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건설 신임 대표로 내정된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 ⓒ신세계그룹
▲신세계건설 신임 대표로 내정된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 ⓒ신세계그룹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승진 후 첫 쇄신인사 단행

[SRT(에스알 타임스) 최나리 기자]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신세계건설이 인적 쇄신으로 거듭난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건설 정두영 대표를 비롯해 영업본부장, 영업담당 등을 함께 경질하고, 신임 대표로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을 내정했다고 2일 밝혔다. 허 내정자는 곧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표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번 인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승진 25일만에 그룹 차원에서 단행한 첫 쇄신 인사이자 정기인사도 아닌 시점에 전격적으로 진행된 계열사 수장 교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정용진 회장은 지난해 11월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실을 개편하면서 실적과 성과 중심의 인사 평가 제도 구축과 그룹 전체의 강력한 쇄신을 주문했다.

정 회장이 ‘경질’이라는 단호한 표현을 들며 전반적인 임원진을 물갈이한 데는 위기 돌파에 대한 강한 의지 표명은 물론 그룹 내 인력 구조조정 등 또다른 쇄신을 위한 신호탄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신세계그룹은 앞으로도 내부적으로 마련한 핵심성과지표(KPI)를 토대로 기대 실적에 미치지 못하거나 경영 성과가 저조한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을 수시로 평가해 엄정한 인사를 실시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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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영랑호리조트 전경. ⓒ신세계건설

신세계건설은 그간 사업확장 과정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미수금 등 대거 발생하며 유동성 위기를 겪어왔다. 지난해 연결 기준 1,878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모기업인 이마트에 사상 첫 연간 영업손실을 안긴 주원인이 됐다.

신임 대표로 내정된 허병훈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은 1962년생으로 1988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구조조정본부 경영진단팀, 삼성물산 재무담당과 미주총괄 CFO 등을 맡았다. 2011년부터는 호텔신라로 이동해 경영지원장 겸 CFO 등을 거쳤다. 2018년 7월 신세계그룹에 입사해 전략실 기획총괄 부사장보, 지원총괄 부사장, 관리총괄 부사장, 백화점부문 기획전략본부장, 전략실 재무본부장 등을 지냈다.

이처럼 ‘재무통’인 허 내정자는 경영전략실 경영총괄 부사장으로 신세계그룹의 재무 관리를 총괄해 온 만큼 잠재적 리스크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지속적인 추가 유동성 확보 등을 통해 부채비율을 낮춰 재무 안정성을 개선하고, 장기적인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 마련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영덕 미래산업정책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경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리더십 쇄신을 우선하듯이 신세계건설도 현재 직면해 있는 위기 돌파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이번 인사를 단행했을 것”이라며 “(이번 인사가) 또 다른 구조조정으로 이어질지 예측하는 건 조심스럽지만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인적·물적 등 내부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면 어떠한 쪽으로든 변화가 수반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영랑호리조트 인수합병, 회사채 발행, 레저부문 영업양수도 등 진행 중인 굵직한 현안들이 마무리됐고, 새로운 국면에서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타이밍이라 판단하고 있다”며 “인사 발령에 따른 조직개편은 일부 진행 예정이나 아직 구체화 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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