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위치한 AP시스템 사옥. ⓒAP시스템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위치한 AP시스템 사옥. ⓒAP시스템

백광산업 사명 변경·새 대표 임명…이차전지 사업 추진

AP시스템, 삼전 출신 유호선 대표 영입…HBM 사업 진출

[SRT(에스알 타임스) 방석현 기자]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이 잇따라 신사업에 진출하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불황 전망이 공존하고 있는 데 따라 이에 대비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종합 화학 신소재 개발·제조 전문기업 PKC는 지난달 28일 주총에서 윤해구 신임 대표를 선임하고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같은달 7일에는 백광산업에서 ‘PKC‘로 사명도 바꿨다. 

PKC는 지난해 10월 열린 새만금 1공장 기공식에서 사명 변경을 추진을 알리고, 새 CI를 공개하며 비전을 선포한 바 있다. 변경된 사명과 CI를 통해 기업 혁신을 주도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확대해 갈 예정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새만금 1공장은 반도체 소재 중심의 기존 사업과는 달리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위해 추진되고 있다. 추가로 반도체 소재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PKC의 매출 2,452억원 가운데 주력 사업인 가성소다(CA) 매출이 1,705억원으로 비중이 가장 크다. 가성소다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제조 시 불순물 제거 용도로 쓰인다. PKC는 사명 변경을 통해 글로벌 소재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한편 신규 소재 사업 분야의 R&D 투자를 확대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PKC 관계자는 “이차전지 소재 역시 불순물 제거에 가성소다가 사용되는 만큼 새만금 공장의 준공과 함께 신사업 진출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AP시스템은 지난달 28일 주총과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에 유호선 사장을 선임했다. 유 대표는 삼성전자를 거쳐 삼성전기 부사장을 역임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전문가다.

AP시스템은 유 대표가 신성장 사업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반도체 패키지 유리 코어 기판, 유리 인터포저 등 차세대 사업 확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 대표의 영입을 통해 전체 매출 비중 10%에 불과한 반도체 장비 매출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AP시스템의 전체 매출 5,167억원 중 디스플레이 장비와 반도체 장비 비중은 각각 88%, 10%다. AP시스템이 반도체 패키지 시장을 겨냥해 개발 중인 장비는 레이저 디본더(Laser De-Bonder)와 레이저 다이싱(Laser Dicing) 장비 등이다. 레이저 디본더는 웨이퍼와 캐리어 웨이퍼를 안정적으로 분리하는 장비, 레이저 다이싱 장비는 웨이퍼를 개별 칩(다이)으로 분리할 때 사용한다. 

반도체 소재 기업 동진쎄미켐은 지난달 27일 충북 음성공장에서 주총을 열어 이준혁 동진쎄미켐 부회장(대표이사)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이날 주총에선 김성일 동진쎄미켐 제조총괄부문 사장과 김재현 반도체재료사업부문 사장이 사내 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동진쎄미켐은 기포를 발생시켜 물성을 바꿔주는 화학제품인 발포제 사업으로 시작해 이 분야 세계 1위에 올랐던 기업이다. 이후 전자소재 사업에 진출해 1989년 미국,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반도체 공정의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감광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동진쎄미켐은 매출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중심의 주력 사업과 함께 신사업으로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를 낙점한 상태다.

한편 이 같은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의 신사업 진출은 반도체 업황 회복과 불황 전망이 공존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국의 이구환신(구형기기를 신제품으로 교체하는 지원정책) 효과가 추가될 경후 전기차와 IT향 고부가 비중 확대로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 공급 증가와 평균공급단가 상승이 예상된다”며 “이는 IT 산업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관세전쟁으로 인한 거시 환경의 불확실성과 AI 과잉 투자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많은 관세가 보다 구체화되는 4월 3일까지는 반도체 업종의 높은 변동성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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