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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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하나·우리금융, 반기 순익 ‘9.3조’ 기록

파격적 밸류업 정책에 신고가 경신

1980년대 증권주, 2000년대 보험주 인기…올해 '은행주' 주목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4대 금융지주사들이 올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과 함께 구체적인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히면서 금융주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발맞춘 자사주 매입과 주식 소각 등 주주환원책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매수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KB금융은 전일 대비 2,900원(3.30%) 오른 9만8,000원에 거래를 마감해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와 우리금융도 각각 4.66%, 0.93% 상승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나금융지주도 최고가 보다 5% 낮은 수준인 6만3,000원 선에서 거래됐다. 특히 우리금융은 2분기 실적 발표 다음날인 지난 26일 외국인이 977억원 규모의 폭풍 매수에 나서며 주가가 11% 넘게 급등했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거둔 것과 함께 구체적인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면서 수혜 기대감이 투자자들의 매수심리를 자극해서다.

4대 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연결기준)은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인 9조3,52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홍콩 ELS 배상 비용으로 총 1조3,234억원을 충당부채로 반영한 탓에 순이익이 줄어든 바 있지만, 2분기에 이 여파를 털어내고 반기 최대 실적이었던 전년 동기(9조1,936억원) 실적을 넘어섰다. 세부적으로는 KB금융 2조7,815억원, 신한금융 2조7,470억원, 하나금융 2조687억원, 우리금융 1조7,554억원 등이다.

주주환원책을 보면, KB금융은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과 함께 주당배당금을 1분기 대비 상향된 791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지난 2월 3,200억원 규모에 이어 올해 총 7,2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게 된다.

주식 수를 줄이면 같은 시가총액과 배당 총액이 유지될 경우 주당 가치와 배당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주주 입장에서는 주가 상승과 배당금 증가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특히 낮은 PBR(주가순자산비율)에서는 배당 확대보다는 자사주 소각이 더 효과가 있다.

신한금융은 현재 5억900만주인 주식 수를 2027년 말까지 4억5,000만주까지 줄일 계획이다.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되는 금액만 3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2027년까지 ROE(자기자본이익률) 10%, 주주환원율 5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신한금융(신한지주)의 PBR은 현재 0.45배 수준으로 경상 ROE와 자기자본비용 등을 감안한 이론적 PBR(0.9배)의 절반에 불과하다. PBR을 높이기 위해 CET1(보통주자본비율) 13% 이상을 유지하면서 ROE와 주주환원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주식 수를 10% 이상 줄여 주당가치(TBPS·유형자본에 대한 주당가치)를 13만원까지 끌어 올린다는 목표다.

CET1은 총자본에서 보통주로 조달되는 자본의 비율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중 하나로 위기 상황에서 금융사가 지닌 손실흡수능력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다. ROE는 기업이 자본을 이용해 얼마큼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순이익 값을 자본 값으로 나눠 구한다.

이외에 하나금융(하나금융지주)은 지난해보다 2배 늘어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상반기 내 조기 마무리했다. 매입한 자사주는 다음 달 중 전량 소각 예정이다.

우리금융(우리금융지주)은 지난 3월 예금보험공사가 가진 지분을 1,366억원에 매입해 소각했다. 총주주환원율 40% 이내에서는 현금 배당 성향을 30% 수준으로 실시하고 나머지는 전액 자사주 매입·소각에 사용할 예정이다. 또 우리금융은 총주주환원율은 CET1에 따라 ▲12.5%~13.0% 구간에서는 40%까지 ▲13.0% 초과 시에는 50%까지 확대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오버슈팅 현상이 아니며,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구체적으로 (각 금융지주사가) 발표했고 이에 대한 투자심리가 자극돼 꾸준히 상승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20년 사이클로 주목받는 금융업종이 달라졌는데, 1980년에는 증권주였고 2000년대 들어와선 보험주가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이제는 은행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낮은 PBR 상태에서는 배당을 늘리는 것보다 주식 수를 줄이는 것이 주가 가치를 높이는데 더 효과적이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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