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IB 순이익 1,347억…전년 동기 대비 110.21%↑

신한투자증권 IB 부문 327억원 손실…악재까지 ‘첩첩산중’

▲(왼쪽부터)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김성현 KB증권 대표,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 각사
▲(왼쪽부터)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 김성현 KB증권 대표,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 ⓒ 각사

[SRT(에스알 타임스) 유수환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대형 증권사(자기자본 4조원 이상)들이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업계의 실적은 증권사를 좌지우지 하는 최고경영인(CEO)의 입지에도 영향을 크게 미친다. 

다만 투자금융(IB) 부문 사업은 기업별로 실적이 엇갈렸다. 특히 대형사 CEO들은 IB부문 출신들이 많다는 점에서 해당부서(IB 부문)의 실적은 그만큼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이 가운데 정통 IB맨으로 불리는 김성현 KB증권,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은 올해 실적이 크게 늘어나면서 입지를 굳혔지만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은 IB부문에서 실적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여러 악재까지 겹치면서 1년 남은 임기 동안 부담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B 부문 출신 대표가 이끄는 대형 증권사들의 IB 실적은 기업별로 희비가 갈렸다. 다만, 대형 증권사 중 하나증권은 IB맨 대표가 아닌 만큼 비교대상에서 제외했다.

IB부문에서 가장 괄목한 실적을 낸 곳은 KB증권이다. KB증권은 각자대표 체제로 IB부문은 김성현 대표, WM부문은 이홍구 대표가 각각 맡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기준 IB부문에서 약 1,347억5,000만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전년동기(641억16만원) 대비 110.21% 증가했다.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50.7% 늘어난 3761억원이다.

김성현 대표가 이끄는 KB증권 IB부문은 채권발행시장(DCM)에서 업계 1위를 차지했고, 올해 초 기업공개(IPO) 최대어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대표주관사를 비롯해 6건의 IPO 딜을 달성했고, 올해 연말 예정돼 있는 케이뱅크 IPO 주관사도 맡았다. 김 대표는 KB투자증권 전신인 한누리투자증권 시절부터 몸담은 인물로 2019년 1월부터 IB 부문을 맡아왔고 연말 임기가 마무리되며 연임 여부가 주목된다.

올해 취임한 김성환 대표의 한국투자증권도 올해 상반기 IB 수익만 3,32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8.7% 증가했다. 상반기 IB 수익을 살펴보면 ▲인수 및 주선 수수료 509억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및 인수합병(M&A) 관련 수익 1,075억원을 기록했다. 채무보증 및 매입약정 수수료는 651억원, 기타 수수료 185억원, IB 관련 이자 905억원을 달성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109억원(연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7,752억원으로 73.5% 늘었다. 

올해 수장이 바뀐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IB 부문은 영업이익 1,933억8,8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1,963억350만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4,22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부터 NH투자증권의 대표이사를 맡은 윤병운 사장은 정영채 전 사장과 함께 NH투자증권을 ‘IB명가’로 키워낸 정통 IB맨으로 평가된다. 그는 지난 1993년 NH투자증권 전신 LG투자증권에 입사해 기업금융팀장, 커버리지 본부장,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대표, IB1,2사업부 총괄대표 등을 담당했다. 

대형사 가운데 IB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한 곳은 신한투자증권이다. 신한투자증권의 GIB그룹은 올해 상반기 기준 327억7,200만원 손실을 냈다. 이 기업의 여러 사업 부문과 비교해 유일하게 적자전환을 기록한 것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과거 취급했던 인수 금융 자산에 대한 손상 영향으로 영업수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악재까지 겹치면서 향후 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이 인수금융 주관을 맡은 유럽 자전거 제조사 악셀그룹이 경영난으로 휘청이고 있기 때문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올해 안에 악셀그룹 인수금융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신한투자증권이 상장지수펀드(ETF) 유동성 공급자(LP) 운용 과정에서 1,300억원의 손실을 내면서 올해 이익분의 상당수를 반납하게 됐다. 신한투자증권 상반기 순이익은 2,0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4% 감소했다. 김상태 사장의 임기는 2025년 말 마무리되지만 연임 가능성을 논하기에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은 IB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김 사장은 1989년 대우증권에 입사해 기업금융부장, 주식인수부장을 지냈고, 2006년 메리츠증권에서 IB사업본부장, 2010년 유진투자증권 기업금융파트장을 거친 뒤 2014년 KDB대우증권 IB사업부문 대표, 2016년 미래에셋대우 IB 총괄사장을 역임한 경력을 갖고 있다. 그는 2022년 3월부터 신한투자증권의 대표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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