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진 밀리의서재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밀리의서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독서 라이프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향성을 발표하고 있다. ⓒ밀리의서재
▲박현진 밀리의서재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밀리의서재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독서 라이프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향성을 발표하고 있다. ⓒ밀리의서재

이용자 경험 개선해 신시장 '개척'…독서 콘텐츠 수요 확대 목표

[SRT(에스알 타임스) 문재호 기자] 전자책 구독 플랫폼 밀리의서재가 올해 3분기까지 지난해 전체 실적에 육박하는 성적을 거두며 성장세다. 5개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에도 불구하고 숨겨진 독서 콘텐츠 수요 찾기에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밀리의서재는 이달 초 신규 서비스 밀리 페어링 등을 소개하며 소비자들의 '이용자 경험(CX)'을 개선해 내년도 전자책 구독 서비스 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한다는 구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밀리의서재는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매출이 각각 97억원, 531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29.6%, 30.7% 늘어난 수치다. 2023년 영업이익과 매출이 각각 104억원, 566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9개월간 지난해 연간실적에 육박하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이에 따라 밀리의서재는 5개년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이 성장하며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책 구독 플랫폼 밀리의서재는 전자책 정기구독권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이 사업에서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의 99%가 발생했다. 주요 판매 경로는 ▲개인 고객 대상 B2C 채널 ▲기업·공공기관 대상 복지성 구독권 판매 및 맞춤형 도서관·북러닝 콘텐츠를 제공하는 B2B 채널 ▲통신사 등 중간 판매업자를 통해 개인 고객에게 구독권을 판매하는 B2BC 채널이 있다.

가입자 수는 B2B와 B2BC 채널이 견인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전자책 정기구독 B2C 고객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3.5%다. B2BC와 B2B가 각각 33.7%, 11.8%다. 2021년 B2C 고객이 66.1%에 달했으나 올해 3분기 기준 53.5%로 12~13% 가량 줄었고 그 비중이 B2B와 B2BC 고객으로 이전했다.

▲밀리의서재 연도별 누적회원 수, 유료전환율, 재구독률 추이 ⓒ밀리의서재
▲밀리의서재 연도별 누적회원 수, 유료전환율, 재구독률 추이 ⓒ밀리의서재

밀리의서재 구독 권한을 가진 회원 중 한 번도 이용하지 않은 통신사(KT) 회원을 제외한 실 구독 회원 수는 지난 2022년 대비 70.8% 증가한 90만2,000명으로 집계됐다. 재작년부터 동일한 방식으로 통계를 집계해 실 구독 회원 수가 증가세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유료전환율은 38.3%로 2022년 36.2% 대비 증가했으며, 재구독률 또한 86.6%로 같은 기간 대비 0.5%포인트 성장했다. 누적 회원 수도 822만5,000명으로 증가했다.

밀리의서재는 전자책 시장점유율 1위 수성을 위해 이달부터 전자책 콘텐츠 정산조건을 출판사에 더 우호적인 전략으로 수정했다. 밀리의서재는 지난 10월 출판단체 한국출판인회의와 전자책 콘텐츠 정산조건을 상향하기로 합의했다. 변경된 조건으로 정산하면 신간의 경우 최초 2년간 정산 금액이 17.2%가량 증가한다고 밀리의서재 측은 강조했다. 이는 유사 서비스 '샘'을 운영하는 교보문고보다 출판사 측에 돈이 더 많이 지불되는 구조이고 정산시기도 짧기 때문에 밀리의서재의 경쟁력 제고 수단으로 풀이된다. 전자책 구독사업자는 베스트셀러와 신간도서 수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주가가 공모가 대비 절반 가까이 떨어진 상황은 아쉽다. 밀리의서재의 주가는 지난해 9월 27일 코스닥 시장에 2만3,000원으로 상장한 이래 지난 27일 기준 1만4,100원으로 공모가 대비 38.7% 하락했다.

박현진 밀리의서재 대표는 이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주가가 시장 기대치를 못 미치고 있는 점과 관련해 “성장성에 대한 비전을 심어주지 못해 상장 이후 주가가 투자자들의 기대에 못 미쳤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최근 1년 사이 코스피나 코스닥 가릴 것 없이 국내 증시가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밀리의서재 문제만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밀리의서재는 독자들의 숨겨진 독서 콘텐츠 수요 파악과 독서 경험 확장으로 자사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린다는 구상이다. 이달 초에는 종이책, 전자책, 차량, 오디오북, AI 음성합성(TTS) 등 다양한 독서 형태를 연결하는 '밀리 페어링' 서비스를 공개했다. 기존에는 오디오북에서 전자책으로 전환 시 구절을 수동으로 찾아야 했지만, 밀리 페어링을 통해 독서 환경이나 디바이스가 바뀌어도 자유롭게 독서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내년 1분기에는 AI 챗봇과 실시간 상호작용하며 독서하는 대화형 서비스 'AI 독파밍'을 출시해 고객경험(CX)을 개선, 전자책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한다는 복안이다.

증권가에서는 밀리의서재가 CX 개선을 통해 내년 추가적인 구독 요금제 출시 등으로 성장 곡선을 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규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밀리의서재는 내년부터 다양한 층위의 독서 서비스를 공개함에 따라 객단가를 차등 적용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다"며 "넷플릭스, 티빙, 스포티파이 등 서비스가 요금제를 고도화하는 식으로 실적 성장을 이뤄온 것과 같은 성장 경로를 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