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설립된지 어느덧 28년이 지났다. 창립 당시 통신 사업자 간 상호 협력과 통신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겠다던 KTOA는 그간 통신사업 발전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었을까. 이번 기획에서는 우리나라 대표 통신 민간 조직인 KTOA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알뜰폰 업체들이 전환지원금과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중저가요금제 출시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더해 금융권에서도 알뜰폰 시장에 잇달아 진입하면서 우려감이 크다.
알뜰폰 업체들은 설상가상으로 지난 5월부터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90일 이내 번호이동에 대한 건당 수수료 2,800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 알뜰폰의 경우 무약정 요금제가 대부분이며 가입자 중 50% 이상이 번호이동 이용자다. 또한 저렴한 요금제가 나올 때마다 다른 업체로 갈아타는 이용자가 많아 번호이동 수수료가 부담될 수밖에 없다.
5일 KTOA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알뜰폰 가입자의 순증 규모가 가파르게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7만8,060명, 2월 6만5,245명, 3월 4만5,371명, 4월 2만158명, 5월 1만4,451명 등을 기록했다.
KTOA가 지난 5개월간(2024년 1~5월) 집계한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갈아탄 가입자 수는 총 47만4,460명이다. 한 달 평균 9만4,892명이 이통사에서 알뜰폰으로 바꾸는 것이다. 1인당 2,800원을 부과했을 때 KTOA가 매달 알뜰폰 업체로부터 거둬들이는 수수료는 약 2억6,570만원이다. 단순 계산하면 연간 31억8,840만원을 챙기는 셈이다.
번호이동 수수료가 2,800원으로 확정되기 전까지 KTOA는 알뜰폰 업체를 대상으로 건당 4,000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번호이동 수수료는 사업자들의 자율 협의 사항이라 조정이 가능하다. 이에 알뜰폰 업체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30% 내린 2,800원이 된 것이다. KTOA는 100건 이하 번호이동 신청이 들어오는 영세 알뜰폰 업체에는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했다.
문제는 양측의 입장차다. KTOA는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쳐 수수료를 정했다는 입장이지만 알뜰폰 업계는 수수료 산정 근거와 합의 내용이 공유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표하고 있다. KTOA 측은 알뜰폰 사업 활성화 정책에 따른 정부의 요구 사항에 따라 현재 알뜰폰 사업자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알뜰폰 업계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 업체의 90일 이내 번호이동 수수료는 기존에 정부 요청에 따라 KTOA가 자체비용으로 충당하고 있던 것으로 안다"며 "지난 5월 시행된다는 소식만 들었지 이후 정부와 협의 중인 사실은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알뜰폰 업체의 경우 번호이동 프로모션을 공격적으로 하고 있는데 수수료를 높게 책정하면 앞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여야 한다"며 "알뜰폰은 프로모션을 자주 할 수밖에 없어 수수료 비용이 부담인 상황"이라고 했다.

◆ KTOA 민원 '불만 폭주'...“어쩌라는 건지”
운영 상황도 원활하지 않은 탓에 이용자들의 불편함 또한 크다. KTOA 내 민원 게시판에서는 제한기간 내 번호이동 건 처리가 신속하게 되지 않아 불만을 표하는 민원글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이용자들은 ‘도대체 언제 처리되는 거냐’, ‘콜센터는 연결이 안 되고 KTOA는 답변이 없고 어쩌라는 건지’ 등의 반응이 대다수였다.
이와 관련 KTOA 관계자는 "당일 접수된 민원 건에 대해서는 그날 처리하고 있다"며 "인력 충원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해도 KTOA로부터 해당 사업권을 박탈하거나 번호이동 수수료 정책을 없애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번호이동 수수료는 전기통신사업법 제58조(전기통신번호이동성)에 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가지정으로 사업권을 받았기 때문에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KTOA는 거둬들인 수수료를 전산 유지보수비용과 인건비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마저도 명확하게 사용 출처가 드러나진 않았다.
물론 KTOA는 통신 업계의 공동이익을 위하겠다는 설립 목적에 맞게 ICT산업 창업벤처지원 활동도 하고 있다. KIF투자조합과 KTOA 벤처리움을 운영하며 IT 유망 벤처·중소 기업에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 2018년부터 운영 중인 벤처리움의 경우 KIF 투자수익의 일부를 활용해 유망기업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육성한 기업만 66개이며 그중 26개사가 외부로부터 330억원의 투자유치를 받고 6개사가 성공적으로 투자금 회수에 성공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KTOA의 수익 구조는 통신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매우 단순하다"며 "최근 수수료를 올려 이들이 얻는 이득도 늘어난 만큼 ICT 업계의 공동이익을 위해 실질적인 곳에 투자하고 업계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게 변화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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