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RT(에스알 타임스) 전지선 기자] 고려아연의 미래 성장 전략 '트로이카 드라이브'(TD)를 위한 해외 자회사가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애물단지'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해 온 '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이 실적 부진으로 흔들리고 있다. 트로이카 드라이브란 고려아연의 미래 신성장 전략으로 ▲신재생 에너지 ▲리사이클링 ▲2차전지 소재산업 등을 중심으로 한 그린 미래 사업 로드맵이다. 고려아연은 트로이카 드라이브 구축을 위해 다양한 자회사를 구축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Pedalpoint Holdings(페달포인트 홀딩스) ▲케이잼 ▲ZOC(Zinc Oxide Corporation) 등이다.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고려아연이 공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 내용을 살펴보면, 고려아연의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 홀딩스는 475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호주 자회사 타운즈빌 로지스틱스의 자본은 마이너스(-) 24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이어 고려아연이 지난 2020년 100% 출자한 자회사 케이잼(동박제조전문 기업)도 지난해 말 기준 매출 0원에 140억5,641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페달포인트 홀딩스는 예전부터 '고가 매입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고려아연은 2022년 7월과 11일 두 차례에 걸쳐 페달포인트홀딩스를 통해 이그니오홀딩스 지분을 100%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윤범 회장의 트로이카 드라이브 신사업 전략은 아직 실행 초기 단계인 만큼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면서도 "다만 페달포인트 홀딩스가 수백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은 분명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려아연이 지난 2022년 페달포인트 홀딩스를 통해 인수한 이그니오(전자 폐기물 재활용 기업)도 다소 무리한 금액을 투자한 인수합병(M&A)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고려아연은 인수 배경에 대해 “자원순환 사업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반면 영국 리서치 센터 글로벌 데이터는 "고려아연이 2021년에 설립해 18개월도 채 되지 않은 이그니오를 초기 자본금의 100배가 넘는 금액으로 인수했다"고 지적했다. 이그니오의 당시 연매출은 600억원대인데, 5,800억원에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그니오 홀딩스 인수와 관련한 고가 매입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페달포인트의 실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케터맨과 전자 폐기물을 모으는 자산들을 인수했고 아직은 사업을 고도화시키는 과정에 있다 보니 수입성은 아쉽다"면서도 "그럼에도 전년 대비 수익은 늘어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호주 썬메탈홀딩스 자회사 아크에너지의 상황도 좋지 않다. 아크에너지의 지난해 순손실은 507억원에 달한다.
이밖에 자본잠식으로 허덕이는 호주의 물류 자회사 타운즈빌 로지스틱스도 최근 자연재해라는 악재를 만났다. 타운즈빌 로지스틱스가 있는 호주 퀸즐랜드주에는 최근 2월부터 집중 폭우사태가 나는 반면, 3월에는 싸이클론 '알프레드'가 덮쳤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거대한 규모의 사이클론이긴 했으나 브리즈번 일대에 영향을 크게 미쳤을 뿐, 타운즈빌에는 큰 영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타운즈빌 로지스틱스가 물류 회사인 만큼 회사 건물 내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지언정 물류가 이동하는 다리 등이 침수돼 불편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호주 소식통에 따르면 2월 홍수 때는 타운스빌 인근의 잉험 마을에는 사흘 동안 무려 1.2미터의 강우량을 기록하면서 마을 진입로의 대형 교각이 붕괴되는 등 마을 전역이 초토화되기도 했다.
이와 별개로 관계자는 지난해 타운즈빌 로지스틱스의 자본잠식 상태에 대해서는 "(자본잠식)원인이 무엇인지는 확인 중"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공격적인 투자를 멈추지 않을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이달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전략적 파트너쉽 확보를 위해 한화신한테라와트아워에 지분 33.3%를 투자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