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카카오 대표. ⓒ카카오
▲정신아 카카오 대표. ⓒ카카오

계열사 줄이고 AI 신사업 박차…고강도 쇄신 경영 추진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카카오의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급감하면서 2분기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낀 모양새다. 카카오를 비롯한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 등 카카오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 영향이 큰 가운데 차기 성장 동력인 인공지능(AI) 사업이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주요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의 실적 부진과 마케팅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며 “전반적인 콘텐츠 사업들의 성과도 기존 예상보다 부진하고 라이브게임의 매출 하향세 지속과 함께  경쟁사의 강도 높은 마케팅 대응으로 스토리 사업부의 비용 증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카카오는 지난 1분기에도 시장 기대치를 소폭 하회한 실적을 기록해 기업 가치 성장에 대한 우려가 발생했다. 당시에도 콘텐츠 매출 부진이 원인으로 꼽혔다.

지속적인 자회사 실적 부진은 시총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카카오 시총은 연초 24조8,170억원에서 8일 기준 18조8,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자회사 및 계열사를 포함한 카카오그룹의 시총은 연초 51조4,914억원에서 이날 37조5,739억원으로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는 줄곧 가파른 사업 확장에 ‘문어발식 경영’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지만 최근 계열사 정리에 돌입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공정거래위원회가 공개한 '2024년 공시대상기업집단 계열회사 수'에 따르면 카카오 소속 국내 회사는 총 128개로, 지난해 5월 147개보다 19곳이나 줄었다. 

중복된 서비스를 통합하고 일부 서비스를 종료하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송금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 뿌리기·사다리 타기를 통합해 중복 기능을 없앴다. 다음tv팟을 인수해 만든 카카오TV의 댓글 서비스도 지난 1일부로 종료했다. 지난 1월에는 모바일 앱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내부 경영 효율화도 추진 중이다. 카카오는 올해 '카카오CA협의체'를 신설하고 경영전략 마련을 위해 보스턴 컨설팅그룹(BCG)으로부터 전략컨설팅을 받았다. 대표적으로 의사 결정 구조를 기존 5단계에서 2단계로 줄여 간소화하는 등 고강도 쇄신 경영을 추진 중이다.

AI 신사업에도 투자를 집중해 성장 모멘텀을 확보할 방침이다. 경쟁 기업에 비해 AI 사업에서 다소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카카오는 연내 카카오톡 맞춤형 AI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브레인 임직원을 카카오에 합류시키고 AI 전담 조직인 카나나를 신설했다. 카나나나 AI 서비스 중심 조직 '카나나 X'와 AI 모델 개발 중심 조직 '카나나 알파'를 구성해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하반기 중 서비스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의 AI 투자 전망에 관한 질문에 “연내 정말 카카오다운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 목표”라며 "AI에서 결국 카카오가 잘할 수 있는 것은 관계 기관과 사용자들에게 정말 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카카오의 AI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및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AI 투자 및 운영은 비용이 많이 들지만 카카오톡 내 이용자에게 비용 전가 가능한 상품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류은애 KB증권 연구원은 "AI 신사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약화된 데다 (카카오의)성장 둔화에 따른 기업가치 저하가 진행 중"이라며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플랫폼 부문의 광고 매출 회복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주요 경영진 교체 후에도 AI 전략 및 세부 계획 수립에 있어 가시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글로벌 빅테크와 사업 제휴를 신속히 끌어내지 못한다면 카카오의 사용자 데이터 가치가 희석되고 AI 경쟁력을 놓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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