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의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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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 부진 '지니뮤직' 도서콘텐츠 사업 '집중'…요금제 번들링 등 사업 다각화

밀리의서재 매출 비중 늘고 성장 견인 중

[SRT(에스알 타임스) 윤서연 기자] KT가 인공지능(AI) 기술력 강화에 속도를 내면서 자회사들의 AI 역량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2021년 미디어 대표 자회사 지니뮤직이 전자책 회사 밀리의서재를 인수하면서 그간 부진했던 실적이 개선되자 밀리의서재에 KT의 AI 기술 역량을 집결해 올해 성장세를 이끌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밀리의서재는 최근 모회사 KT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KT 고객을 대상으로 ▲밀리의서재와 E북 리더기 구독팩 단독 출시 ▲장기 고객 1개월 이용권 증정 ▲5G 데이터 무제한에 티빙과 지니뮤직, 밀리의서재 혜택을 기본으로 제공하는 요금제 출시 등 제휴 상품 범위를 넓히는 모양새다.

이밖에 KT의 AI 기술을 접목해 독서 방식 변화도 꾀하고 있다. KT AI 보이스 스튜디오의 '아나운서 AI 보이스'로 오디오북을 공개하는가 하면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독서 콘텐츠 'AI 오브제북' 등을 선보이며 AI 콘텐츠 사업도 확장해나가고 있다. 

KT가 밀리의서재에 사업 확장에 힘을 싣고 있는 이유는 자회사 지니뮤직이 본업인 음원 플랫폼 서비스에서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음원 스트리밍 시장은 이용자 수가 정체된 가운데 유튜브 뮤직이 스트리밍 플랫폼 이용자를 흡수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5월 기준 유튜브 사용자 수는 4,579만명으로 한국 인구수(5,175만명)의 88%를 차지했다.

유튜브 사용자가 늘자 유튜브 뮤직도 국내 음원 서비스 앱 분야에서 725만명으로 1위를 차지하며 이전까지 1위였던 멜론을 앞섰다. 지니뮤직은 310만명으로 멜론(711만명), 삼성뮤직(414만명) 등이 뒤를 이었다.

지니뮤직은 본업에서 밀리는 추세가 감지됨에 따라 부수적 사업이었던 도서콘텐츠, MD사업과 공연 사업 등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은 것이다.

▲2024년 1분기 밀리의서재 실적 추이. ⓒ밀리의서재
▲2024년 1분기 밀리의서재 실적 추이. ⓒ밀리의서재

실제 지난 1분기 지니뮤직의 실적을 견인한 것은 도서콘텐츠 사업을 하고 있는 밀리의서재였다. 지니뮤직의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9%, 8% 늘어난 738억원, 3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밀리의서재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비 31%, 42% 증가한 168억원, 29억원을 시현했다. 

밀리의서재 성장요인은 안정적인 전자책 정기 구독 매출도 있지만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와 통신사와의 요금제 번들링 상품 출시가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AI 기술 도입을 통해 콘텐츠 제작비가 절감돼 실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적 성장세에 힘입어 밀리의서재는 B2B·B2B2C 채널 확대와 AI 도입을 지속할 방침이다. 지난해 말 밀리의서재의 B2C, B2B, B2BC 매출액 비중은 각각 58.2%, 9.4%, 31.1%를 차지했다. B2B·B2B2C 비중만 40%로 제휴채널과 기업채널 매출액이 연평균 각각 260.2%, 63.4% 늘어나 추후 성장세도 기대되고 있다. 

이에 밀리의서재는 B2B·B2B2C 사업에서 모회사 KT를 비롯한 통신사와의 요금제 번들링은 물론 기업도서관 서비스 제공을 확대하고 있다. 

밀리의서재는 현재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에 기업 도서관을 공급하고 있다. 추산되는 제공인원만 23만명이다. 이밖에도 그룹 계열사로 서비스를 확장해 제공하는 인원은 총 35만명에 달한다. 

B2B·B2B2C의 경우 기업 내 임직원 수에 따라 정산하는데, 그룹 계열사로 사업 확장 시 1만명 당 6,500만원 정도의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밀리의서재는 기업 도서관을 운영하는 기업에 종사하는 220만명을 타깃으로 마케팅 전략에 나설 방침이다. 

AI 도입을 통한 고객 경험 확장 및 콘텐츠 제작 비용 절감도 추진한다. 밀리의서재는 지난 4월 AI 서비스 본부 신설과 함께 AI 기술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AI 서비스 본부는 기존 기획 본부 산하 뉴밀리팀을 개편해 구성한 원팀이다. 

그 결과 밀리의서재는 지난달 AI가 도서 리뷰를 요약 및 분석해 키워드를 추출하고 도서를 추천해 주는 ‘AI 스마트 키워드’를 선보였다. 해당 서비스는 최근 1년 이내에 작성된 다양한 한 줄 리뷰에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적용해 긍·부정 감성을 분석하고, 자체 필터링 기술로 적합한 리뷰를 선별한 후 추천사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밀리의서재는 AI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개인의 성향을 반영한 맞춤형 도서 추천 서비스 제공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소규모 합병을 통한 경영 효율화 제고도 추진 중이다. 오는 8월6일 지니뮤직은 ㈜밀리를 소규모 합병한다.

지니뮤직은 밀리의서재 지분 31%, 밀리 소유 지분 7.69%, 지니뮤직 박현진 대표 지분 0.02%로 총 38.74%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 하반기 코스닥에 상장하면서 서영택 창업주가 3월말 지니뮤직에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에 따라 지니뮤직은 밀리의 서재 지분 1.19%, ㈜밀리 지분 100%를 갖게 됐다. 밀리의서재는 밀리와의 합병을 추진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지니뮤직이 밀리를 합병하게 되면 지니뮤직은 존속회사로 남고 밀리는 소멸하게 된다. 합병비율은 지니뮤직이 1, 밀리가 0이다. 

증권가도 올해 밀리의서재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서는 밀리의서재의 올해 매출액이 7,190억원, 영업이익은 14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 3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규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의사결정권자를 공략한 B2B, 독서 경험 혁신을 통해 사용자 저변을 확대하는 AI라는 두 가지 전략으로 매출 증가와 이익률 개선이 기대된다"고 했다.

한국IR협의회도 "밀리의서재는 서점 베스트셀러 확보와 최근 1개월 내 출간된 신간 확보 측면에서도 경쟁사와 차별화를 보여주고 있고 월평균 유료 전환율도 꾸준히 상승해 재구독률도 80% 중반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구독형 독서플랫폼 시장 내 독보적인 지위와 다각화된 판매채널로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AI 콘텐츠의 경우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는 KT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을 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KT와 시너지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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