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윌로우(Wollow) 칩을 섭씨 영하 273도 이하로 냉각하는 구글 양자 컴퓨터의 냉각 시스템. ⓒ구글 퀀텀 AI
▲새로운 윌로우(Wollow) 칩을 섭씨 영하 273도 이하로 냉각하는 구글 양자 컴퓨터의 냉각 시스템. ⓒ구글 퀀텀 AI

한컴위드·아톤 등 관련 제품 출시 잇따라

양자 컴퓨터 대중화 대비 행보인 듯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보안업계가 양자기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양자컴퓨터가 소형화, 대중화되는 시기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가 쓸만한 양자컴퓨터가 20년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언급한 데 따라 상용화 시점을 두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양자컴퓨터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현재 암호체계가 위협받고 있다. 최근 구글이 공개한 105큐비트 탑재 양자컴퓨터 칩 ‘윌로우’가 기존 슈퍼컴퓨터가 10셉틸리언(10의 24제곱) 년이 걸리는 문제를 단 5분 만에 해결해 세간의 이목을 끌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의 정부와 산업계는 2035년까지 현재의 암호체계 전반을 양자내성암호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및 표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컴위드는 지난 13일 양자내성암호(PQC)를 포함한 소프트포럼의 ‘아이큐누스 크립토(IQNUS Crypto) v1.0’ 암호모듈이 국가정보원 ‘암호모듈 검증(KCMVP)’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IQNUS Crypto v1.0’은 비검증대상 알고리즘에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양자내성암호 표준으로 선정한 알고리즘을 포함한 암호모듈이다. 검증 통과로 기술력과 안정성을 입증한 것이다. 한컴위드는 향후 양자컴퓨터가 현재의 암호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는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톤은 양자내성암호화 표준인 ‘모듈격자 기반의 디지털서명알고리즘(ML-DSA)’을 적용한 신규 사설인증서 솔루션 개발을 완료하고 올 1분기에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새 솔루션은 미국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에서 인증한 PQC에 아톤의 화이트박스암호화 기술이 적용됐다. 양자컴퓨터에 의한 공격 시도를 막을 수 있다는 게 아톤 측의 설명이다.

시큐센 또한 지난 2023년 7월 PQC를 적용한 ‘앱아이언스위트’를 출시한 바 있다. 기존 모바일보안 솔루션 ‘앱아이언’은 애플리케이션(앱)의 불법적인 위·변조를 통해 사용자 정보 정도를 방지하며, 피싱 원격 앱을 통해 사용자 패스워드 등 중요 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리모트 앱 검출 기능도 탑재됐다. 여기에 PQC를 더한 신제품이 바로 앱아이언스위트다.

국내 보안 기업들이 앞다퉈 PQC 양자암호 방식의 제품을 출시하는 이유는 기존 방식인 ‘양자 키 분배(QKD)’와 달리 기존 네트워크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상용화가 비교적 용이하고 비용 효율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수학적 알고리즘 방식인 PQC는 양자역학에 의존하지 않고도 양자컴퓨터가 기존 암호화 체계를 무력화하는 것을 방지하기 때문이다.

통신업계도 양자암호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PQC 표준 알고리즘과 QKD 시스템을 결합한 QKD-PQC 하이브리드형 양자암호를 지난해 10월 출시했고, KT는 지난해 11월 국방부와 QKD와 PQC 기술을 적용한 가상 사설망(VPN) 서비스 실증을 완료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0월 PQC가 적용된 1초당 300기가비트(Gbps)급 기업전용회선 장비를 개발해 광전송장비(Q-ROADM) 등과 함께 유무선 통신환경에 ‘종단 간(엔드 투 엔드) 다계층 양자보안’ 서비스 제공 준비를 마쳤다.

함재균 한국양자산업협회 사무국장은 “젠슨 황의 발언은 ‘양자 컴퓨터 개발 수준이 초기 단계이기에 사업 관점에서 특정 문제 해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것’이지만 이미 기업이나 기관 실험실에 양자 컴퓨터기 사용되고 있는 형국”이라며 “앞으로 QKD와 PQC 기반 양자암호기술에 기반한 기업들의 제품 출시 움직임이 빨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