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이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국내외에서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재무 안정화에 방점을 두면서도 AI, 모빌리티 등 미래가치가 높은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올해도 사업다각화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다만 리스크도 존재한다. AI, 자율주행 등 신수종 사업은 폭발적인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그만큼 투자 부담이 큰 ‘양날의 검’이기 때문이다. 이에 SR타임스는 주요 대기업들의 미래 먹거리 사업 확보를 위한 투자 전략을 다각도로 분석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LG 없이는 상상할 수 없는 미래를 세우자"
[SRT(에스알 타임스) 유수환 기자] 구광모 ㈜LG 대표(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19일 전 세계 27만여 명의 LG 구성원들에게 이같은 내용을 담은 디지털 신년사에서 이같이 밝혓다. 그는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전에 없던 가치를 만든 많은 순간들이 쌓여 지금의 LG가 되었듯 우리가 앞으로 가야할 길도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구광모 회장은 2018년 회장으로 취임한 후 LG를 가전·휴대폰 중심에서 전장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이후 그는 AI(인공지능)과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tech) 등 'ABC' 분야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실제 LG그룹은 지주사 LG를 비롯해 여러 계열사를 통해 전장, AI, 자율주행, 메타버스, 모빌리티 등 4차 산업 혁신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 다만 아직 수익권에 도달하기는 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더군다나 일부 기업들은 대규모 적자로 인해 LG그룹의 투자 손실 가능성도 커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 ‘지주사 LG 1000억 투자’ 카카오모빌리티, 기업가치 급감
LG그룹은 지주사와 주력 계열사 LG전자 등을 통해 모빌리티 및 자율주행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다.
LG그룹 지주사 LG는 지난 2021년 7월 카카오그룹의 계열사 카카오모빌리티에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1,000억원의 자금을 투자했다. 이는 양사가 모빌리티 분야 신사업 발굴을 위한 상호 간 협력이다.
LG그룹의 계열사 LG유플러스도 지난해 6월 카카오모빌리티가 손잡고 설립한 전기차 충전 합작법인 ‘LG유플러스 볼트업’을 공식 출범했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분식회계와 콜 몰아주기 혐의, 투자자 엑시트 난항, 기존 택시업계 거센 반발 등의 악재에 직면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증권선물위원회는 올해 6일 열린 제19차 회의에서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을 과대계상한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 중징계를 결정했다. 회사와 담당 임원에게 부과된 과징금은 총 41억4,000만원에 달한다.
'콜 몰아주기'와 '콜 차단' 의혹도 카카오모빌리티에겐 잠재적 리스크다. 검찰에 따르면 카카오와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의 중형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에 콜을 몰아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경쟁 가맹택시에 일반 호출을 차단했다는 '콜 차단'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카카오모빌리티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관련 수사는 본격화됐다. 앞서 해당 사건을 조사한 공정위는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에 콜 몰아주기 혐의와 콜 차단 혐의로 각각 271억2,000만원, 72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이 같은 악재는 성장에 대한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업계는 판단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7년 TPG컨소시엄, 2021년 칼라일을 등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약 1조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이후 FI들의 투자금 회수 요청에도 아직 엑시트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는 2022년 TPG 등 FI 지분과 카카오 지분 일부를 MBK파트너스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노조의 반발로 무산됐다.
카카오모빌리티의 몸값 하락도 악재다. 한때 7조원이 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몸값은 현재 반토막 넘게 하락했다. 장외주식 시장에 거래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시가총액은 2조6,751억원이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 상반기 3조3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칼라일(2200억원), 구글(565억원), TPG컨소시엄(1400억원) 등에서 투자를 유치했다. 이어 같은 해 7월에는 기업가치 4조9300억원을 평가받고 ㈜LG(1000억원), GS그룹(950억원)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했다. 이후 TPG컨소시엄이 대신증권에 700억원 가량의 소수 지분을 매도할 당시 카카오모빌리티는 7조8,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게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전체를 매각하는 것도 카카오그룹으로선 쉽지 않다. 매각도 쉽지 않은 결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카카오그룹의 신수종사업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시장에서 9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LG 측은 (카카오모빌리티 투자에 대해) 장기적 비전을 판단한 투자라고 평가했다.
◆ 계열사 LG전자, 해외 4차산업 기업 투자…적자 개선 관건
계열사 LG전자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평가받는 해외 4차산업 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LG전자는 지난 2017년 5월 독일의 사물인터넷(IoT) 기업 KIWIGRID(키위그리드)의 지분 17.65%를 130억원에 매입했다.LG전자는 독일의 에너지 기업인 이노지, 금융사인 AQTON과 함께 키위그리드가 시행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2011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설립된 키위그리드는 원격제어 센서를 장착한 산업장비와 가전제품 등을 무선통신으로 제어하는 기술을 보유한 IoT 기업이다. 독일 최대 에너지 기업인 이온(EON), 자동차 업체 BMW 등 50여개 기업과 손잡고 IoT를 활용한 에너지 저감기술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이어 지난 2021년 9월 이스라엘의 자동차 사이버보안 기업 사이벨럼(Cybellum) 지분 63.9%를 인수하기로 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LG전자는 올 연말까지 일부 지분을 추가로 취득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이벨럼과 2,000만달러 규모 신주투자계약(SAFE, Simple Agreement for Future Equity)도 맺었다. 신주 투자금은 2023년 상반기 사이에 주식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LG전자는 당시 인수합병과 관련해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전장사업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적자 개선이다. LG전자 지난해 상반기 사업보고서(타법인출자현황)에 따르면 키위그리드는 146억4,3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사이벨럼 또한 153억9,4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사이벨럼 투자의 경우 자사가 미래산업을 키우고 있는 자동차 전장업계의 보안솔루션 선두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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