 놓고 보면 수익구조 자체를 다변화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기업가치가 고평가된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금융지주 입장에서)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보험사의 매력도가 떨어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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