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천 공장(왼쪽)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각 사
▲SK하이닉스 이천 공장(왼쪽)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각 사

삼성 DS, 올해 빈봉투 피해…SK하닉 "역대급 보너스 기대"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국내 반도체 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와는 달리 두둑한 성과급 지급에 나선다. 양사는 지난해 반도체 불황으로 성과급에서 희비를 보였지만 올해 업황이 개선된 만큼 초과이익 성과급을 지급할 방침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사업부별 초과이익성과급(OPI) 예상 지급률을 내부에 공지했다. OPI는 소속 사업부가 연초에 설정한 목표를 초과 달성했을 때 지급되는 성과급으로 초과 이익의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매년 한 번 지급한다. 통상 월 기본급의 최대 100%까지 매년 두 번 지급하는 목표달성장려금(TAI)과 더불어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성과급 제도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DS)부문 OPI는 연봉의 12~16%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2021년~2022년 모두 최대치인 50%를 받은 것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예상 지급률 사이에서 OPI를 최종 확정해 내년 1월 중 지급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 24일 하반기 TAI를 지급하고 전 사업부에 반도체 50주년을 맞아 200만원의 위기극복 격려금도 지급했다. DS 부문 TAI 지급률은 메모리사업부 200%, 시스템LSI·파운드리 사업부 25%, 반도체연구소·AI 센터 등은 37.5%로 결정됐다.

지난해 삼성전자 DS부문은 업황 악화로 15조원의 적자를 내며 OPI를 받지 못했지만 올해는 업황 회복세로 다시 성과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DS부문 영업이익을 약 16조원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메모리는 20조원 안팎으로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성과급 체계가 여전히 불투명하고 불공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측은 지난 27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발표된 OPI·TAI 결과는 노동자들을 또 다시 나누고 갈등을 조장하는 '갈라치기식' 방식"이라며 1월 중 타운홀 미팅을 열고 성과급 제도 전면 검토와 개선 방안을 촉구할 예정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OPI 성과급 지급 재원을 세후 영업이익에서 자본비용을 뺀 '경제적부가가치(EVA)'에 근거해 산정하고 있다. 노조 측은 SK하이닉스와 같이 영업이익 기준으로 바꿀 것을 주장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1년부터 전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개인별 성과 등을 연계해 초과이익성과급(PS)을 지급해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역대급 성과급이 기대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메모리 시장에서 호실적을 기록하며 내년 1월 최대 50%의 PS 지급이 유력하다. 증권가가 예측하는 올해 영업이익만 23조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전망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최근 직원 소통행사에서 "설 전에 PS를 지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PS는 연간 실적에 따라 1년에 한 번 연봉의 최대 50%(기본급 1000%)까지 지급하는 인센티브 제도다.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이 유력해진 만큼 PS와 별개로 내부에서는 '연말 특별성과급'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특별성과급은 PS 지급 기준을 넘어서는 성과가 나올 경우 지급하는 추가 보너스다. 지난 2018년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던 당시 SK하이닉스는 총 기본급의 1700% 수준의 보너스를 지급한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중국에서 고액 연봉을 앞세워 국내 인력을 빼내는 등 기술 유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인력 챙기기에 나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반도체 업계는 입사 시 2년간 동종업계 이직을 금하는 '전직금지약정서'를 작성하지만 이직한다고 인사팀에서 일일이 확인하지는 못하는 게 현실"이라면서도 "최근 기술 유출 등으로 법적 처분을 받은 일로 경각심이 생기기도 했고 연말 보너스 확대나 혜택 마련 등이 인력 유출 방지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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